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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만큼 소중한 건 모든 생명의 ‘생명권’입니다동물자유연대
글과 사진. 채지민 객원기자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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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7.02.14  13: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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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인권과 권리를 앞세우는 시민단체들 간의 대화와 토론에서도,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부차적인 순서로 밀려나게 된다. ‘당장 사람도 급한데 동물까지?’라는 전제가 매번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3천만 마리가 넘는 초유의 살처분이 진행된 이번 AI(조류 인플루엔자) 사태에서 보듯, 게다가 바이러스 변이와 사람 간의 전파 여부까지 당면과제가 된 현실 앞에선 ‘동물까지?’라는 물음표는 당장 넘어서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됐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권의 문제’임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동물에 관한 생명권의 인식 자체가 낯설었던 지난 2000년에 출범해서 대표적인 동물보호단체로 자리매김한 동물자유연대를 찾게 된 이유가 그것이다. 연대의 조희경 대표와 함께 ‘생명’ 자체의 소중함을 함께 논의해 본다.

 

애완(愛玩) 작은 동물이나 애장품 따위를 가까이 두고 보거나 만지며 즐김.

반려(伴侶) 생각이나 행동을 함께하며 늘 짝이 되는 동무

 

동물을 바라보는 이 사회의 인식

   
 

몇 해 전부터 하나의 의식개혁운동으로 전개됐던 게 ‘애완’과 ‘반려’라는 두 단어의 용어교체 여부였다. 앞에 용어 설명으로 예를 들었듯이 ‘애완’은 결국 생명을 장난감처럼 취급한다는 의미였고, 우리가 ‘애완’으로 잘못 이해하던 본래 단어는 ‘반려’였던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다가 버릴 수 있는 건 ‘애완’이었다. 우리가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며,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대상은 ‘반려’라는 이름의 모든 존재들이 된다. 여기엔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포함이 됨은 물론이다. 바로 ‘생명’이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이 살다 보면, 자기 자신한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시점이 오잖아요. 그때 ‘내가 인생을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하는 의문이 저 스스로한테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보통 사람들이 그냥 상투적으로 하는 말인 줄 알았죠. 그런데 진짜 진심으로 다가오면서, 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생겨났던 거예요. 제가 가지고 있던 일정한 에너지, 그리고 저 자신이라는 한 인간의 가치가 저 하나만을 위해서 산다는 건 뭔가 적절치 않다는 생각? 그런 회의감이 밀려들었던 거죠. 무언가 근본적으로 다른 쪽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마음이 절실해질 때, 그때 저를 끌어들인 건 ‘동물’이었어요.”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지난 2000년에 이 단체를 처음 만들고, 기존에 자신이 하던 일과 병행하며 3년여를 이끌어 왔다고 했다. 그러다가 동물의 생명권에 집중해야겠다는 확신과 결심을 하고 나서, 모든 걸 쏟아 부었던 게 바로 동물자유연대의 활동이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하나의 전제를 미리 언급해놓아야겠다. 동물자유연대의 활동을 자세히 소개해야 할 이 지면에, 조희경 대표의 개인사를 굳이 언급해야 할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당시 그런 방황이 있을 때 아마 다른 장애인단체든, 아동복지단체든, 노인복지단체든 그런 데서 저를 끌어당겼으면 아마도 거기로 갔을지도 모르죠. 그 당시 시점은 실제로 그랬어요. 그런데 동물의 생명권을 중심으로 일을 시작하다 보니까, 정말 너무나 절박하고 절실한 거예요. 너무 시급한 일들이 가득한데, 사회에선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던 거죠.

다른 단체들은 어쨌든 자신 스스로가 소리를 낼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동물은 스스로가 소리를 못 내거든요. 그렇다면 누군가가 동물의 입장에서 그 소리를 내줘야 하는데, 그게 너무 미약하고 그 환경 자체가 전혀 준비돼 있지 않았던 거예요.”

