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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신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을 먼저 고민하고 지원한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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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3  09: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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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신장애인서비스의 핵심은 지역사회에서 삶을 유지하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하루 아침에 마련된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제도와 실천을 보완하고, 당사자와 가족의 강력한 요청과 욕구에 대응하며 서비스를 개발하고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현재와 같은 지원체계가 구축되었다.

미국도 초기에 중증정신장애인은 지역사회 그리고 가족과 분리되어 주로 주립 정신병원에서 생활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정신장애인의 탈원화가 가능해졌던 배경에는 정신과 치료약의 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신과 치료약이 정부(FDA)의 승인을 받게 되자 비용이 많이 드는 정신병원보다 비입원 약물치료가 선호되었다. 동시에 정신병원에 입원한 정신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문제제기도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정신병원의 비용은 주정부가 부담하지만 지역사회 정신건강서비스는 연방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 또한 이는 주정부가 탈원화를 지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1963년 지역정신건강법은 탈원화에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1965년 저소득층과 장애인 대상의 의료급여(Medicare)의 실시로 연방정부의 지원이 확대되었고, 1970년대 장애인 대상의 공적부조인 생계안정지원금(SSI)과 사회보장장애수당(SSDI)에 기초한 중증장애인의 생계지원으로 지역사회 중심 지원이 훨씬 탄력을 받게 되었다.

2003년에 발간된 부시 보고서(Achieving the Promise: Transforming Mental Health Care in America)는 소비자로서의 권리와 서비스 접근성을 강조하며 정신보건서비스 체계를 정비하고 구축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6개의 목표를 제시하였다.

. 국민들은 정신보건이 전체 건강에 있어서 필수요소라는 것을 이해한다.

. 정신보건은 소비자와 가족 중심이다.

. 정신보건 서비스 간의 불균형이 사라진다.

. 정신보건의 조기검진과 사정, 의뢰 서비스가 보편화된다.

. 양질의 정신건강보호가 이루어지며 관련 연구가 활성화된다.

. 정신건강보호 및 정보의 접근에 선진기술을 활용한다.

부시 보고서는 특히 정신장애인의 회복의 가치와 회복을 지향하는 정신건강서비스 정책과 서비스의 반영이 강조되었다. 주요 영역에는 건강, 주거, 목적, 공동체가 그리고 지원과정에서 파트너십과 당사자가 참여하고 주도하는 지원전략계획수립이 포함된다. 이 때 회복(recovery)은 자신의 건강과 안녕을 향상시키고, 자기주도적으로 생활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변화되어가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미국은 정신장애인의 비자의입원이 각 주의 정신보건법에서 규정되고, 비자의입원에 대한 판결도 주로 주 정부법원에서 이루어진다. 1968년 제정된 캘리포니아주의 랜터만법률에서는 가족이나 친척에 의한 장애인의 강제입원을 금지시켰다. 그 법률은 다른 주에도 매우 영향을 끼쳤으며 당사자의 비자발적 입원을 예방하는 토대가 되었다. 이후 제기된 소송과 판결들은 정신장애인의 지역사회 삶을 지지하면서 인권침해는 최소화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뉴욕주의 경우 정신위생법에서 다루고 있으며 자의입원, 비자의입원, 응급입원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법원의 청문절차를 제도화하여 중립적인 심사기구가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지원하고 있다. 뉴욕주와 워싱턴주의 경우, 입원한 지 60일 이내에 당사자나 주요 관련자들이 감독자에게 서면으로 강제입원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면 청문절차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감독자는 즉시 지방법원으로 환자의 의료기록지를 보내고 법원은 자료수령 5일 이내에 청문날짜를 정하여 환자, 신청자, 감독관, 정신보건서비스 정부담당자에게 고지한다. 만약 환자의 입원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퇴원을 명령할 수 있으며 즉시 퇴원이 가능하다. 미국 장애인법(ADA)에서도 가정이나 지역사회 내 정신장애인의 거주권리를 중시하며, 장애인은 최대한 욕구에 따라 비장애인과 빈번하게 교류할 수 있는 ‘가장 통합된 환경’에서 생활하도록 지원할 것을 강조한다.

미국의 정신보건프로그램은 1946년 정신보건법제정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구성되었다. 현재 정책업무를 담당하는 공공부문의 핵심주체는 약물남용 및 정신보건청(Substance Abuse and Mental Health Services Administration, SAMHSA)이다. SAMHSA는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의 독립기구으로, 약물남용과 중독, 정신질환과 장애의 예방과 치료, 재활, 서비스 품질관리 등을 담당한다. 5개의 운영지원체계와 정신건강서비스센터, 약물남용예방센터, 약물남용치료센터, 행태보건 통계 및 품질센터 4개 핵심부서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은 각 주별로 정신보건계획과 집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와 협력하여 지원하다. 초기에는 주정부를 중심으로 정신보건전달체계가 구축되었지만 1990년대 공적 의료서비스와 사회복지서비스의 재정이 카운티 지방정부로 이관되었으며, 현재 보건의료나 기관의 관리감독은 카운티정부의 비중이 큰 편이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입원치료와 같은 고비용에 대한 서비스 부담을 줄이고 사례관리나 지원체계를 통한 지역사회기반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특히 서비스 적격성과 접근성을 통제하기 위해 초기사정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연방정부에서는 지역정신건강서비스 정액교부금(Community Mental Health Services Block Grant)을 지원함으로써 주정부가 지역사회 기반의 서비스에 주력하도록 주도하고 있다.

