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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그들은 또 다른 의미의 전문가 집단이다커리어플러스센터
글과 사진. 채지민 객원기자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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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1  15: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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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기에 접어든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절박함은 당연히 당사자의 고민이라고 해야 마땅하겠지만, 실제 현실의 세상 안에선 ‘엄마’라고 기록해 놓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를 일이다. ‘목걸이의 구슬을 실로 꿰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인 양 막막했던 이전과 다르게, 이젠 어느 정도의 대안들이 도출되고 있음을 다행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래도 부모 입장에서 막막한 심정인 건 여전하다. 그런 현실 안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적지 않은 기대치와 함께 진행되고 있어서, <함께걸음>의 시선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발달장애인의 취업에 특화된 활동 중심으로 출범한 커리어플러스센터가 이번 만남의 주인공이다.

 

왜 발달장애인의 취업이 어려울까?

‘현장 중심의 맞춤형 직업훈련 및 일자리 지원사업’ - 커리어플러스센터(이하 커리어센터)의 의미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위와 같은 한 문장으로 설명이 가능해진다. 2016년 서울시 시범사업으로 시의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아, 성동구청과 함께 운영을 시작한 커리어센터는 사단법인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이하 서울부모회)가 책임을 맡고 있다.

“지난 3월에 개소를 했으니까, 센터의 실무적인 틀을 갖추면서 정식으로 출범한 건 2017년 5월 전후가 될 것 같습니다. 등록은 서울부모회 산하 커리어센터로 돼 있는데, 서울시에서 기금을 댔고 그 자금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출범을 한 올해는 센터라기보다는 사업단 형태입니다. 2년 정도 시범사업으로 진행했는데, 다행히 중간평가가 괜찮아서 내년부터는 본예산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커리어센터의 이알찬 센터장은 장애계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특수교육이 전공이었던 대학 재학시절부터 당시 에바다 사태에 적극 뛰어들었고, 노들야학에서 야학교사로 활동한 바 있다. 대학시절부터 교사생활을 시작했고 졸업과 군 제대 후 상근활동가로 일했는데, 그 기간 동안 그의 가슴엔 직업적인 고민이 가장 많이 담겨져 있었다고 한다. 성인기의 장애인들하고 주로 생활하다 보니까, 중증장애인들의 원활한 사회진출이 가장 큰 당연과제였다는 것이다.

“노들야학의 출발은 정립회관으로부터 시작되는데, 당시는 정립전자라는 하나의 구심점을 중심으로 야학의 학생들이 극명하게 나눠졌어요. 그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사람들과 다닐 수 없는 사람들, 그게 마치 계급처럼 나눠져 있던 게 현실이었는데, ‘왜 장애당사자들에게 사회 속의 직업이 불가능하다는 걸까?’라는 질문이 제가 했던 고민의 대부분을 차지했거든요. 당시만 해도 직장에 출퇴근이 가능한 이동 수단은 준비된 게 없었고, ‘중증장애인의 직업’이라는 고민 또한 깊지 않을 때였으니까요.”

   
커리어플러스센터 이알찬 센터장

일? 당연히 잘할 수 있다

커리어센터는 서울시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서울시에 거주하는 발달장애 당사자들에게 사업체 현장 중심의 맞춤형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역사회 내에서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당사자의 요구에 적합한 취업지원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들야학 내에서 출발한 ‘노란들판’이라는 사업장을 아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노들의 교사로 있을 때, 중증장애인들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을 했었어요. 야학에서는 대부분 반대를 했지만, 비영리단체였던 노들야학의 명의로 제가 노동부에 그 사업 기획안을 제출했습니다. 그게 노동부에서 채택이 돼서, 그때부터 운영을 시작했던 게 지금의 노란들판인 거죠. 초기에 3년 정도 운영을 책임지며 지냈던 게, 지금의 센터 운영에도 큰 도움과 반면자료로 남겨지는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당사자의 고민은 고등학교 졸업이 다가올 무렵에 최고치에 이른다. 대학교 진학 아니면 취업의 양자택일 앞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그 다음의 고민은 새로운 무게감으로 시작된다. 진로를 결정했더라도, 그게 실제로 실행 가능한지 여부 앞에 가로막히기 때문이다.

“노란들판을 만들 때도, 저의 목표는 최고의 임금이었습니다. 최중증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겠다는 것이었죠. 그 당시의 최저임금이 76만 원이었거든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선언이긴 했지만, 최중증장애인 노동자들한테 76만 원 임금을 실제 보장했습니다. 제가 공장을 운영할 당시 받았던 건 활동가 월급이었으니까, 저는 40만 원에서 50만 원 내외를 받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발달장애인의 취업에는 항상 ‘문제은행의 문제 출제’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졸업 후 취업을 하고 싶다는 거, 그런데 현장의 훈련과 보호고용은 취업 후의 고용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 취업했다는 성취감과 기쁨은 이내 고용유지의 불안감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또한 취업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실적 위주의 취업 프로그램이 문제가 된다. ‘어느 기관에 몇 명 취업’이라는 식의,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인원 부풀리기의 숫자놀음에 대부분의 발달장애인들은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건, 전 생애에 걸친 취업지원 시스템이 부재한다는 점이다. 일단 취업을 시켰다는 데이터 중심이지, 중도탈락 내지는 중도이탈의 퇴직자 수치는 뒤로 밀려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역사회 내 일자리 자체가 부족하다. 아무런 일이라도 무조건 하겠다는 게 아니라면, 양질의 지원인력의 확보만큼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절실함이 당면과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에겐 내일의 믿음이 있다

“그래서 커리어센터는 지역사회 내의 일자리 개발에 최우선으로 집중합니다. 지역사회 내의 업체에 적성에 맞는 당사자들을 먼저 배치한 다음, 현장훈련을 일정 기간 진행하는 것이죠. 직무분석에 따른 적성을 확인한 다음, 일하고 싶은 직장에 가서 해당 업무를 직접 경함하게 만듭니다. 저희 센터는 ‘잡코치(Job Coach)’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발달장애인들의 업무를 실제 지원할 전문가들을 별도로 양성하는 것이죠. 그들이 먼저 해당 사업장에 가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접 근무하듯 움직이면서 체험으로 확인합니다. 장애당사자들이 업무에 투입되기 전, 보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업무숙지를 위한 파견을 진행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지원 과정은 어떻게 마련돼 있을까? 지원 대상자 모집은 수시로 진행되는데, 만 18세 이상의 발달장애인들에게 한정된다고 한다. 고교 졸업 예정자도 가능하고,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가능한 이들이 우선 선발된다는데, 이 대목은 당사자의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교통수단’을 지정했다는 점을 우선 감안해야 할 것 같다.

“부모회가 해외연수 등을 통해서 얻은 소중한 자료들이 있어요. 그래서 장애인개발원과 함께 다섯 군데 지자체에서 시범운영을 해봤습니다. 그 도전 과정에서 일단 좋은 평가가 나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본 사업에 들어가게 됐던 거죠. 시작은 미약할지 모르지만, 이제 곧 진행될 사무실 이전과 함께 이 사업은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갈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교과서와 교범에는 나오지만, 실제 현실화되기 어려운 항목들이 많다. 왜냐하면 실질적인 지원 없이는,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커리어센터는 자체판단을 한다. 가장 큰 결정권을 가진 서울시장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활동의 의지가 확실한 구성원들로 센터의 조직 구성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커리어센터의 본격적인 도약을 <함께걸음>의 이름으로 기원한다. 멋진 성과의 결실들이 이 지면에 곧 새롭게 새겨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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