 

인간은 이만큼 잔인하다

   
 

조희경 대표에게 결정적인 선택을 내리게 만든 건, 동물생체실습을 하던 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된 순간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불법이지만, 당시 대학에선 학부과정 내에서 다 하지 못한 실습을 동물병원에서 교수의 입회하에 진행하는 게 관행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건강한 생명체를 놓고서 그 생명을 처참하게 유린하는 과정이 일상으로 반복됐다는 것, 게다가 그 실제 현장을 조 대표가 생생하게 목격했다는 사실이다. 동물의 생명권과 권리를 최고의 화두로 내세우는 동물자유연대의 탄생과 광범위한 활동, 그건 당시 조희경 대표가 겪은 트라우마가 지금의 토양을 만든 씨앗이 된 게 분명한 일인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당시에 비해선 많이 좋아졌죠. 사회적인 시선이 달라졌고, 처음 활동할 때의 그 절박했던 상황과는 분명한 차이가 생겼으니까요.” 하지만 직접 책임감을 가지며 활동하는 입장에선, 여전히 절망을 느낄 만큼 전혀 소통조차 안 되는 대상이 분명히 존재한단다. 바로 국회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게 일차적으로 법과 제도의 기초가 마련돼야 하고, 그걸 토대로 문제제기에 대한 응당한 처벌이 뒤따를 수 있게 되잖아요. 이게 왜 나쁘고 왜 바뀌어야 하는지, 왜 처벌을 요구해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건 결국 법이에요. 그런데 대한민국 국회는 동물보호에 대한 마인드가 너무 낮아요. 특히 동물보호법을 관장하는 정부의 농림축산식품부가 국회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속해 있잖아요. 그 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최우선으로 농민, 축산인, 어민과 같은 산업적 측면만 생각을 해요. 거의 대부분 지역구의 표밭이 되는 거죠. 그렇다 보니까 동물보호는 아예 안 하려 하고, 조금 시끄러워져도 쳐다보지 않으려 해요. 게다가 축산 관련 단체에서 압박이 들어오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게 되죠.”

그렇다면 동물자유연대가 겪어야 했던 최악의 상황은 무엇일까? 예로 들 경우는 너무도 많지만, 가장 최근에 밝혀냈던 작년의 사건 하나를 되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참극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그런 비리가 얼마나 만연하고 있는지를 대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이건 인간의 만행이 어느 정도까지 밑바닥으로 추락해 있는지를 반증하는 셈이 된다.

“길고양이 6백 마리를 불법포획해서 건강원에 넘긴 사람들을 작년에 저희가 잡았어요. 방송사와 함께 뛰며 밝혀낸 거죠. 길고양이들은 야생성이 강하잖아요. 포획 틀로 잡은 다음에 잘못 다루면 튀어나오거나 본능적으로 할퀴게 되니까, 죽이는 방법을 어떻게 했는가 하면 펄펄 끓는 물에 통째로 그냥 집어넣은 거예요. 야생성의 길고양이를 죽이는 방법으로는 가장 편한 방법을 그 불법 포획자들이 이용했던 거죠. 살아있는 동물을 끓는 물에 넣어 죽인 다음에 개소주 같은 걸 만드는 건강원에 팔아넘겼다는 거…, 무려 6백 마리를 그렇게 잔인하게 죽였다는 거예요.”

하지만 법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로 끝이 났단다. 그게 현재의 법이라는 것이다. 인간성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잔인한 동물학대가 전국 각지에서 버젓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그걸 찾아내서 고발하고 직접 구조하려 해도 솜방망이 처벌로 모든 게 끝난다는 거, 그 대목에서 조희경 대표의 앞선 지적을 다시금 되새길 수밖에 없게 된다. 절망을 느낄 만큼 전혀 소통조차 안 되는 대상이 바로 입법부인 국회라는 사실 말이다.

   
 

결국 인간의 몸으로 되돌아온다

동물자유연대는 다른 일반 시민사회단체들과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차이점이자 특징이 있다. 재정자립도가 훨씬 높다는 점이다. 재정자립도가 이미 100%를 넘고 있다는 것, 그것도 정부의 지원을 일체 받지 않는 상태에서 회원들의 후원금만으로 충원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러움 이전에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진보와 보수 같은 정치진영의 논리가 아닌, 생명권의 가치를 인정하고 공유하는 시민사회 차원의 공감대가 이미 그만큼 폭넓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그건 동물자유연대의 활동이 어느 영역에서 얼마만큼 펼쳐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만으로도 수긍이 가능해진다. 연대의 모든 활동을 세세하게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지면이 모자라겠지만, 결국엔 지면의 제약이 핑계로 남겨질 수밖에 없는 일이기에 간략하게 풀이한다면 다음과 같다.

