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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품는 이 공간, 이젠 당신을 반길 차례입니다중증장애당사자들의 손길로 운영되는 카페
글. 채지민 객원기자 ◉ 사진 제공. 한국장애인&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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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8  09: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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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의 어느 한 빌딩 안에 커피전문점이 11곳이나 입점해서 영업한다는 소식이 한때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재개발로 새로운 주거단지 건설이 시작되면, 준공 이전부터 교회와 부동산 업체들이 먼저 자리를 잡는다는 속설은 아주 오래된 얘기다. 하지만 이젠 편의점과 커피전문점이 교회보다 더 빨리 등장하는 세상이 됐다. 그만큼 대중화가 됐고, 그만큼 중심의 문화로 정착이 됐다는 의미가 된다.

커피전문점은 ‘가던 곳’을 또 가게 되는 습성이 있다. 이 지점에서 <함께걸음> 독자 여러분께 단골이자 아지트가 될 새로운 공간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8년 6월 초 현재 전국에 23개 영업점이 성업 중이고, 매년 20개소씩 지점을 늘려갈 내부 계획이 세워졌다는 또 하나의 커피전문점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독자적인 원두 개발로 뛰어난 맛을 인정받는 곳이 낫지 않을까? 게다가 중증장애인 고용을 우선함으로써, 카페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동반성장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공간이다. 올해로 3년차에 들어선 새로운 카페 브랜드 ‘I got everything’을 소개한다.

 

우린 모두가 사회 속 1인이다

‘I got everything(아이 갓 에브리씽)’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커피전문점 이미지의 카페매장이다. 2016년 10월 정부세종청사에 최초로 1호점의 문을 연 뒤, 취재 기준 현재 23호점까지 개설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서문에도 밝혔듯이 매년 20곳씩 매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하니, 멀지 않은 시점엔 전국 각지의 주요 거리에서 익숙하게 마주칠 상호와 간판이 될 거라는 기대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내실 있는 성장을 이끌어가면서도, I got everything이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핵심 내용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중증장애인 중심으로 채용하는 카페라는 점이다. ‘장애’를 굳이 앞세우진 않는다. 원두의 맛이 정말 좋은 카페, 편하게 대화하고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카페, 다시 또 찾게 되는 카페, 그런데 고객들은 몇 차례 방문한 뒤에야 뭔가를 발견하게 된다. 주문한 음료를 만드는 바리스타들이 모두 전문 과정을 이수한 중증장애당사자들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12년부터 ‘꿈앤카페’라는 이름의 체인점으로 카페사업을 시작했어요. 당시엔 지역상권이라든지 매출확대 같은 부분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중증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었거든요. 다른 무엇보다 중증장애당사자들의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목적이었던 거죠. 그런데 장애인들이 근무한다는 화제와 관심은 지속되기가 힘들었어요.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졌고, 소비자들이 느꼈던 도움과 선의라는 관점도 시장사회에선 더 이상 통용되지 않게 됐죠. 그러다 보니 전국에 51개 매장이 있지만 제각기 각개전투와 같은 상황이 돼서,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표준화 대안을 모색하게 됐어요. 전문 컨설팅업체와 치밀한 사전준비를 거친 뒤,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게 된 게 바로 ‘I got everything’입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고 마시는 이들 모두가 즐거움을 소유한다’는 의미를 담은 I got everything은 ‘중증장애인 공공·민간 연계 일자리 창출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지난 2016년부터 새롭게 진출한 프로젝트다. 단, 기존의 ‘꿈앤카페’와 다른 차별성은 전문화와 표준화, 수익성과 사회공헌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독립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프랜차이즈 매장들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와 기획 검토를 중심으로 독자생존이 가능한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그들의 성장은 I got everything만의 고유한 자체 원두인 ‘밸런스 브라운(Balance Brown)’ 개발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원두의 맛이 뛰어나다는 고객들의 평가가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독립 브랜드로서의 자리매김은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은 것 같아요. 게다가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죠. 중증장애인 고용 중심이기 때문에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으로 입점하는 게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어서, 새로운 매장의 확대 계획은 목표대로 진행될 거라 기대합니다.” 카페의 소개와 부연설명을 담당한 한국장애인개발원 직업재활팀 최한나 팀장과 대외협력부 주명희 대리, 양세민 대리는 원두의 맛이 뛰어남을 특히 강조했다. 그리고 매출신장의 중요성 또한 빼놓지 않았다. 단순히 ‘많이 팔아서 많이 벌자’는 식의 상업적 논리가 아닌, 성장할수록 고용이 늘어나는 중증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전국으로 확대시키고 실현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카페가 성장을 하면, 저희가 물품을 구입하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들도 함께 성장하게 되죠. 자체 원두 개발과 디자인 작업처럼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은 외부 전문기업에 의뢰를 한 뒤, 생산시설로 기술이전을 해서 안정적인 생산과 납품 및 수익이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I got everything이라는 카페만의 성장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중증장애인들의 사회참여 폭을 넓혀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것이죠.”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찾아가는 공간

