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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중심실천은 삶이다!
글. 남은숙 하상장애인복지관 부장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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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4  11: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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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구심을 불러왔던 ‘사람중심실천’

지난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주최하는 ‘사람중심계획 도구 PATH & MAPS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에 참가했다. 사람중심실천을 접하게 된 근래 몇 년 동안은 ‘그동안의 복지 서비스도 사람중심에 따른 실천 활동이었는데 왜 또 새로운 개념인 것처럼 말하지?’, ‘사람중심실천은 기본철학 및 가치이지, 새로운 접근방법이라고 할 수 있나?’ 등의 개인적인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다. 시범사업에 참여해 교육을 받으면서도 사람중심실천에 따른 PATH & MAPS라는 접근방법이 새로웠고, 장애인 당사자 특히 발달장애인 당사자 중심의 접근은 의미있는 활동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 접근방법을 기관 안에서 별도의 사업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도 함께 있었다.

 

가슴으로 번져 나간 가치

시범사업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받은 ‘사람중심계획 도구 PATH & MAPS 퍼실리테이터(이하 조력자) 양성과정’ 교육은 머릿속에서만 자리 잡았던 개념들과 생각들이 가슴으로 번져갈 수 있는 울림을 주는 과정이었다. 4일간의 구체적인 일정은 다음과 같다.

9.19(화) 사람중심철학 및 사람중심계획, 그래픽의 활용
9.20(수) PATH의 이해 및 활용
9.21(목) PATH 활용을 위한 실행
9.22(금) MAPS의 이해, 활용 및 실행

첫날은 시작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우리가 그동안 받아왔던 수동적인 교육 방식이 아닌 상호 소통하는 방식에 살짝 당황스러웠고, 앞으로 남은 3일이 두려움 반 걱정 반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사람중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알아야 했다. 교육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나를 좀 더 객관적으로 알아가게 됐다. 의도적인 목적으로 교육을 이끌어가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과정에 참여하면서 나를 성찰하고,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관계의 중요성을 알아가고, 그래픽 활동으로 경청의 신뢰과정을 표현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경험을 하면서 좀 더 쉽게 사람중심실천을 이해할 수 있었다. 첫날의 과정은 듣는 것, 이야기하는 것, 그리는 것 등 스스로 경험해 보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경청과 소통, 관계형성을 통한 신뢰 형성, 사람의 강점 발견 등 사람중심실천의 기본가치와 철학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둘째 날은 교육 참여자들이 참여 목적들을 나누면서 시작했다. PATH 개념과 실행 과정에 대한 PATH 이해의 시간으로 실제 배우는 걸음을 한 걸음씩 내딛었다. 교육을 통해서 PATH와 MAPS를 실천하기 위한 기술만을 배우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라 첫날과 마찬가지로 나와 타인, 사람에 대해 알아가기 위한 과정으로 명상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듣는 시간도 갖고, 그래픽을 해 보는 등의 실습을 진행하면서 사람의 가치, 사람의 변화, 좋은 삶 등 기본적으로 사람과 삶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PATH의 과정과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셋째 날은 실질적인 PATH 활용을 위한 실행의 시간이었다. 그동안 작년부터 PATH 진행을 보기만 하다가 실제 퍼실리테이터로 진행을 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PATH의 흐름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다. 즉 PATH를 통해서 막연하던 목표가 구체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서 변화의 힘을 믿게 됐으며, 과정이 굉장히 중요함을 깨닫게 됐다. 조력자로의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은 당사자가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 매 과정들을 자연스럽게 소통하면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믿음을 지니고 있으면서 소통하는 과정 안에서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 조력자라는 용어는 많이 들으면서도 강사 등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사람중심이 돼야 진정한 조력자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배워가기 위해 많은 경험들이 필요함을 알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교육 과정 안에서 가장 울림이 큰 시간이었다.

마지막 날인 넷째 날은 MAPS의 이해, 활용 및 실행 시간이었다. PATH와 비슷할 것도 같지만 또 다른 매력이 있는 MAPS. 이때는 써클로 참여했는데, 당사자가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함께 지원해주고, 당사자의 꿈이 실현가능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응원하게 됐다. MAPS는 당사자가 가야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주고, 서포트써클을 강화시켜 당사자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도구라고 생각된다.