동물자유연대는 반려동물의 권익과 복지 증진을 위한 캠페인과, 법 제도 개선 활동에 집중한다. ‘강아지 공장 폐지 운동’이 대표적이다. 평생 좁은 사육장 틀 안에서 음식 쓰레기를 먹으며 새끼만 낳다가, 병약해지면 개소주로 생을 마감하는 번식장의 모견(母犬)들의 참상은 이미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그렇게 고통으로 인생을 마감하는 어미 개들의 비극을 끝장내기 위해, 동물자유연대는 강아지 공장 폐지 운동을 전개한다. 그 대안이 바로 입양 문화 확산 캠페인이다.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로 상징되는 입양 문화 확산 운동은 보호소 동물 입양을 통해 안락사율을 줄이고 번식업 확산을 막는 긍정의 효과를 이끌어낸다. 이 대목은 약간의 부연설명을 덧붙이는 게 나을 것 같다. 주인을 잃은, 또한 주인이 내버린 유기견을 보호하고 치료해서 온전한 생명체로 되살리는 게 동물 보호소의 주된 활동이다. 그 유기견들은 자신을 사랑해 줄 새 주인을 간절히 기다린다. 그런데 새끼 강아지를 구입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새끼 강아지를 ‘생산해내려는’, 다시 말해 강아지 공장의 입지는 줄어들지 않는다. 새끼 강아지의 상품화가 근절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비윤리적이고 건강권마저 확보되지 않은 새끼 강아지의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선, 품종과 건강이 확보된 보호소의 개들을 직접 입양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 게다가 입양에 따른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큰 이점이 된다.

사회적 문제까지 된 길고양이 또한 동물자유연대의 활동 범위 안에 포함된다. 주된 활동은 TNR 시행이다. TNR은 ‘Trap(포획)-Neuter(중성화)-Return(제자리 방사)’를 의미하는 약자로, 길고양이 개체 수 증가를 막음과 동시에 발정 및 영역 다툼 시 발생하는 소음을 감소시키는 유효한 효과를 이끌어낸다.

   
 

돌고래쇼와 같은 전시동물의 전시중단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재돌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분들이 분명 계실 것이다. 돌고래쇼의 억압에서 벗어나, 대자연의 바다로 돌아간 재돌이의 귀향 과정에 동물자유연대의 이름이 등장함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는 ‘AI’로 상징되는 농장동물 사육의 환경개선운동이다. ‘치느님’이라는 용어가 표준어처럼 통용될 만큼, 인간은 닭과 돼지 같은 동물의 고기를 즐겨먹는다. 하지만 어미돼지가 몸이 꽉 조이는 폭 60cm의 감금 틀에 갇혀 일생을 새끼 낳는 기계로 산다는 것, 걷거나 돌아눕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생을 마감한다는 사실은 일반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암탉의 상황은 더 처참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A4지 3분의 2 크기의 비좁은 면적이 계란을 낳는 암탉의 평생을 지배한다. 걷거나 날개마저 펴지 못한 채로 감금된 암탉은 극심한 골다공증으로 다리가 부러지거나 각종 질병에 노출된 상태로 알을 낳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식생활이 바로 그런 처참한 환경의 생명권 무시와 방관 아래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가 바라보는 동물의 범위는 물론 모든 동물이지만, 중점적으로는 인간에 의해서 사육되는 동물 그리고 인간이 이용하는 동물들로 일단 범위를 한정짓고 있습니다. 야생동물한테도 당연히 저희의 관심이 다가가지만, 아직까지는 그 영역까지 활동을 넓히기엔 한계가 있어요. 인간이 벌여놓은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기도 하죠. 우리나라만 해도 연간 1억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인간을 위해 도축당하고 있어요. 인간은 가장 즐겨 애용하는 식재료로 그 동물들을 선호하지만, 그 동물들이 실제 어떤 환경에서 어떤 생존과 죽음을 맞이하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잖아요. 그 동물들이 평생 겪은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몸으로 축적이 된 그 고기를 먹으면서, 우리는 우리 몸에 어떤 내성이 쌓이는지 따위는 관심이 없다는 거죠. 모든 건 인간이 만든 환경에 스스로 피해를 되돌려 받는 겁니다. 사람에게 인권이 중요하다면, 동물에게는 동물권이 있어요. 더 크게 본다면, 우리 모두에겐 생명권이 있다는 거죠. 이젠 인간 중심을 벗어난 세상 환경이 됐다는 걸 모두 절실하게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AI가 연례행사가 된 것처럼, 이젠 우리 생활 속의 현실이 이미 돼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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