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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준비되어 있습니까?[김민혁의 낯선 땅 낯선 사람들]장애인의 자연재해 대응에 대한 취약성과 대책 마련의 중요성
김민혁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 국제개발팀 대리  |  dung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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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05  1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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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해위험경감을 위해서 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5가지 설문조사 답변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

지난 10월 12일 저녁, 인도 동북부 오리사 지역에 14년 만에 가장 큰 사이클론 ‘파일린’이 지나갔습니다. 그것도 유엔이 지정한 ‘세계자연재해 감소의 날’ 전날이었습니다. 사이클론의 경로를 예측하고 인도 정부와 군인 그리고 여러 비정부 기관들의 협력으로 50만 명 이상의 피해 예상 지역 주민들이 신속히 대피하여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습니다. 막대한 재산과 14명의 목숨을 앗아가긴 했지만, 신속한 대응과 대비책 없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해가 발생하였다면 더 많은 생명들을 잃었을 것입니다.

요즘 들어 끊임없이 이어지는 자연재해로 인해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재해에 대한 대응과 복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긴급구호활동도 이제는 재난이 닥치기 전에 재난위험경감책(Disaster Risk Reduction)을 통해서 피해 축소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는 소 잃기 전에 사전 예방만 하면 큰돈 들여 외양간 새로 고치지 않아도 되고 소도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서 재난에 취약한 국가들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재해에 대해서 사전 예방과 경감책을 평상시에 교육하고 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세계자연재해 감소의 날을 맞이해서 장애인들의 자연재해 대응에 대한 취약성과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주제로 전 세계적인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매체에서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주목할 만한 설문조사 결과를 ‘자연재해 경감을 위한 국제적 전략기구(UNISDR)’에서 발표했습니다. 세계인구의 15%는 장애를 갖고 있는데, 그 중에 자연재해 발생 시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설문 참가자는 20%를 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재난에 대비하여 개인적으로 준비되어 있다고 답한 장애인은 30%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설문의 시사점은 대부분의 재난현장에서 장애인들의 피해가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자연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재해 발생 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재난에 대한 정보와 도움 그리고 대피 계획들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재해에 대한 정보가 미리 전달되어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대해서 장애인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문 답변자들은 말합니다.

“밤중에 기상이 매우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정보만 있다면, 나는 휠체어에서 잘 수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재빨리 대피할 수 있어요.”
“태풍이 불 때 나는 사이렌 경보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밤새 태풍이 지나가기까지 뜬 눈으로 지켜봐야 해요.”
“토네이도가 온다는 경고를 받으면, 나는 반려견을 데리고 화장실로 대피할 겁니다.”

   
▲ 재해 상황 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훈련하는 모습. 베트남.

   
▲ 시각, 청각, 언어 장애인들이 밧줄을 이용해서 홍수난 지역을 건너는 훈련. 인도.

사전 대비에 대해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여러 나라에서는 정부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계획을 짜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계획들 안에 장애인의 목소리는 반영되고 있지 않습니다. 누구보다도 자연재해에 취약한 장애인들이 이러한 계획에 필히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세계자연재해 감소의 날은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입니다.

장애인도 재해 상황에 대처해야하는 방안들을 결정하는 회의나 토론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하며 재해와 같은 비상상황에서 제일 먼저 안전이 확보되도록 의견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설문답변에 참가했던 두 사람 중 한 명은 지역사회 재난대응 관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입니다. 매년 예측할 수 없는 폭우와 폭설이 내리고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지나갑니다. 취약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분들은 비상재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비상식량을 준비해두고 있는지, 대피 장소는 숙지하고 있는지  등을 다시 점검해봐야 합니다. 재해는 저 멀리 가난한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지만, 우리가 잘 준비하고 있다면 충분히 피해를 경감시킬 수 있는 자연현상입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자연을 보호하여 예측 불가능한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상기후 변화를 멈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과연 우리는 준비되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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