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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둥병”, “문둥이” 가도 가도 천리 먼 인식 개선 길인식개선캠페인
글. 김은정 기자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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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9  11: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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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록도 전경 (사진제공. 국립소록도병원)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 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 //

낯선 친구 만나면 /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

천안 삼거리 지나도 / 쑤새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발꼬락이 또 한개 없다. //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꼬락이 잘릴 때까지 /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길.’

한센병을 앓았던 시인 한하운이 1949년 ‘신천지’에 발표한 ‘전라도길-소록도 가는 길에’라는 시의 일부다. 올해는 시인 한하운이 생을 마감한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또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생긴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센병은 흔히 ‘나병’ 혹은 ‘문둥병’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센병에 걸린 사람을 얕잡아 일컫는 말로 ‘문둥이’라고 한다.

한센병은 1873년 노르웨이 의사인 한센이 발견한 병으로 한센간균(혹은 나균)이 피부나 신경계, 뼈 등을 침범해 발생하게 되는데, 피부의 지각이 없어지고, 썩어 들어가는 증상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센병이 전염력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져 환자들을 소록도에 격리해서 관리했지만, 사실 전 세계 인구의 95%가 한센병에 자연저항력을 가지고 있고 나균이 체내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쉽게 전염되지 않는다. 또 성적인 접촉이나 임신을 통해서 감염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한센병에 걸린 환자들이 출산을 한다고 해서 자녀들 또한 한센병이 걸릴 확률은 극히 낮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현재 소록도 어르신들은 540명이며 이들 중 한센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9명으로 나머지는 모두 완치된 과거의 환자라고 한다. 그러므로 엄밀히 말하자면 소록도에 있는 사람들을 ‘한센인’이 아니라 ‘한센병 회복자’, 혹은 ‘소록도 어르신’이라 불러야 옳다. 소록도 어르신들의 평균연령은 75세이며 10명중 6명 정도는 1, 2급 장애를 가지고 있다. 9명을 제외한 사람들이 다 완치가 됐음에도 아직까지 소록도에서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격리를 당하고 살아왔던 아픔과 사회의 외면 때문이다. 그 아픔은 사회적 차별로 신음하는 장애인들의 눈물과 닮아있고, 한센병에 대한 오해와 비하 언어들 역시 장애인들을 향한 잘못된 시선처럼 개선될 필요가 있다.

“당시 좋아하던 여성과 결혼을 하려면 남성들은 정관수술부터 했어야 했어. 정관수술로 인해 성경에 나오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지.”-원고 A할아버지

“기계를 넣어서 (낙태 수술을) 했어요. 마취를 안 했으니 그렇게 아팠겠죠. 하혈을 많이 했는데, 약을 주거나 어떻게 하란 것도 없이 그저 그게 끝이었습니다.” -원고 B할머니

   
▲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열린 특별재판

지난 6월 20일 국립소록도병원에서는 특별재판이 열렸다. 한센인 139명의 국가소송 2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30부는 이날 소록도병원에서 특별 기일을 열고 소록도 어르신들에 대한 수술의 강제성 등에 대한 양측 주장을 심리했다. 증언에 따르면 어르신들은 1935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폭행과 감금은 물론 병의 전파를 막는다는 명목 하에 면허도 없는 의사로부터 단종(남자의 생식능력을 없애는) 및 낙태수술까지 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센병이 유전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정부는 2007년 ‘한센인 피해사건의 진상규명 및 피해자생활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다. 이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를 입은 어르신들은 총 5건의 소송을 냈고 법원은 강제 낙태수술 피해자에 4,000만원, 정관수술 피해자에 3,0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에 정부는 수술의 강제성을 부인하며 항소를 진행 중인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있었던 특별 재판과 현장 검증 결과 등을 심리한 뒤 오는 9월 23일 마지막 재판을 열 계획이다. 국가와 사회의 잘못된 지식과 편견으로 소록도에서 갇혀 지내야만 했던 한센병 환자들. 특별재판을 계기로 우리사회의 한센병에 대한 인식이 변화돼 이들의 아픔이 가시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에게도 ‘나병’, ‘문둥병’, ‘문둥이’가 아니라 ‘한센병’, ‘한센병 회복자’ ‘소록도 어르신’으로 바꿔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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