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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 주의 사람중심실천과 개별예산제도 탐방
글. 김희정/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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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4  10: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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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대학 사회복지학과

한국장애인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6월 11일부터 19일까지 ‘미국의 개인예산제와 사람중심계획’이라는 주제로 미국의 미네소타 주에서 진행되는 연수에 참여하게 됐다. 이번 연수는 기존 기관중심의 장애인복지 시스템에서 이용자 중심의 시스템으로의 서비스 패러다임의 변화를 인식하고 지원의 과정과 필요성을 세세하게 살피는데 목적이 있다. 서비스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기 위해 미네소타의 정부기관을 방문해 정책 도입과정과 배경을 알아보고, 이러한 정책을 뒷받침하는 연구기관의 연구진행상황을 통해 증거기반 연구들이 어떻게 정책반영을 유도하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정책과 이론이 실천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제공기관을 방문하고 실무자들과 이용자들을 함께 만나는 기회도 가졌다.

 

정책의 중심 미네소타 휴먼서비스국(Minnesota Department of Human Services)

   
   
위. RISE
아래. 미네소타 휴먼서비스국

미네소타 휴먼서비스국은 복지서비스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으로 비영리 기관 등과 협력해 노인, 장애인, 어린이 및 기타 사람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미네소타 주의 대형시설들은 법적으로 더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모두 폐쇄된 상태이며, 정책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1995년부터 장애인 당사자들은 기관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지원을 받고 있는데, 정책의 중심에는 사람중심실천이 자리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네소타는 CDCS(Consumer Directed Community Supports)라는 개별예산지원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약 5천 명의 이용자가 이 서비스를 통해 지원을 받고 있다. CDCS 예산은 당사자를 위해 사용된다. 또 서비스의 모든 혜택은 당사자에게 집중돼야 하고 예산은 당사자들의 물리적인 상태를 고려해서 장애와 연관되는 곳에만 사용돼야 한다. CDCS를 선택한 이용자는 주정부가 승인한 서비스 제공기관과 계약을 맺고 3가지 모델(Fiscal Conduit Model, Payroll Model, Agency with choice Model)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지원을 받게 된다. Fiscal Conduit Model은 이용자가 고용, 회계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가지며 이용자의 약 2%가 선택해서 이용 중이다. Payroll Model은 이용자가 고용에 대한 권한은 갖지만, 급여나 세금계산 같은 회계처리 부분을 기관이 대신하고 기관은 서비스 비용을 받는다. 이용자의 약 37%가 이 모델을 선택해서 지원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Agency with choice Model은 기관이 계획, 고용, 회계부분의 전 영역을 지원하고 서비스 비용을 받는다. 이용자의 약 61%가 이 모델을 선택해서 지원을 받고 있다. 미네소타 주정부는 장기적으로 3가지 모델 중 Payroll Model만으로 CDCS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연구의 중심 커뮤니티통합 연구소(Institute on Community Integration)

32년의 역사를 가진 ICI는 범국가적 기관으로 미네소타 대학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국전역의 대학들과 연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01명의 직원은 대학원생, 전문가 집단, 공무원 등 다양하다. 현재 연구소에서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조기개입, 자페성장애, 교육평가와 개입, 교육체계개선, 전환지원에 관한 연구이다. 통합교육(Inclusive Education)을 통해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연스러운 통합을 이끌어 내기위해 노력하는 등 다양한 연구와 프로그램개발을 통해 통합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추상적인 가치가 강조된 사람중심실천(Person Centered Practices)의 개념을 1단계부터 3단계로 나눠 기초적인 지원에서부터 강도 높은 지원까지 단계별 지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실천현장에서의 적용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당사자가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데 이러한 행동이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1단계에서는 이러한 폭력적인 행동이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 안에서 서로 믿을 수 있고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2단계에서는 트라우마를 경험한 당사자의 환경적인 요소나 상황을 파악하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당사자에게 맞춤형 플랜을 만들어서 트라우마가 재현될 때 적절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 사람중심실천에 필요한 모든 도구들과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웹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어 다양한 정보의 접근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ICI는 다양한 연구 활동이외에도 미디어센터를 운영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를 제작해 인식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실천의 중심 PICS(Partners in Community Service), LIFEWorks, The Arc, RISE

   
the ARC

PICS, LIFEWorks, The Arc는 사람중심실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장애인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이다. 집중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다르지만 이들 모두 사람중심실천을 프로그램 안에 녹여내고 있는 미네소타의 대표적인 기관들이다.

