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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장애인 비례대표가 없다
이태곤 편집장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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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10  14: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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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돌아보면 4월 13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장애계 관심은 하나로 모아졌다. 이번에는 누구 차례일지, 장애계 단체장 중에서 누가 비례대표가 되어 국회에 들어갈지, 변수가 있다면 남성보다는 장애 여성이 유리하다는데, 아 그러면 이번에는 아무개가 장애인 몫으로 할당된 비례대표가 되어 국회에 들어가겠구나.....

이렇게 두 명 이상의 장애인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어 국회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온통 관심은 장애계 누가 비례대표가 될지에 모아졌다. 그리고 관심에 걸맞게 장애인 단체장들과 나름 이름이 알려진 장애인들은 모두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불나방처럼 정당들로 몰려갔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아무도 없었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대로 새누리당 더민주당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까지 모두 비례 당선 안정권에서 장애인을 배제시켰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오자 장애인 단체들은 선거 때 표로 심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왠지 느낌은 공허하다. 

 

비례대표의 사전적 정의는 지역구 선거로는 채 담아내지 못하는 소수자나 사회 취약계층 또  직능의 이해를 의회 안에서 균형 있게 대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비례대표제는 김대중 전대통령이 1996년 15대 국회에서 이성재 의원을 영입한 후 관례화되어 19대까지 이어졌다. 그 맥이 20대 국회에 이르러 무참하게 끊기게 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몇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먼저 총선을 앞두고 장애계가 분열된 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 있게 거론된다. 연장선상에서 장애계 의견을 조율해서 정치권에 비례대표를 관철시켜야 할 책임이 있는 단체장들이 대의를 망각한 채 서로 자기가 비례대표가 되겠다고 나서면서, 결과적으로 정치권의 비웃음을 샀다는 지적도 있다.

 

또 정당들에서 국회에 진출한 장애인 비례 의원들이 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장애인 비례대표의 필요성이 반감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분석 외에 좀 더 근본적인 이유를 찾는다면 그건 단순하게 말하면 정당들이 이제 장애인을 비례 안정권에 공천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정당들은 장애인 비례대표가 있어야 할 그 어떤 절박한 필요성이 이제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정당 입장에서는 장애인을 비례대표 안정권에 공천해도 득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는지, 냉정하게 바라보면 20대 국회에서 장애인 비례대표가 없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정당 관계자들이 오가면서 보게 되는 여의도 이룸센터만 보면 더 이상의 장애인 소외는 없다. 그렇다고 정당들이 설마 이룸센터만 보고 장애인을 소외계층이 아니다 라고 규정하지는 않겠지만, 이제 시대가 변해서 정치권이 장애인을 생존의 절박한 욕구를 가진 소외계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실체는 장애인들이 여전히 짙은 소외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껍데기만 보면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있고 연금제도가 있고 활동지원제도 등이 시행되고 있는 등 명칭도 외우기 힘든 여러 가지 복지 제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장애인들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면 정당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장애인을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에 공천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장애계는 분열해 있고, 장애인 단체장과 장애계에서 나름 이름 있는 사람들의 최종 목표는 각자도생해서 장애인 대표라는 명분아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는 것에 설정되어 있다.

 

한마디로 오만함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비교하면 정치권에서 훨씬 영향력이 더 큰 노인 단체는 하나로 단결해 있어도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장애인 단체들은 찢겨 분열해 있으면서도 비례대표 공천을 매우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 자신감의 배경이 뭔지 궁금할 뿐이다. 

분명한 건 비례대표의 부재로 국회에서 장애인 문제를 얘기하지 않으면 정부도 장애인 문제를 얘기하지 않고 사회도 장애인 문제를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장애계는 그런 낯선 최악의 20대 국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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