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보이지 않는 곳까지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며
권미진 (서울장애인인권센터 팀장)  |  lim0192@cowalk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0호] 승인 2014.09.12  15:38:5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지난 2014년 2월 13일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가 개소된 이래 어느덧 120일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2014년 6월 12일 기준으로, 센터에 접수된 상담은 총 286건이며, 그 중 대부분은 장애인 인권침해 및 차별과 관련한 상담입니다. 물론 상담내용 중에는 피해자가 장애인일 뿐, 인권침해나 차별과 관련 없는 사건도 있으나, 그 조차도 장애인 개개인의 애환이 서려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장애인들이 얼마나 고되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장애유형만큼 피해사례도 다양합니다.

지체장애인은 이동권이나 접근권에 있어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으며, 지적・발달 장애인은 가족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주변인으로부터 명의를 도용당해 재산상의 불이익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일부 지적장애인 혹은 정신장애인은 성희롱 가해자로 오인을 받거나 비장애학생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며, 가족의 이해관계에 따라 병원이나 시설을 전전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센터에 접수된 상담 중에는 장애인에게 마땅히 지급해야 할 임금을 체불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지체장애 2급의 전00(여·57) 씨는 2013년 6월부터 2014년 3월까지 00나눔터에서 텔레마케터로 근무했는데, 4월 말이 되도록 300만 원 가량의 월급을 지급받지 못하자, 센터로 전화를 주신 것입니다. 센터 조사 결과, 사업주는 매달 정액의 월급이 지급되지 않고, 실제 근무한 날에 비해 늦게 본인이 판매한 만큼의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보수지급의 특성을 이용하여 해당 장애인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에 센터는 전 씨의 경우 기본급이 없었고 편의상 ‘프리랜서’로 불렸지만, 1)종속적인 관계로서 사용자의 “매출 물건에 대한 임금을 땡겨라”라는 사용자의 지시에 복종하는 관계였던 점 2)근무시간이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정해져 있었으며 근무 장소 역시 일정했던 점 3)매출 올린 물건에 대한 임금액의 일정액이 매달 정해진 날에 일정하게 입금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근로자임이 명백하며, 따라서 사용주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전 씨에게 미지급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였습니다.

한편, 지적장애 3급을 가진 장애학생 최00(00중학교 3학년생)가 비장애학생들에게 지속적인 따돌림을 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해당 장애학생의 경우 외견상 장애여부를 알기는 어려우나, 누군가에게 맞으면 히죽거리는 등의 행동을 하여 동료학생들에게 괴롭힘의 대상이 되곤 했던 것입니다. 그러던 2014년 4월 경, 식당에서 급식을 타기 위해 줄을 서있던 최00와 비장애학생들 간에 시비가 붙어 최00가 상대학생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그 과정에서 학교측이 장애학생의 특성과 그간의 따돌림 여부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비장애학생의 입장만 대변하는 태도를 보이자, 최00의 부모님이 센터 문을 두드리셨습니다. 센터는 학교장, 담임교사, 특수교사, 학부모 등 관련자 면담을 통해 1)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간 양자가 사과하도록 자리를 마련할 것 2)3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장애인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 3)장애학생에 대해 개별화교육을 수립하고, 장애학생 부모와 상시적인 대화 창구를 마련할 것 등을 학교 측에 요구하였고, 학교는 이를 수용하였습니다.

이처럼 장애인들은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시설에서 장애를 이유로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2008년 4월 11일,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되었음에도 우리 생활 곳곳에서 장애인에 대한 배제・분리・거부 등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센터에 제보・접수되면, 센터 직원들은 현장조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실질적으로 피해자의 권리를 구제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센터의 존재를 몰라서, 혹은 인권과 법률의 사각지대에 있어서 인권침해를 당하더라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하여, 영구임대아파트 및 쪽방촌 등지를 방문해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디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거나 인권이 침해되는 사회가 지속되지 않길 바라며,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응원을 보냅니다.

권미진 (서울장애인인권센터 팀장)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를 추천하시면 "오늘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15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많이 본 기사
1
마흔일곱에 집을 나올 수 있었지
2
장애인의 자립생활, 적절한 표현인가?
3
우리는 약 잘 먹는 아이가 아니다
4
장애인식개선교육, 얼마나 잘 되고 있는가
5
연구소, "장애인권익옹호의 길을 묻다" 개최
6
보조기기 국산화의 필요성 및 국산화 사례
7
장애인 기본소득 제도의 도입 필요성
8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대도
9
양말 한 짝은 어디에?
10
‘수화?’ ‘수어?’ 수어입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rss home back top
함께걸음 제호: 디지털 함께걸음  |  우)07236 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서울아00388 | 등록연월일 2007년6월26일 | 발행인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성재 | 편집인 겸 편집국장 김성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태곤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정보공유라이선스 2.0:영리금지ㆍ개작금지'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