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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는 왜 장애인교원문제를 외면하는가? 세 번째 그 운동적 고찰[김형수의 세상보기]
김형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  aery727@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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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24  09: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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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란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다. 삶이란 당신이 알고 있는 그것을 증명하는 일이다. 그리고 가르침이란 당신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일깨우는 일이다. 우리 모두는 배우며 살며, 가르치고 있다."』 리차드 버크


교육계에 장애인은 어디에 있는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KRIVET, 원장 박영범)의 지난 4월 여론조사에서 특수교육대상 학생 1903명 중 1493명(78.5%)이 희망하는 직업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그 중에 1위 선호는 다름 아닌 교사였다. 응답한 사람 중 101명의 대답이었다. 추측컨대, 직업의 안전성, 사회적인 인지도 때문이리라. 이렇게 ‘교직’은 전통적으로 장애인들이 선호하는 직업이었고 학교는 그나마 대중들이 ‘권력’을 가진 장애인을 ‘교사’라는 이름으로 아주 가끔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교사가 된 뒤 장애를 얻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학생으로서의 장애인과 장애인 교사뿐만 아니라 교육 기관에서 일하는 일반직 장애인들도 날마다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교육기관에서 근무 중인 장애인은 총 101명으로 이는 지난해 95명보다 6명(5.9%) 늘어난 수치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라는 공간에 장애인에 대한 장벽이 낮아진 것이라 단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학교에서 장애인 학생들이 학교에서 우선순위를 갖는 권력을 갖거나 장애인 교사들이 담임이나 부장교사를 담당해서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갖거나 일반직의 장애인들이 교육청에서 최소한 교육청 주사가 되는 경우도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된 강원도의 경우에도 대부분 주로 교무실이나 행정실에서 교직원들의 업무를 돕는 단기 계약직이며, 정규직은커녕 무기 계약직조차 아니다. 한마디로 교육계와 학계는 장애인에 대하여 단지 시혜적으로 윤리적일 뿐, 여전히 장애인을 함께 해야 할 투자와 지원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이는 2014년 시각장애인이 임용되었으나 교육청이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근무지를 배정하고, 인사 담당자조차 당사자가 시각장애인임을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문제는 현장의 인식의 장벽은 여전히 높으나 이를 공급하는 대학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특별전형을 실시하는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대학(11개 대학), 국립사대(13개 대학)에 현재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장애인 학생 수는 약 1200명에 이른다. 일반 대학에서 교직을 이수하는 학생들을 생각한다면 이 수는 더 많아질 것이다. 고등교육 영역도 전국 국립대 10곳 중 9곳은 장애인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장애인의 진입 장벽은 높았다.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27조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소속 공무원 정원의 3%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10대 주요 국립대 중 제주대를 제외하고는 이를 채우지 못했다(2011년 기준). 그러나 2012년에 국립 부경대가 언어장애 4급인 이상윤 씨를 교수로 임용했고, 사립대학의 경우 연세대는 2013년 시각장애인과 2014년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각각 조교수로 임용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모습도 찾아 볼 수 있다. 이는 초중고 대학 가릴 것 없이 장애인의 수가 양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가 교육계를 변화시켜 왔는가?

이런 양적 변화는 누가, 무엇이 만들어 왔는가?
그 첫 번째 변화의 바람은 1999년 군 가산점 위헌 판결이다. 물론 이 제도가 장애인 교원의 진입에 직접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지만 교사를 포함한 공무원 사회에 대한 장애인의 진입을 위한 심리적, 상징적인 차별 제도가 법적으로 제거한 것이다. 그 두 번째 변화의 바람은 2001년 고대초등학교의 송광우 교사(남·30세·시각장애1급)의 복직 운동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시각장애인 일반학교 교사가 탄생한 일이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에 시각장애를 가진 교사가 있을 뿐, 일반학교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세 번째 변화 바람은 1999년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 안태성(청각장애 4급)의 장애인 차별에 의한 해고 승소 소송과 이를 알린 것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하여 2011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이다. 그 네 번째 바람은 2006년 교육부의 시각장애인에 대한 교원임용고사 시험시간 축소 방침에 대하여 장애인대학생이 적극 대응하며 교사 임용을 준비하던 시각장애인 대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임용 과정에서의 장애인 차별을 진정하였고, 2007년 7월 국가인권위는 시각장애인에게 1.5배의 임용시험 시간을 부여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다행히도 이러한 권고를 전국 모든 교육청에서 따랐다. 그러나 이러한 큰 변화에도 한계는 분명하다. 이 변화는 단지 장애인들이 교사가 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 있다는 점이다.

교사가 된 이후에 이들에게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 해왔는지는 여전히 교육계는 모르쇠였다. 다른 직종과 비교한 장애인 근로자가 받고 있는 여러 지원도 주무부서의 모호함 때문에 요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으며, 인천 청라지역의 어느 유아학교를 다니고 있는 시각장애인 교사는 시각장애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도록 눈 화장을 진하게 하고 다니라는 웃지 못 할 요구도 학교장에게 강요받는 경우도 있었다.

 

장애인 ‘교사운동’은 있는가?

2007년 인권위 진정 이후 교사가 된 장애인 교사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시각장애인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교사직을 수행하기 위한 지원과 투자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 전국 520여 명의 시각장애 교사들이 비장애교사와 동일하게 차별받지 아니하고 교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부 및 17개 시·도 교육청에 다음과 같은 제도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첫째, 사립학교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교원이 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업무에 필요한 보조기기를 지원받는 것과 같이, 국·공립학교에서 근무하는 장애교원들 또한 업무와 교수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그에 합당한 보조기기를 지원받고자 한다.

둘째, 장애인교사 보조 인력을 지원받고자 하는데 있어 장애인교원은 보조 인력의 업무 범위 결정, 선발 및 채용 절차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당사자의 요구에 맞는 보조 인력을 지원받아야 한다.

셋째, 장애 특성에 적합한 교과서와 지도서를 인식 가능한 형태로 제공받아야 한다. 현재 각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과서 및 지도서 등은 시각장애인이 활용할 수 없는 일반 인쇄물과 파일 형태로 제공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장애인교원은 각자 자구책을 마련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공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로서 교육활동의 기초가 되는 교과서와 교재만큼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받아야 한다.

넷째, 장애인 교원의 임용·인사관리·업무분장·승진 등에 있어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부 차원의 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철저히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 내에 장애인 교원 지원 업무가 지속적인 책임업무로 업무분장에 포함되어야 하며, 교육부 차원에서 장애인 교원 인사관리 지침을 마련하고 교장·감 및 교육전문직의 연수 과정에 장애교원에 대한 연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 교사들은 이 같은 요구를 교육부에 전달하고 개선이 없을 경우 다시 인권위에 진정하겠다고 하니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교원 수가 많고 진출의 역사가 긴 시각장애인 교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다른 다양한 장애인 교사의 지원과 투자는 여전히 요원할 뿐이다. 장애인 교사의 문제는 장애인 문제일 뿐 아니라 교원단체의 문제이다. 책임 있는 교육 당국의 책임도 책임이거니와 한국교총이나 전교조에게도 자신들의 문제이기에 보다 많은 관심과 행동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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