첫 시작은 4일 동안이라는 긴 시간동안 어떻게 교육을 받을까 우려했지만, 4일이 지난 후에는 이 교육을 진작 받았더라면 시범사업 마무리를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았다. 하지만 이번 교육을 통해서 향후에 지속해야할 우리들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과제들을 구체화 할 수 있었다.

 

교육을 통해 얻은 것들

   
 

전체적으로 이번 교육을 통해 배우고 느낀 울림들은, 첫째로 사람중심실천(PCP)은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좋은 삶을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 단기적인 성과를 목표하기보다는 사람중심의 좋은 삶, 행복한 삶에 가치기반을 두고 PATH와 MAPS를 이해하고 실천해가야 한다. 그리고 PATH와 MAPS를 진행할 때 이런 가치 혹은 관점이 내재화돼 있지 않다면 기존에 늘 비판 받아왔던 장애인 당사자를 대상화해 접근했던 방향이나 서비스, 프로그램과 차이가 없을 것이다. 사람중심실천에 대한 가치, 관점이 내재화되기 위해서는 작은 발걸음들을 지속적으로 내딛는 실천의 경험을 참가자들과 나누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잭 피어포인트(이하 잭)와 린다 쿤(이하 린다)의 사람을 향한 태도다. 4일 교육을 진행하는 내내 잭과 린다는 사람을 생각하고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듣고 나누고 조력자와 그래퍼로서 진행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사람에 대한 진정성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일상적인 삶 속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고, 더 좋은 삶으로의 변화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이것이 잭과 린다에게 가장 깊게 받은 인상이었다. 그럼, 잭과 린다의 모습을 닮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사실 혼자의 힘으로 묵묵히 지향의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교육을 함께 받은 사람들과 향후에도 이어지는 매개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각 기관에 돌아가서 각자 이해한 가치나 관점, 실천의 내용들을 함께 공유하고, 조금씩 실천해나간다고 하면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셋째는 사람중심계획 도구인 PATH와 MAPS의 실천은 서비스나 프로그램이 아닌 ‘일상의 경험’이며, 무엇보다 경험의 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존 복지서비스나 프로그램 관점으로 진행한다면 장애인을 위한(important for~) 지원이 된다. 그러나 사람중심계획의 도구를 써서 장애인 당사자의 꿈을 찾고 이것의 실현을 함께 지원한다면 장애인에게 중요한 것이(important to~) 구현되면서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삶 속에서 스스로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PATH와 MAPS의 실천은 장애인 당사자가 본인 삶의 터전에서 직접 원하고, 결정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해나가는 것이며, 이러한 경험들이 축적되고 확대된다면 살아 숨 쉬는 장애인 당사자가 일상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넷째는 장애인복지 실천현장에서 우리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성찰하면서 PATH와 MAPS의 실천을 통해 장애인 당사자의 일상의 삶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삶의 목적을 모르면 길을 잃어버리고,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더불어 이번 교육을 받은 조력자나 그래퍼 역할들은 기관에 돌아가서 직원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실습, 연습 등 실행해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과정들이 무엇보다 중요하게다.

   
 

마지막으로는 개인적으로는 부끄럽지만 장애인복지관에서 20년째 일하면서도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하려는지, 그리고 내가 의미 뒀던 일들이 장애인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나 기여를 했는지 등을 알 수 없는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이번 교육을 통해 조금은 한 걸음 물러서서 내 모습을 바라보며 나의 삶에 다가서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참 감사한 시간이었다. 많은 교육을 받았지만 교육 이후에 이렇게 잔상이 많이 남는 교육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의미 있고 유익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주신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더불어 이번 워크샵을 통해 배운 조력자와 그래퍼 역할들을 나는 동료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즐겁게 시도해보고 싶다. 또한 발달장애인 개별유연화서포트시범사업 참여 기관간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사람중심계획 도구인 PATH와 MAPS 실천을 잘 뿌리내리게 해, 발달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우리가 사는 세상이 사람중심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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