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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금융 피해' 권리 보장된 보호대책 마련해야17일 금융 피해 사례 토론회 개최
약취·유인, 사문서 위조… 지적장애 특성 노린 불법개통 사례 빈번
이애리 기자  |  aery727@cowal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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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4.07.17  17: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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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가 주최한 2014년 연속기획 토론회 '2014년 장애인 인권의 현실, 개선방안은?' 세 번째 시간으로 <지적장애인 금융피해 대책 토론회>가 1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렸다.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2014년 5월 말 기준으로 인구 수 보다 약 400만 많은 5500만에 육박한다. 이는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과잉 경쟁과 소비자들의 과한 소비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일차적인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대포폰’을 만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휴대폰을 통한 범법행위로 인한 증가 원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경쟁으로 과열된 휴대폰 시장에서 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소비자는 지적장애인이 아닐까. 실제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충분하고 구체적인 사전 고지를 하지 않거나 과장 또는 허위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과도한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등의 피해 사례들이 전국의 장애인권옹호기관에 접수되고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이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의 보건복지부인권침해예방센터(이하 인권센터)는 연속 기획 토론의 세 번째 시간으로 '지적장애인 금융피해 토론회'를 1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하고 연구소 전국지소의 인권센터 관계자들과 함께 대안 모색에 나섰다.

 

약취·유인, 사문서 위조… 지적장애 특성 노린 불법개통 사례 빈번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 연구소 인권센터에서 접수된 지적장애인 금융피해 사례들이 소개됐는데, 약취유인, 사문서 위조 등 지적장애 특성을 악용한 방법이 주를 이뤘다. 다음은 그 피해 사례들이다.

사례1) 휴대폰 대리점에서 ‘놀러오라’고 하거나 ‘휴대폰 케이스 공짜로 줄게’식으로 유인하여 2년 동안 지적장애인에게 7번 휴대폰 변경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월 18,000 요금제인 휴대폰을 개통시켜주겠다고 당사자에게 얘기했지만, 실제로는 월 80,000원 요금제인 휴대폰 개통시킨 적도 있었다. 

사례2) 지적장애인 A씨는 지하도를 지나가는데 한 남자가 이야기를 하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휴대폰 매장을 갔고, 그 남자는 A씨 이름으로 가입된 휴대폰을 갖고 도망갔다. A씨는 그 남성을 '잘생긴 남자' 정도로만 기억할 뿐, 얼굴과 인적사항을 기억하지 못했고, 피해사실조차도 CCTV기록이 다 지워진 몇 달 뒤에 알게 돼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사례3) 지적장애인 청소년이 사람들이 휴대폰을 갖고 다니는 것을 부러워해서 갖고 싶다고 얘기했더니 제일 비싼 휴대폰 3개를 가입시켰다. 하루에 통신사당 한 개 이상 가입이 되지 않고, 같은 이름으로 2개 이상 가입이 안 되는데 직원이 자기 이름으로 가개통 되어 있는 것을 명의변경을 해줘서 가입시켰다. 명의변경계약서에는 본인 이름이 사인이 안 되어 있었다. 

사례4) 2009년 C씨는 친구들에 의해 8개의 휴대폰을 가입하게 됐다. 친구들이 C씨의 명의로 가입하고, 휴대폰은 가져갔다. 당시 절취 및 절도행위로 처벌할 수 있었지만, C씨가 직접 가서 서명했기 때문에 휴대폰 관련된 기계값과 이용료는 본인이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 

사례5) 집을 나와 떠돌던 지적장애인 여성에게 조직이 접근했다. 타겟이 되겠다 싶으면 먹어주고 재워주면서 알뜰폰 등을 포함한 휴대폰 10개를 가입시켰다. 휴대폰을 제일 비싼 것으로 했고, 소액결제, 대출 등 여러 가지 돈을 끌어낼 수 있는 대로 했다.

