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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평등을 향한 긴 여정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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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4  14: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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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는 2018년의 장기주제로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선정하였으며,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쟁점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정신장애인의 인권⌟(2015, 서미경) 저서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개념과 의미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제3부 ‘평등을 향한 긴 여정’에서 다루고 있는 평등권 쟁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제3 부의 평등권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차별이다. 저자는 이 장에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평등권 보호의 맥락에서 살펴보고 있으며 정신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지에 대한 이유를 차별이론에 입각하여 설명하고 있다.

국제적 차원에서 평등권은 모든 인간은 존엄성과 권리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UN 인권선언의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평등한 권리란 인간은 어떠한 조건에 대해서도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차별도 용납할 수 없다는 비차별(non-discrimination)의 원칙과 상통하며, 여기에는 차별이 야기될 수 있는 어떤 것으로부터도 보호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포함된다.

한편, 국내적 차원에서 평등권은 헌법 제 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로 대변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평등의 강조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현 수준을 알고 나면 매우 모순되고 공허한 울림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사회는 정신장애인의 자격 제한과 복지시설의 이용 제한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초,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두 가지 사안을 권고했다. 첫째는 정신장애인의 자격·면허 취득 제한을 다룬 현행 27개 결격 조항을 폐지하거나 완화시키도록 범정부 대책을 시행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4월 시행된 사회복지사업법에 규정된, 사회복지사 자격에 정신장애인이 결격자로 제한된 조항을 폐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조항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그리고 CRPD를 위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질환 자체를 치료과정이 아닌 고정적 지위로 보는 것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강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결과적으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자격요건과 관련한 현행 사회복지사업법의 조문은 다음과 같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1조의2(사회복지사의 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사회복지사가 될 수 없다.
1.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
2.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지 아니하였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사람
3. 법원의 판결에 따라 자격이 상실되거나 정지된 사람
4. 마약·대마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중독자
5.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3조제1호에 따른 정신질환자. 다만, 전문의가 사회복지사로서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 "정신질환자"란 망상, 환각, 사고(思考)나 기분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문제의 심각성은 사회복지사업법이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이후에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구가 개정 취지와 상반되게 명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이들의 사회복귀를 지원한다는 정신건강복지법의 목적과 명백한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정신장애인이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기에 적합한지의 자격의 판단을 정신과전문의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일본의 경우 이전의 법률에 명시된 결격조항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점에 동의하여 2001년 63개 관련 법률의 결격조항을 정비하였다. 영국도 2013년 정신건강(차별금지)법을 개정하여 정신질환자도 공직에 근무할 수 있고 자격 취득도 가능하도록 하였다. 미국은 정신장애로 인해 개인이 특정 유형의 자격 요건에서 배제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올 4월 국가인권위와 한국사회복지학회가 공동 주최한 학술대회의 화두는 인권이었다. 학회에서 한신대 홍선미교수는 자치법규에 도서관, 박물관, 자연휴양림 등과 같은 공공시설에 정신장애인의 출입을 제한하는 조항이 존재함을 지적하면서 ‘정신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는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재활시설로 한정할 수 없고, 다른 장애인이나 주민들과 같이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권오용 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 대표는 2012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OECD의 정신건강정책분석가들이 한국에 이러한 법규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러한 규정은 의도적으로 어기고라도 출입해야 한다‘고 분노한 사례를 들었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복지시설의 이용 제한 법령은 국제법·헌법·국내법에 모두 위배되는 차별적인 규정임을 강하게 비판하였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와 혁신을 논하는 시점에도 이처럼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 요소는 우리 사회 곳곳에 상존함을 알 수 있다. 평등권에서 강조하는, 모든 사람은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기본적인 인권이 있으며 이러한 생득적 권리는 무조적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아직도 정신장애인에게 요원해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진행형인 것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귀인-정서모형을 활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형성되는 과정이 있는데, 질병이나 장애에 대한 인지가 정서에 영향을 끼치고 대상자에 대한 태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즉 특정 증상이 개인이 통제가 불가능한 경우 예를 들면 유전이거나 불가피한 경우에는 당사자는 그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인식하여 동정하는 반응이 나타나고 자선이나 시혜와 같은 돕는 행위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장애의 경우에는 이 모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신장애의 발생이 당사자의 잘못과 무관하다고 하더라도, 공감이나 이해가 아닌 통제가 되지 않고 치료나 회복도 불가능하다는 편견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을 멀리하려는 의도로 정신장애인과의 거리를 둔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신장애를 자신의 책임이 아닌 생물학적 장애로 인식되더라도 그에 대한 두려움과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증가시켜 사회적 거리감은 증가하고, 차별은 강화된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실태를 종합할 때,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포괄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은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해나갈지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것이다. Collard 등(2012)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태도나 편견은 해당 국가의 문화나 사회적 특성을 반영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요인은 먼저, 국가가 적절한 정신보건서비스를 제공하는가에 따라, 다음은 그 사회에서 제공되는 정신보건서비스가 정신장애인의 욕구에 얼마나 적합한가에 따라, 마지막으로 존재하는 서비스가 얼마나 활용되는가에 따라 태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요인을 우리 사회에서 활용가능한 해법으로 적용하면 몇 가지 안을 도출할 수 있다.

우리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앞서 설명한 법률적, 제도적 부당성과 무관하지 않다. 법률이 주는 강력한 영향력과 대중의 신뢰도를 고려할 때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요건과 제한은 그들의 장애에 대한 위험성과 우려를 제도적으로 확증하는 셈이다. 즉 이는 구조적 요인에 해당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사회가 정신장애를 인식하는 구조가 바뀌어야만 가능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가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인식을 개선하는 것 외에 사람의 인식은 관련 제도와 문화를 개선함으로써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는 다음의 정신장애인의 욕구에 충분히 반영하는지이다. 장애를 제대로 이해하고 인정하면 다음 단계는 반차별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때 적절한 서비스 제공이 될 수 잇으며 이 서비스는 당사자의 필요와 욕구에 부합하는 충족된 형태여야 한다.

비차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3가지 형태의 평등이 있다. 첫째, 공식적/법률적 평등이다. 이 법적 평등은 개인적 속성에 따른 차이나 불평등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구조적 원인에는 관심이 없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조치에도 둔감하다. 둘째, 결과의 평등이다. 이는 특정 사안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와 결과를 동등하게 만드는 노력이 해당된다. 대표적으로 장애인 고용할당이 그것이다. 이 방식은 법률적 평등과 달리 개인의 속성에 따른 차이를 인정하고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수긍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거나 관련자들은 수용하지 못하면 평등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셋째, 평등한 기회/ 구조적 평등이다. 이는 결과와 무관하게 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하는 것을 중시한다. 따라서 구조적 평등은 불평등을 유지시키는 요인이나 장벽을 극복하려면 결과적으로 사회적 구조가 변화해야만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 개념에 기초할 경우, 표면적으로 평등하게 하는 모든 장치나 방식 및 모든 수준의 차별도 모두 경계의 대상, 개선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려면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구조가 변화되어야만 한다.

차별은 특정한 속성을 집어내고 그 속성에 부정적인 용어를 붙여 해당 집단을 부당하게 또는 다른 집단과 다르게 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장애인은 다른 어떤 장애보다도 사회문화적 요인에 의해 심각하게 차별받는 사회적 장애이다. 특히 정신장애인에 대한 근거없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표출하는 사회의 태도는 정신장애인을 훨씬 심각하고 고립시키고 지역사회로의 참여와 소통 그리고 통합을 심각하게 방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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