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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시설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태곤 기자  |  a352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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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06  16: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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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 거주시설이라는 명칭 대신 장애우 수용시설이라고 부르겠다. 어감이 좋지 않아도 별 수 없다. 시설들이 사실상 장애우들을 사회와 격리된 외딴 섬에 가둬놓고 대문을 걸어 잠궈 버리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관련해서 요즘 장애계에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사안이 하나 있다. 바로 장애우 수용시설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주로 지역에서 소리소문없이 중소형 장애우 수용시설 설립이 늘어나고 있다.

탈시설 후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이라는, 장애우 복지의 방향과 목표가 분명한 그림이 존재하는데, 왜 거꾸로 수용시설들은 자꾸만 늘어나고 있는 걸까. 주관적이지만 그 배경에는 대략 다음의 세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유추된다.

하나는 수용시설 설립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90년대부터 탈시설 운동이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얻은 성과 중 하나가 대형 수용시설 설립 불가였다.

애초 탈시설 운동이 주장한 건 감옥 같은 대형시설을 없애자는 것이었는데, 보건복지부는 시설장들의 기득권 주장에 굴복해 대형 수용시설 해체는 시도도 못하고, 대신 시설 소규모화 정책을 추진했다. 그마저도 기존 수용시설은 제외하고 신규 수용시설 설립 시, 인원수용 규모가 30인 내지 50인 이하인 시설만 설립이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서 시행했다.

눈치 챘겠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시설 소규모화 정책이 풍선효과를 가져오면서, 큰 수용시설 대신 규모가 작은 수용시설 설립이 늘어날 수 있는 토양이 되고 있다. 이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큰 돈 들이지 않고, 합법적으로 장애우 수용시설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수용시설 설립이 쉬워지면서 이제 수용시설이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기 어렵다.

수용시설은 허가를 받고 건립만 되면 시설 운영에 소요되는 운영비, 인건비 등 제반비용을 모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다. 만약 설립자가 시설장으로 근무하고, 인척들이 직원으로 이름을 올리면 그들은 앉아서 평생 나라에서 주는 급여를 받으며 살 수 있다. 거기다가 운영권을 자녀에게 합법적으로 물려줄 수도 있다. 덤으로 주위에서 좋은 일을 한다는 이유로 저명인사로 대접받기까지 한다. 한마디로 큰돈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해볼 만한 비즈니스 사업 모델이 수용시설 설립 운영인 것이다.

이게 수용시설 설립이 늘어나는 외부적인 요인이라면, 장애계 내부적으로도 수용시설 설립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장애우들이 우리 사회에서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여전히 시설 입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과 활동보조인 지원 제도가 장애우들의 삶을 온전히 책임져 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우가 사회에서 살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다보니 결국 마지막 종착지는 수용시설 입소라는 결론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공급과 수요의 법칙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수용시설은 늘어만 가고 있고, 장애우들의 탈시설 지역사회 자립생활은 점점 요원한 꿈이 되어가고 있다.

절망할 수밖에 없는 것은 수용시설들이 탈시설을 전제로 소규모화 추세로 가고 있다지만 드러난 모습은 바뀐 게 전혀 없다는 점이다. 대형시설이나 중소형 수용시설이나 똑같이 장애우 격리 관점에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소규모 시설도 지역사회에 시설을 개방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장애우들의 자유로운 외출도 막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해바라기 시설 예처럼 소규모 시설에서도 빈번하게 인권침해가 벌어지고 있다.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은 수용시설에 지원되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장애우 복지비로 분류되면서, 정부가 늘어나는 수용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대신 장애우들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자립생활 지원 예산은 점차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면 대형 수용시설이 하나도 폐쇄되지 않고 기득권을 주장하며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실정에서 지금 추세로 지역 소규모 시설들이 늘어만 가면 결국 우리나라는 시설 공화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어쩌면 장애우 복지의 시작과 끝이 수용시설이 될지도 모른다.

수용시설에서의 삶은 누가 뭐라고 미화해도 결코 바람직한 삶이 아니다. 단순하게 얘기하면 수용시설은 감옥이다. 단지 의료시설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장애우들이 시설에 있을 어떤 이유도 없다.

장애우들이 감옥에서 나오기 위해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러 말 하지 않고 단 하나의 질문을 던져본다. 만약 장애우들이 소득이 있다면 부모들이 장애우를 시설에 보낼까? 소득이 있는데도 장애우가 제 발로 시설을 찾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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