새로 입점할 위치가 정해지면, 해당지역의 복지관이나 장애인 관련 단체들 중에서 위탁운영기관이 선정된다. 그리고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한 중증장애인들을 선발한다. 다른 일반 매장에서도 장애당사자들이 근무하는 예는 여럿 있다. 하지만 그 경우와 확연하게 다른 점은, I got everything에선 중증장애당사자들의 근무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게 가능해졌다는 사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커피전문점들의 경우, 점심시간에 가보면 거의 공장에서 찍어내듯 커피를 만들어내죠. 게다가 주문한 고객들은 주문이 지체되는 걸 받아들이지 않아요. 모든 시스템이 손님들한테 맞춰져 있기 때문에, 고객의 사소한 불만도 발생해선 안 되기 때문이죠. 업무의 속도가 일정부분 느릴 수밖에 없는 중증장애인들이 개별적으로 사회 시스템 안에 들어가는 걸 가로막는 환경밖에 없다는 거예요. 똑같이 근무하는 비장애 직원들한테 지속적인 배려와 양보 같은 도움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거죠. 중증장애를 가진 근무자는 당연한 수순처럼 청소 같은 단순 업무로 내몰리게 되니까요.”

하지만 I got everything은 바리스타의 업무속도가 바로 매장의 문화로 정착이 된다. 바리스타 서로 간에 경쟁이나 재촉, 속도의 비교 같은 걸 우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업무속도에 충실하며,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만 전념하면 된다. 하지만 처음 방문한 고객일 경우, 또한 서두름의 대명사인 ‘빨리빨리’에 익숙한 이들의 문제제기가 없을 리는 없는 일이다.

“저희 카페는 중증장애인의 근무를 내세우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런 사실을 별도로 표시하거나 고지하진 않아요. 하지만 몇몇 고객들이 왜 이렇게 느리냐고, 이 친구(직원)들이 왜 이렇게 ‘툭툭’ 무뚝뚝하게 말하느냐고 항의성 지적을 하는 분들이 간혹 계셔서, 그런 분들께는 카페의 특성을 따로 말씀드리게 되죠. 반면에 중증장애인 고용을 미리 밝혀놓는 매장도 있어요. 충남 아산에 있는 카페는 청각장애를 가진 당사자들이 근무하거든요. 거기는 예외적으로 사전에 안내를 합니다. 고객이 불렀는데도 대답을 안 하는 직원으로 문제가 되면 안 되니까요.”

짧으면 며칠, 길어봤자 3개월을 넘기기 힘들다는 중증장애인의 직장생활이 여기서는 안정적으로 지속이 된다. 몸이 아픈 것처럼 일신상의 문제가 아니라면, 근속에 대한 걱정 없이 일을 하는 분위기가 갖춰져 있는 것이다. 그게 I got everything이 유사한 다른 매장들과 구별되는 장점이 되고, 그들만의 경쟁력으로 자리를 잡는 긍정적 요인이 된다. 심정적인 안정감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낳게 되는 법이다.

