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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비로소, 하지만 이제부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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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서의 사고는 단순한 찰과상이나 타박상만 있는 건 아니죠. 그런 것만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싶지만, 우리가 언론을 통해 듣는 사고는 대부분 ‘사망’ 아니면 ‘중태’ 또는 ‘중환자실’ 같은 용어들로 채워집니다. 먹고 살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는 노동인데,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왜 생사의 갈림길을 매번 접해야 하는 걸까요?

창립총회가 열렸던 11월 2일 대학로의 행사 현장에서는, 한 중증장애당사자가 이런 넋두리를 털어놓았습니다. ‘사고를 당해도 좋으니, 나도 노동을 할 수만 있으면 좋겠다’고요. 네, 사고를 걱정하기 이전에, 훨씬 더 시급한 문제는 노동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장애계의 현실이었습니다. 차별과 배제는 사회 그 자체와 똑같이 노동의 세계에서도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그 벽은 거리의 ‘한 뼘 턱’보다 수십 수백 배의 높이로 늘 상존하고 있었습니다.

장애인노동조합이 드디어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대회까지 마치며 공식 출범했습니다. 장애인노동조합이 ‘아직까지도 없었다고?’ 같은 의견들이 동시다발로 들립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조직이 그동안 있지도 않았다는 한탄이자 아쉬움이죠. 물론 순탄치 않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일의 출발점은 시행착오의 연속일 테니까요. 하지만 출범 자체가 중요합니다. 새로운 역사가 비로소 시작됐다는 선언을 내던졌으니까요.

기대하고 응원하며 항상 주시하겠습니다. 응원만큼 지적을 하고, 채찍을 던지는 만큼 함께 걷겠습니다. 가시적인 성과의 중요성만큼 장애계 현장의 우려도 명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장애당사자들의 노동권 확보를 위한 출범인데, (예를 들어) 전국의 자립생활센터(IL센터) 차원의 내부 불협화음도 분명 생겨날 수 있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니까요. 노조 집행부의 추진력 그리고 조합원들의 단합된 운동과 실천을 기대합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진짜 수고를 해주셔야 합니다.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젠 자리를 잡았다!’는 멋진 소식이 들려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작성자채지민 대담전문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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