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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권익옹호제도 이야기
글. 김예원/변호사・장애인권법센터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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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4  09: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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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법률 톺아보기 ④

   
 

들어가며

여러분은 살면서 ‘옹호’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옹호(擁護)’는 ‘두둔하다’, ‘편들다’, ‘변호하다’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이번에는 3편의 장애인복지법 이야기 중 마지막으로 장애인권익옹호제도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 먼저 이렇게 조금은 생소한 단어가 어떻게 장애인복지법에 들어오게 된 것인지 살펴보고, 나아가 장애인의 권익 옹호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장애인 학대문제, 그리고 처벌문제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장애인복지법안에 함께 존재하는 인권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인권에 관련된 법률이라고 하면, 과거에는 시혜적인 복지 중심의 법률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인권적 복지’, ‘복지적 인권’ 등 복지와 인권이 결합된 용어와 개념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죠. 이러한 현상은 현대 복지국가의 확장으로 인해 ‘복지 없는 인권’이나 ‘인권 없는 복지’는 생각할 수 없음을 반영한 것입니다. ‘복지’와 ‘인권’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바람직한 측면도 있지만, 실제 법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의 인권 관련 조문은 생각보다 많고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가령 제4조 제1항은 ‘장애인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으며,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2조 제3항에서는 ‘장애인학대’의 정의를 ‘장애인에 대하여 신체적·정신적·정서적·언어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경제적 착취,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발 더 들어가 보면, 이미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장애인복지법 제8조에서는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정치·경제·사회·문화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정치·경제·사회·문화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및 ‘누구든지 장애인을 비하·모욕하거나 장애인을 이용하여 부당한 영리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장애인의 장애를 이해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기도 합니다.

 

장애인 학대에 대한 처벌규정이 생겼다고요?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 학대의 개념만 설명해 놓은 것이 아니라 제59조의7에서 장애인에게 해서는 안 되는 ‘금지행위’를 8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성폭력 등의 행위, ▷장애인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장애인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 ▷장애인에게 구걸을 하게 하거나 장애인을 이용하여 구걸하는 행위, ▷장애인을 체포 또는 감금하는 행위, ▷장애인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장애인을 위하여 증여 또는 급여된 금품을 그 목적 외의 용도에 사용하는 행위, ▷공중의 오락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장애인의 건강 또는 안전에 유해한 곡예를 시키는 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가 그 구체적인 내용입니다.

모두 당연히 규정돼 있어야 마땅한 내용들입니다. 다만 의외의 사실은 ‘이러한 행위를 해도 불과 얼마 전까지 처벌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복지법은 아동복지법이나 노인복지법과 달리 금지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어서 실무상 거의 무의미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러한 현장의 비판을 담아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통해 2015년 12월 23일 이후부터는 위 금지행위를 한 자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습니다.

이에 따라 ▶성희롱과 성폭력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상해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폭행, 유기, 방임, 구걸강요 또는 구걸에 이용, 체포, 감금, 정서적 학대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장애인을 위하여 증여 또는 급여된 금품을 그 목적 외의 용도에 사용하는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공중의 오락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장애인의 건강 또는 안전에 유해한 곡예를 시키는 행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각 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법정형들 중 벌금 부분은 올해 8월 9일부터 모두 인상 예정입니다. 더 이상 예전처럼 장애인에 대한 각종 금지행위를 처벌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뭔가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장애인에 대한 금지행위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법에 마련되었지만, 보다 확실하고 직접적인 장애인 권익 옹호를 위해 장애인복지법은 2017년부터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즉,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법제화한 것입니다. 사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원래 이름은 ‘장애인보호전문기관’이었습니다. 아동복지법이나 노인복지법의 용어를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 부적절한 결과가 된 것이지요. 장애인은 보호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라는 장애계의 반대의견에 따라 입법과정에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라는 용어가 확정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권익옹호체계는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장애인 학대행위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한 신고를 받아,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현장에 출동하여 응급조치하고 조사한 후, 상담과 사후관리까지 연결하여 지원하고자 설계된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인 ‘장애인 학대와 성범죄의 신고’에 대해서는 제59조의4에서 자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신고할 수 있지만, 특히 신고의무를 가진 자들을 명시함으로서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신고를 받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제59조의5에 따라 응급조치 의무가 생깁니다. 즉, 신고를 받은 후 현장에 가도 되고 안 가도 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현장에 출동해 장애인 분리, 의료기관 인도 등을 수행할 의무가 있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작동하는 장애인권익옹호 기관의 종류는 2가지로 나뉩니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지역 장애인 권익옹호기관이 그것입니다(제59조의9).

먼저 중앙장애인 권익옹호기관은 ○지역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대한 지원, ○장애인학대 예방 관련 연구 및 실태조사, ○장애인학대 예방 관련 프로그램의 개발·보급, ○장애인학대 예방 관련 교육 및 홍보, ○장애인학대 예방 관련 전문인력의 양성 및 능력개발, ○관계 기관·법인·단체·시설 간 협력체계의 구축 및 교류, ○장애인학대 신고접수와 그 밖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장애인학대 예방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곳입니다. 이에 비해 보다 직접적으로 현장과 소통하는 지역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장애인학대의 신고접수, 현장조사 및 응급보호, ○피해장애인과 그 가족, 장애인학대행위자에 대한 상담 및 사후관리, ○장애인학대 예방 관련 교육 및 홍보, ○장애인학대사례판정위원회 설치·운영, ○그밖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장애인학대 예방과 관련된 업무를 하게 됩니다.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도, 특별자치도(광역자치단체)에 설치될 예정입니다.

 

나오며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이제 막 시작된 제도입니다. 아직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수탁운영 중, 서울 금천구 소재)이 꾸려진 지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그동안은 주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해 설립된 ‘장애인인권센터’ 등이 이 역할을 일부 수행해 오면서 해당 센터의 유무 및 역량에 따라 사건 지원 내용이 크게 차이나기도 했지만, 이제 전국 광역자체단체에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모두 설립되게 되면 사건 발생지에 따른 지원 편차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편 걱정도 됩니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법인이나 공공기관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운영을 수탁 받게 될 경우, 예산만 잡아먹는 기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법에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사후관리(제59조의10)까지 마련해 둔 취지는 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단순히 사건처리에 그치는 역할이 아닌, 피해 장애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손을 함께 잡으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부디 앞으로 설립될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그러한 든든하고 따뜻한 기관들로 자리매김하길 소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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