PICS는 정부로 부터 승인받은 CDCS서비스 기관이다. 미네소타의 가장 큰 비영리 사회복지기관 중 하나로 가족, 아동, 노숙자, 저소득 가정을 대상으로 26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0개의 이상의 그룹 홈을 운영하고 있다.

LIFEWorks는 52년간 운영된 비영리기관으로 700명의 장애인들이 고용 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있으며, 재정지원서비스 이용자는 1천700명에 달한다. CDCS서비스는 약 700여 명이 이용 중이다. 발달장애인의 고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프로젝트 서치나 여타 다른 모델을 통해 발달장애인 고용창출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고용모델들은 미네소타의 고용우선정책과 맞물려 앞으로 더 많은 발달장애인들에게 고용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The Arc는 70년 전, 장애인 자녀를 기관에 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 부모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로 그 당시 시설이라는 선택을 피하기 위해 부모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들었다. 미네소타에는 7개 지부가, 미국전역에는 700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주로 옹호, 전환기 지원 서비스, 정보제공 등을 통해 장애 자녀를 둔 부모는 물론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원활하게 살아가기 위한 서비스를 찾고 지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에는 사람중심실천이 자리하고 있으며, 독특한 도구들을 개발, 교육, 활용 해 사람중심실천을 확장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

RISE는 1971년, 한 장애인 자녀의 부모가 자녀의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시작됐다. 초기부터 구직활동과 구직평가에만 집중해서 조직을 운영 중에 있다. 현재는 전 장애영역에 걸쳐 당사자 3천 명의 고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수가 가장 많다. 고용지원은 센터구직, 그룹구직, 독립구직의 3가지 형태로 나눠 지원된다. 센터구직은 우리나라의 보호작업장과 같은 형태이며, 그룹구직은 당사자들, 잡코치, 근로지원자를 한 팀으로 구성하고, 고용주와 RISE가 계약을 맺고 일자리를 지원하는 형태다. 독립구직은 당사자가 독립적으로 고용시장에서 활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사자들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센터구직, 그룹구직, 독립구직을 선택해, 영역을 이동해가면서 고용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RISE는 사람중심실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년 전부터 ICI와 연계해서 사람중심에 기반 한 조직 운영을 시도하고 있다. RISE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적절한 지원을 받으면 누구나 최저임금을 보장받고 독립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중이다.

 

연수를 마치며

15년 만에 다시 찾은 미국이었다. 이번 방문에서 미국이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미국사람들은 변화에 민감한 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것을 한번 만들어 놓고 꽤 오래 보존 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겉모습, 즉 외관은 견고하게 만들어 변화를 크게 주지 않으나, 그 안의 내용물은 유연하게 개인에 맞게 채워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 같았다.

개별예산이라는 정책 역시 CDCS라는 가이드라인은 확실하게 제시하고 있으나, 그 안의 서비스 내용은 당사자의 개별성을 최대한 반영해 지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러한 개별화는 사람중심실천이라는 더 큰 울타리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초기에 만들어져야할 방향성, 지향점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한번 더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사회복지정책이 정치적인 상황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만났던 실무자들은 현 미국의 정치상황에서의 사회복지 후퇴를 걱정하며 안타까워했다. 우리나라 역시 그러하기에 매우 공감이 됐다. 복지가 정치의 수단이 돼 변화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움직일 수 있기를 희망해 보았다.

8박 9일의 연수 일정 동안 정책기관, 연구기관, 서비스 제공기관을 나누어 방문함으로써 미네소타의 개인예산제도와 사람중심실천에 대한 큰 그림과 세부적인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뜻깊은 시간이었다. 기관중심의 서비스 제공방식이 아닌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방식이라는 프레임의 변화를 통해, 당사자들은 선택권을 넓히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람중심실천이 이제 시작인만큼 잘 정리하고 다듬어서 한걸음 내딛을 수 있는 견인차 역할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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