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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여전히 높은 문턱 '취업'[장애인 인권 이야기 ]
조정일 (인천장애인권익문제연구소 인권센터 간사)  |  dung7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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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3.12.16  1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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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인천지방공무원을 지원하고 시험을 치른 한 지체장애인(남·28)이 상담을 요청해 왔다.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인천시청에서 면접을 치렀는데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음에도 탈락해 황당하다는 내용이었다.

필기시험은 지난 8월 24일에 있었고 발표일은 9월 17일, 면접일은 10월 17일, 최종 발표일은 10월 14일이었다고 날짜까지 짚어가며 진지하게 설명하는 그에게서 직장을 구하고자 하는 열망이 느껴졌다. 면접시험은 20개 조로 나누어 진행하고 마지막 20조는 장애인 조였는데, 지원한 20명 가운데 19명 모두 합격하고 자신 혼자만 탈락했다 한다.

살펴보니 그의 탈락원인은 성적 문제가 아닌 듯했다. 모집 인원 20명에 필기합격자가 20명 정수였고 그중 8등의 성적에 해당하는데다, 필기 합격선 267.86점에서 333.42점을 득점했다. 그는 공무원이 되고 싶어 행정학과를 전공했으며, 타자는 250~300타 정도의 속도라고 했다. 그런데 면접 당일 면접관이 그에게 던진 질문이 문제였다. 그가 받은 질문은 총 4개였는데 이마저도 무성의하게 건성으로 질문했다는 것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그는 지체장애 1급에 언어장애가 있었다.

“공무원 지원 동기를 말해보세요.” “손이 불편해 보이는데 일은 가능하겠지요?” “공무원이 되면 원치 않는 부서에 배정받을 수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요?”
그는 “잘할 수 있다”고 대답했고, 면접관은 그의 대답이 미심쩍었는지 재차 물었다.

“예를 들어 본인이 불법주차 단속 업무를 맡았는데, 단속당한 차주가 이의를 제기하며 왜 자기 차만 잡고 남의 차는 안 잡느냐고 항의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물론 그는 “민원인과 대화를 해보겠다”고 대답했는데 문제는 면접질문 자체가 언어장애에 초점을 맞춘 질문으로 공정하지 못한, 이미 결과를 정해놓은 차별적 질문으로 보였다.

응시합격자 19명 중에는 자신보다 더 중증인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도 있었고 모두 당당히 합격했다고 한다. 이는 물론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의 불합격 원인이 점수 미달과 능력부족이 아니라, 면접관의 인식 부족과 객관적이지 못한, 편견에 의한, 언어장애라는 특정장애에 대한 차별이 있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왜 굳이 언어장애를 가진 공무원에게 불법주차단속을 담당하게 해야만 하고, 왜 그가 꼭 항의 민원인과 상대해야 하는가? 왜 언어장애를 가진 공무원에게는 그의 능력에 걸맞은 적재적소의 업무는 없는가?

따지다 보니 그가 말하는 면접장소 설명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없었던 듯하다. 면접장소가 인천시인재개발원 강당이었다고 하는데 대필 편의 지원까지 받았던 필기시험 때와 확연히 다르게 편의시설과 편의지원 등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다른 기관이나 기업을 지도 감독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지자체에서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다면, 장애 유형을 차별하고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정의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개인의 편견으로 잣대를 들이대는 무지에 가까운 공무원의 만용적 소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면접관 개인기준에 의해 합격, 불합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공평하고 공정한 기준을 가지고 편견과 차별 없는 시각으로 자신을 심사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내년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그의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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