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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자폐성장애인 무시, 성인·미등록자폐인 무대책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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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9  11: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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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정부의 발달장애인평생케어종합대책에 대해 성인 자폐성장애인 자조단체 estas(조정자 이원무)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성명서]

자폐인에게는 LED 조명이 필요하다
자폐성 장애인 무시 및 성인‧미등록 자폐인 무대책 규탄한다!

12일 대한민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발달장애인평생케어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날 오전에는 청와대가 발달장애 단체와 일부 당사자들을 불러놓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가한 가운데 박능후 장관이 주관하는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우선 자폐성 장애인의 일원으로서, 자폐인들을 포함한 발달장애인에 대한 종합적 정책 추진 의사를 발표한 것에 감사를 표한다.

그러나 우리 성인 자폐성 장애인 당사자들은 이번 대책의 내용에 대해 분노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이 지적장애를 포함한 전반적 발달장애인 정책의 부족함을 드러냈음은 물론 자폐인의 권리에 대해 무지한 결과, 발달장애인법의 원동력이 된 자폐성 장애 당사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완전 무시된 지적장애인 중심의 정책만을 받아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동일한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서, 권리를 지닌 주체다. 물론 발달장애인에게 장애특성 상 의사소통, 사회성 증진 등의 지원이 필요하기는 하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발달장애인평생케어종합대책’에서는 이러한 인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책 제목에서부터 발달장애인을 돌보겠다(care)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발달장애인을 우리 사회 속에서 권리를 가질 자격이 없는 일종의 객체로 본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니 이 대책에는 결혼할 권리, 자조단체를 구성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 정보접근권 등을 통한 자기결정권, 선택권 보장조치 등을 찾아볼 수 없던 게 당연하다. 보건복지부가 발달장애인의 권리에 대해 무지하지 않았다면 ‘케어’라는 말보다 ‘권리’라는 말을 쓰며 방금 말한 내용들을 담으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인식부족은 12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발달장애인 평생케어종합대책 발표 및 초청 간담회’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종합대책에 대해 지적장애인 당사자들과 이들의 보호자들은 그나마 자기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자폐성 장애인들의 목소리는 낼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자폐 당사자들은 작품을 보여주고 커피를 만드는 등 보조적 역할만 수행해야 했다. 정부가 자폐 장애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러다 보니 발달장애인평생케어종합대책의 대부분은 지적장애인만을 중심으로 세워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대책에서 자폐성 장애인에 맞춰진 정책 수립 내용은 한 글자도 찾아볼 수 없다. 예를 들어 몇몇 자폐인 대상 미인가 대안학교의 인가가 시급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자폐성 장애인들에 대한 활동지원사 지원이나 자폐계의 최근 트렌드인 장애인 문화예술 활성화에 대해서는 검토라도 해 봤는지 의심스럽다. 애초에 지적장애인만 지원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미등록 경계선 장애에 대한 일절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경계선 자폐 장애 문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자폐성 장애의 진단기준에 IQ가 포함됨으로서 고기능성 자폐인 다수가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등록되지 못해 적절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비장애인과 동일한 경쟁 속에 내몰려 있다. 현역으로 군대에 들어가 관심병사 낙인 속에 병역을 마친 사례도 있다. 그 결과 등록 자폐성 장애인의 수는 실제보다 적은 수로 나타나고 있다. 더군다나 자신이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성인 자폐 당사자가 많은데, 이들을 위해서는 진단 비용 등을 지원할 의사가 없다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이외에도 지적장애를 포괄한 전반적 발달장애인 차원의 정책들에서도 부족함이 느껴졌다. 교육에서는 특수학교, 특수학급의 증설 등의 내용을 담아, 여전히 분리교육 정책이 중심을 이뤘다. 발달장애인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배우고 어울리며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지역사회통합 의지를 정부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 발달장애인을 외딴 섬에 있는 존재로 생각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고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발달장애인의 고용 서비스를 추진하겠다면서도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맞춤직업 훈련’에만 빠져 고기능성 자폐/지적장애 당사자들을 위한 정책이 빠졌다. 물론 고용을 소개한다면서도 발달장애와 맞지 않는 직종만을 소개하는 장애인고용공단의 인식수준도 개탄스럽다. 고용 유지를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등록 장애인이 두 명 이상 있는 회사에만 지원금이 돌아가는 현실은 알고 있는지 궁금하며, IQ라는 기준에 의해, 또는 성인이 되기까지 발견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일반인과 동일한 처우를 받는 비등록 장애인들의 회사 생활에는 관심을 가질지도 의문이다. 물론 장애인기초연금이나 서비스 지원이 고기능성 자폐 당사자들에게 하나도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은 말할 나위 없다.

이러한 정책들을 자폐성 장애인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자폐인들이 계속 낙수물을 받기를 기다려야 하는 최하등 장애인으로서의 삶을 이어나가길 정부가 추인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포용정책을 감히 말하기 이전에, 지적장애인뿐만 아니라 자폐인에게 누락된 권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자폐 당사자들을 정책논의대상에 포함시킴은 물론 자폐성 장애인들에게 긴급하고 필요한 정책들을 찾아 보급해야 한다. 자신들에게만 필요한 정책이 결정됐다고 환영하는 지적장애계에도 유감을 표명한다. 지금 자폐인들에게는 불안하고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 하나가 아닌 안전하고 싸고 오래가는 LED 조명이 필요하다.

이에 우리는 우리의 주장을 담아 대한민국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 박능후 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주장하는 바이다.

하나. 대한민국 정부는 소위 ‘대책’에서 자폐성 장애와 발달장애인 당사자를 제외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수정설계과정에 자폐 당사자를 포함하라.
하나. 대한민국 정부는 자폐성 장애인 정책에 무지한 것을 인정하고 즉각 사과하라.
하나. 대한민국 정부는 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개별 대책을 수립, 시행하라.
하나. 문재인 정권은 발달장애인평생케어종합대책을 즉각 수정하라.
하나. 대한민국 정부는 각 부처 직원들에게 지적장애인뿐만 아니라 자폐인의 권리에 대해 알려주는 장애인권리협약 교육을 정기적·효과적으로 실시해 이를 정책에 반영하라.

 

2018년 9월 19일
성인자폐성장애인자조모임 estas
(사)발달장애인과 세상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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