“서울의 한 매장에 근무하는 분의 사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모든 게 소극적인 젊은 여성이었어요. 그런데 매장에 근무하면서 비장애 고객들과 짧은 문답을 계속 나누다 보니까, 스스로 삶에 대한 자신감 같은 게 생겨났다고 할까요? 퇴근 후 집에 와서도 가족과는 전혀 대화가 없었다는데,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께 얘기를 시작하고 오빠와 동생하고도 일상의 대화를 나누게 됐대요. 카페에서의 근무가 단순한 직업으로써의 개념이 아니라, 한 개인으로 하여금 진정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신감을 느끼게 만드는 동력이 됐다는 거죠. 이 사업을 진행하는 저희가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대목이 바로 그런 순간들입니다.”

 

   
 

우리 만나요, I got everything에서

“가장 먼저 가족들과의 관계가 원만해져요. 어떤 면에선 그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 바로 그것이겠죠. 거기에 더불어서 자신감이 충만해져요. 자신의 노동의 결과로 돈을 벌잖아요. 그게 엄청난 긍정의 힘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월급을 직접 받는다는 거, 그 힘으로 미래의 계획을 세우게 되죠. 가까운 미래든 먼 미래든 간에, 일상의 사사로운 계획에서부터 청약통장 적립 같은 구체적인 설계를 당사자 스스로 하게 된다는 건 엄청난 변화이자 발전이거든요.”

그리고 바리스타라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벗어난 다른 세상까지도 바라보는 구체적인 설계가 만들어지는 게, 곁에서 직무지원을 하는 제3자의 눈에도 확인된다고 한다.

“이 일자리가 단순히 여기서 평생 일을 하라는 의도가 아니잖아요. 일을 직접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일단 갖게 되고, 별도의 자격증을 따서 다른 영역으로 나간다 해도, 스스로 해낼 수 있겠다는 기대치를 갖게 되는 게 가장 큰 의미가 되죠. 카페라는 공간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잖아요. 사실 중증장애를 가진 분들은 사회성 부분에서 비장애 중심의 세상과 마주칠 접점이 많지 않죠. 그런데 이 카페에서는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일반적인 직장생활을 하면서 비장애의 세상과 함께한다는 건,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비장애 입장에서 ‘장애’에 대한 분명한 인식개선의 효과도 이끌어낼 수가 있죠. 카페가 성장할수록 매출신장 이상의 다양한 파급효과가 폭넓게 나타난다는 게, I got everything의 소중한 존재이유가 되는 겁니다.”

매장이 꾸준히 늘어나다 보면, 60호점이나 70호점이 생길 무렵에는 바리스타 출신의 매장 운영자도 탄생할 수 있겠다 했더니, 함께한 3인의 담당자들은 그게 자신들한테는 가장 큰 성취이자 기뻐할 일이 될 거라며 다양한 청사진들을 꺼내놓았다. 현행 ‘국유재산법’에는 ‘행정재산을 직접 공용·공공용 또는 비영리 공익사업용으로 사용하려는 지방자치단체에 사용 허가하는 경우(제34조 ①-2)’, ‘중앙관서의 장은 그 사용료를 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중증장애인의 취업이라는 공공성에 부합하기 위해,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에 I got everything 같은 카페가 입점할 때는 공간임대료가 무상으로 지원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무상지원의 취지가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3인의 담당자들은 <함께걸음> 지면을 통해 꼭 당부 드리고 싶은 사항이 있다고 했다.

“개발원 차원에서 다양한 기관을 방문하며 함께 컨설팅을 하고, 카페의 취지를 설명 드리면서 매장 설치를 권장하는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더 큰 기대감을 갖는 건 독자 여러분의 추천이에요. ‘여기에 유동인구가 정말 많고, I got everything 같은 카페가 들어서면 좋겠다’는 곳을 저희한테 적극적으로 알려주시면, 저희가 직접 방문해서 그 지역을 살펴볼 거예요. 고객이 원하는 위치에 이 카페가 자리 잡는 걸 원한다는 거죠. 많은 추천을 부탁드리고요. 또한 기존의 매장을 방문하셨을 때 ‘배리어프리’가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이 있는 작은 부분이라도 발견하신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모두에게 휴식과 위안이 되는 카페를 만들고, 그 즐거움을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는 게저희의 보람이자 최종 목표가 될 테니까요. 독자 여러분, 우리 I got everything에서 함께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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