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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교육 정책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장애인 인권 이야기] 선택권 없는 장애인의 교육
김상우 (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 간사)  |  aery727@cowal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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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9  09: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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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부터는 이전에 접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유형의 상담이 접수되었다. 기존에는 정보제공이나 시설에서의 인권침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등이 상담의 주를 이루었던 반면, 2월 한 달만큼은 ‘장애인의 교육권’과 관련된 사례들의 빈도가 높았다. 자녀의 입학과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한 고민, 학교 측의 통합교육 거부,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가 있음에도 정책상 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고민 등이었다. 그중 기억나는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2월 17일 오전 10시경 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의 정적을 깨는 전화벨이 울렸다. 한 어머니의 전화였다. 자신의 아들은 특수교육 대상자로서 특정 분야에 소질과 흥미가 있어 그와 관련된 특성화 고등학교로 진학을 원했으나, 학교와 자택 사이의 거리가 우선시 되는 특수교육법에 따라 인문계 고등학교로 배정받게 됐다는 것이었다. 해당 학생의 어머니는 경기도교육청과 특수교육지원센터에 문의하는 것은 물론, 국민신문고를 이용해보기도 했지만 모두 부정적인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권센터에 연락을 하게 된 이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누군가 도와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통화를 마친 후 인권센터에서는 즉각적으로 사례회의를 실시했고 그 결과, 심사청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비장애학생의 경우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에 대한 선택과 함께 평가를 통해 상위 교육기관으로 입학이 결정되는 반면, 장애학생은 선택과 평가의 기회 없이 그저 ‘자택과 학교 사이의 측정 거리’에 의해 상위 교육기관으로 입학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한 차별에 해당되기에 심사청구의 이유는 충분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었다.

이에 우리는 해당 학생을 만나 상담을 통해 확고한 의지와 욕구를 확인했고, 해당 학생의 어머니와도 자주 연락을 하며 사례와 관련된 전반적인 정보를 얻었다. 또한, 심사청구가 열리기 전에는 경기도교육청에도 연락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에서는 “특수교육법상 인원이 초과해 다른 학교로 배정될 수밖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새로운 학급이 개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리의 질문에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답변만이 되돌아왔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현 제도에 대한 회의감에 무기력해지기도 했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는 것이 바로 인권센터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모두가 각자 맡은 바에 충실히 심사청구를 준비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3월 어느 날, 다소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심사청구가 시작되었다. 심사청구가 시작되자 특수교육운영위원회에서는 현 법률에 대해, 인권센터에서는 학생이 누릴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심사청구 내내 팽팽한 입장이 이어졌지만, 이내 올바른 뜻이 빛을 발하듯 마침내 특수교육운영위원들은 우리의 편을 들어주었다. 특수교육운영위원들은 지금 당장은 어려우나 1년 후에는 학생이 원하는 학교로 전학을 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제안했고, 해당 학생의 어머니가 그 방안을 흔쾌히 승낙하며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마냥 기뻐할 수도, 그저 안도할 수도 없었다. 금 같은 1년이라는 시간을 꼬박 기다려야 하는 해당 학생의 처지와 어딘가에 이와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또 다른 장애학생을 생각하면 그저 마음이 무겁기 때문이었다.

이쯤에서 우리는 장애학생을 ‘위(爲)한다’는 이유로 존재하는 현재의 특수교육법이라는 제도가 과연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실상은 ‘위해(危害)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이제 우리는 이것이 그저 복지 선진국의 정책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따라하기 급급한 정부의 ‘자기 체면 살리기 정책’인지 정말로 국민의 일부인 장애학생과 그 부모를 위한 ‘복지’인지를 판단해야만 한다. 이에 앞으로 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는 이와 관련한 사례를 모으고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할 무겁고도 마땅한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도 매해 새 학기를 맞는 즈음이면 우리는 이와 같은 사례를 왕왕 접하게 될 것이다. 꿈 많은 우리의 인재들이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설렘이나 행복함이 아닌 두려움과 불안으로 시간을 보낼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단순히 걱정으로 끝내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하여 변화에 다다르리라 다짐하는 바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스스로의 미래를 선택하고 책임질 권리가 있다. 그 누구도 그 권리를 빼앗을 수 없음을 우리는 절대로,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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