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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칼럼]시대흐름 읽지 못하는 단체장들
이태곤  |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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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04.01  1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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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들 뭔가 떳떳하지 못한 게 있어
참여정부가 들어선 지 3개월이 지났다. 그렇지만 아직 장애우들이 받은 선물은 없다. 오죽하면 일부에서는 참여정부 하에서 장애우 계층이 무시를 당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거칠게 말하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 또 그래서도 안되지만, 지난 대선 때 장애계가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것이 한 원인이 아닐까 라는 조심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만약 대선 때 장애계가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거나, 아니면 최소한 중립의 위치를 지켰다면 지금처럼 아무런 배려가 없을 때 왜 장애우 계층을 배려하지 않느냐고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장애계가 정부를 상대로 뭔가를 요구하기에는 떳떳하지 못한 그 무엇이 있기 때문에 지금 눈치만 보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를 돌이켜보면, 당시 아무리 야당 후보의 당선이 대세였다지만 장애계는 줄줄이 한나라당에 입당해서 선거를 치뤘다. 대표적인 장애우 단체장 행태를 보면, 시각장애인연합회 정광윤 회장은 한나라당 중앙위원이었고, 지체장애인협회 장기철 회장 역시 한나라당에 입당해 한나라당 지지를 선언했다. 장애인총연맹도 한나라당 장애인 선대위에 참여해 서 선거를 치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선거 때 특정 정당을 선택해서 지지를 보내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의 속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장애계 단체장들은 개인이 아니다. 어느모로보나 공인인 것이다. 공인인 단체장이 장애우 단체 이름을 가지고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장애계 단체장들이 선거 민심으로 표출된 시대의 변화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체장들 착각에서 깨어나야
알려진대로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의 중심축이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이 사회를 이끌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장애계는 무풍지대다. 전혀 변화의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다. 여전히 과거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이다. 장애계 단체장들이 우리 나라처럼 한결같이 노령인 예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노인 세대에게 역동적인 장애우 운동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무리일 것이다.
단체장 얘기가 나왔으니 다시 하는 얘기지만, 한 사람이 무려 15년이 넘게 조직의 장으로 있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대통령도 5년만에 바뀌는 세상인데 이를 독재라고 하지 않는다면 과연 무엇을 독재라고 하겠는가,
이렇게 장애계가 민주화되지 않고, 단체장이 시대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고 조직보다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악수를 두는, 한심한 일들이 벌어져서 장애계와 장애우들이 주류사회에 편입되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일부 단체장들은 젊은 세대가 길을 열어달라고 하면 간단히 음해세력의 모함이라고 치부하며 묵살하고 있다. 그러면 단체장들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여야 할 게 아닌가, 대선 때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면 지금 확실하게 반정부 투쟁을 하던지, 아니면 5년 동안 정권 감시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언하던지, 이도 저도 아니고 침묵만 지키고 있으니 조직에 속해 있는, 아무 것도 모르는 장애우들만 골병이 들고 있다.
들리는 얘기로는 일부 단체장은 자신이 밀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금뺏지를 달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약삭빠르게 새 정권 실세에 줄을 대기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단체장들은 연줄을 잡기 위해 개인이 아니라 조직의 이름을 팔 것이다. 이런 형태가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장애우를 우습게 보이게 만드는지 모르고 말이다.   
어쩌면 지금 일부 단체장들은 자신의 권력이 앞으로도 수 십년 간 계속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사는 지도 모른다. 장애계 단체장으로 있으면 돈과 권력을 다 쥘 수 있다는 착각도 함께 꾸며,
이런 단체장들은 더 늦기 전에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장애우들 입에서 집에 가서 손주나 보시지요 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물러나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는 것을.

편집장 이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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