정신장애인을 위한 지원서비스도 주별로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뉴욕시의 경우 응급상황이라 장애인이 즉각적인 개입을 필요로 하는 경우 모바일 위기팀(Mobile Crisis Teams)에 도움을 요청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모바일 위기 팀은 무료전화가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48시간 이내에 직접 방문, 전화상담, 연계를 하도록 하고 있으나 직접 방문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보편적이다. 현재 뉴욕시에는 20여개의 팀이 평가, 위기개입, 상담, 정보제공 및 의뢰, 정신과 응급치료 이송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고 활발히 제공되는 서비스는 집중지역사회치료(Assertive Community Treatment:ACT)다. 1970년대 Wisconsin Madison의 주립병원에서 시작되었으며, 병원 입원이 잦은 사람들의 회전문현상(revolving door) 해결을 위해 고안된 지역사회 생활훈련이다. 정신장애인의 스트레스나 취약한 문제에 대해 지지적인 치료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에서 자립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ACT는 7일, 24시간 내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며, 다학제팀으로 구성된 인력이 언제, 어디서든 정신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사례관리 모델이며, PACT( Program of Assertive Community Treatment)로 발전하고 불리우고 있다. ACT의 특징은 실무자가 정신병원에서의 근무경험을 토대로 지역사회에서 개별화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정신장애인의 지역사회 삶을 구조화시키는 것이다. 제공서비스는 대처능력 향상, 신변관리와 일상능력 지원과 특히 구직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 강조되고 있다. 실무자는 사회복지사, 정신보건간호사, 약물전문가, 작업치료사, 정신과의사, 직업재활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데, 다학제팀의 리더는 전문지식이 있으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높고, 석사학위 이상의 간호나 사회복지 또는 심리전문가들이어야 한다. 실무자들은 병리적 관점을 배제하고 당사자의 강점을 찾아내고 가족, 친구, 이웃 등 지역사회 구성원을 지지하면서 지원과정에서 가족과 지역사회 연계 등의 협업을 중시한다.

1990년대 이후 ACT는 대다수 주에서 실시하고 있다. 미국 사회는 ACT를 유일하고 그리고 증거기반이 충실한 모델(evidence-based model)로 인정하고 있다. 정신장애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 노숙자 집단에도 확대, 적용되고 있으며 호주와 일본, 싱가포르에서도 시범적으로 시행되었다. ACT는 미국 전국 정신장애인연대(NAMI)가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현장 적용을 확대할 것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ACT의 제공방식이나 서비스 내용은 주마다 상이하다. 또한 모든 정신장애인에게 보편적으로 제공되기 보다 표적집단을 설정하여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권장되고 있다. 이는 ACT배경이 장기입원 환자의 퇴원을 촉진하고, 위기환자의 병원입원의 대안으로 하며 불안정한 만성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거주를 유지하려는 것과 관련이 깊다. ACT에서 강조하는 실천의 주요 원칙은 다음과 같다.

・ 다학제적 팀 구성과 팀 접근
・ 통합적이면서 개별화된 서비스 제공
・ 1:10 사례관리, 시간제한이 없는 서비스
・ 지역사회 중심의 접촉과 일상문제에 주력
・ 적극적인 아웃리치, 신속한 접근
・ 가족개입 및 직업재활 서비스

ACT의 효과는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으며 연구결과 정신병원 이용 감소, 주거 안정성 증가, 증상 감소 및 장애인의 주관적인 삶의 질 향상 등이 성과로 파악되었다.

미국 사례는 다양한 정신장애인의 불필요한 병원입원을 최소화하고 지역사회의 통합적 서비스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함의가 있다. 특히 비자의입원에 대한 폐단을 예방하고 당사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청문절차는 강제입원에 대한 논란이 많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미국 사회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신장애인들이 병원은 벗어났지만 가족이나 지역사회에는 완전히 통합되지 못하고 있으며, 또 다른 형태로 소규모 시설화 되어간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포괄적 접근을 강조하는 사례관리 모델인 ACT는 2008년 국내에서 도입하였으나 정작 중요한 요소인 다학제팀 구성과 지역사회와의 연계 미흡으로 정착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장애인의 인권 실현과 지역사회 일상적이고 통합적인 삶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보건과 복지를 통합적 서비스가 특히 강조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신장애인복지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기존의 치료나 지원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는 도전이 요구된다. 공적 영역을 중심으로 정신장애인의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변화를 모색해 온 미국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바로 이점이다.

 

참고 자료

https://www.healthypeople.gov
https://www.samhsa.gov
http://www.illinoismentalhealthcollaborative.com/provider/manual/section3/Team_Based_Services_ACT.pdf
https://www1.nyc.gov/site/doh/health/health-topics/crisis-emergency-services-mobile-crisis-teams.page
https://www.sprc.org/sites/default/files/migrate/library/freedomcomm.pdf

국가인권위원회. 2016. 정신장애인 지역사회통합을 위한 해외사례 비교연구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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