사례 1과 3의 경우 성인 지적장애인이 본인의 권리를 가지고 스스로 서명한 것이라고 법원은 판단하기 때문에 법적 쟁점으로 가져가기 어렵다고 토론자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 김예원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 변호사

김강원 인권센터 팀장은 "본인 스스로 가입했고, 본인 신분증과 서명이 있기 때문에 휴대폰 가입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경찰 수사에 의뢰를 하더라도 동행했던 사람이 자기의 ‘혐의없음’을 주장한다면, 그 사람의 악의를 입증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면서 "피해 액수 자체도 크지 않기 때문에 개별 사례로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하기 어려운데다가, 서류상의 요건이 갖춰있기 때문에 법률구조공단 같은 곳에서도 사실상 소송을 해도 이기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소송구조 접수를 거부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예원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 변호사도 "법적으로 구제 받기 어려운 사례는 본인 서명, 본인이 사용해서 과다 부가(본인이 데이터를 쓰는 경우)된 경우"라며,  "성년후견인제도 취지로 해석했을 때  성인 장애인이 본인 이름으로 서명한 것은 본인에게 법적 책임을 물린다는 게 원칙이기 때문에 예외를 다투기가 매우 힘들다"고 덧붙여 말했다.

 

통신사 및 대리점 지침 마련, 당사자 교육  등 피해구제 방안 및 예방책 마련 시급해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적장애인의 금융피해 구제방안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예방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통신사와 대리점의 지침 마련 ▲이지리드(easy-read) 계약 지침 ▲쉬운 버전 계약서 제작 ▲당사자 교육 ▲관련 기관 및 국민권익위 등에 제도개선을 요청하는 등의 대안이 제시됐으며, 지적장애인뿐 아니라 다양한 장애유형과 중복장애에 대해 고려해야 하고, 장애인에게 제한이 아닌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 임채영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센터 간사

임채영 인권센터 간사는 "장애특성에 따른 안내가 되지 않아 휴대폰 가입에 따른 절차, 요금제 내용 등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다, 경제적으로도 청구요금을 납부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신사 및 대리점 지침과 장애인 대상 필요 지침 마련 및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통신회사 및 대리점에 대한 지침에 관해서는 ▲직원 대상 매뉴얼 제공 및 쉽게 풀어 쓴 계약서나 지침서, 대리점 내 정보 관련법률 안내서(easy-read 버전) 구비 등 휴대폰대리점 필요 지침 마련 ▲지적장애인의 명의도용 등의 휴대폰 개설관련 피해 발생 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절차 및 전담기관 설치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장애인 대상으로는 "계약 행위와 관련한 필요 지침을 마련하고 서명이나 복지카드 사용 등에 있어서 올바른 권리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임 간사는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적장애인이 주로 이용하는 복지관, 센터 등에서 반드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예원 변호사도 "통신사와 대리점이 지침 없이 운영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며 "방통위나 한국통신진흥협회 등을 통해 지침이 내려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변호사는 피해발생 후 대응책을 몇 가지 소개했다.

먼저 통신3사가 운영하는 명의도용센터에 신고하는 것을 들 수 있는데, 단점은 통신사가 일이 많다보니 본인 필적이 맞는지 여부만 확인해서 필적이 맞으면 구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김 변호사는 통신사를 통해 해결이 안 될 경우 통신민원조정센터에 도움을 청해보는 것을 권했다. "통신민원조정센터는 2007년부터 운영되고 있는데 거의 60% 넘게 사업자 귀책으로 인정되고 있어 희소식"이라고 밝힌 뒤, "하지만 해결된 사례를 들여다보면 믿음이 잘 안 간다. 왜냐면 장애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이 없다보니까 일반적인 법리로 해결하고, 구제가 된 사례가 주로 비장애인들이 명의도용을 당한 사례가 많고 장애인에 대한 사례는 극히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소 전국지소 인권센터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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