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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로 살아남기
이태곤 편집장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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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5  10: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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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삶이 대세가 되고 있다. 장애인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인구주택 총조사’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 1인 가구는 28.6%(561만 9천 가구)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1인 가구 비율이 2025년 31.3%, 2035년 34.3%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애인 1인 가구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 구체적인 통계가 없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사회 흐름인 만큼 장애인 1인 가구 역시 늘어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인 가구 증가는 가족이라는 전통적인 공동체의 해체를 의미한다. 가족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장애인은 더 이상 가족 돌봄 대상자가 되지 못한다. 혼자 자립해 살아야 하고 만약 돌봄이 필요하다면 가족 대신 공적 돌봄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그 동안의 장애운동이 원했던 장애인 삶의 모습이 지역사회 내의 자립생활이었기 때문에 장애인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현상은 일견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늘어나는 장애인 1인 가구가 고독하게 살 수는 있어도 고립된 삶을 살아서는 안 되는데 현실은 1인 가구 다수가 관계망이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 1인 가구 대부분은 ‘화려한 싱글’이 아니라 ‘경제적 취약계층’에 속한다. 통계청의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전체 1인 가구 중 연소득 1200만 원미만 가구가 50.6%에 이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빈곤통계연보>는 2016년 1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45.7%라고 보고했다.

전문직 화려한 싱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1인 가구가 빈곤층인데 장애인 1인 가구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혼자 사는 기초생활수급 장애인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받을 수 있는 최대 경제적인 지원액은 월 80만 원 정도다. 일하는 장애인 수입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장애인 1인 가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에 가보면 종일 TV를 보고 있거나 아니면 마당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장애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장애인 1인 가구가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관계망이 형성돼 있어야 한다. 복지관이 됐든 자립생활센터가 됐든 나서서 장애인의 지독한 외로움을 덜어주고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어려운 일들을 상담하고 해결해 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런 일을 하라고 복지관과 자립생활센터들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복지관은 찾아가서 문을 두드려야 마지못해 사례 관리를 해주고, 자립생활센터는 수익이 되는 활동보조인 연결 사업에만 공력을 들이고 있다.

특히 아쉬움을 갖게 하는 건 자립생활센터들이다. 거의 전 지역에 있는 장애인 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운동으로 시작됐고, 센터의 역할은 장애인이 시설과 가족을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었다. 즉 1인 가구가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게 자립생활센터의 역할이다.

그런데 센터들이 제 역할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놓아두고 잿밥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활동보조인 파견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고,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효과성이 검증되지 않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센터들은 더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정부가 센터를 장애인 시설로 인정해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한다. 또 극히 일부 자립생활센터장들은 센터를 이용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들려온다.

그나마 장애 친화적인 기관이 장애인 자립생활센터다. 이 자립생활센터가 역할을 포기하면 지역사회에서 혼자 사는 장애인들은 의지할 곳이 없다. 탈시설 후 대안으로 꼽힌 게 자립생활센터들이었다. 결론은 지역에 있는 자립생활센터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각자도생이다.

장애인 1인 가구는 TV에서 보이는 것처럼 독신을 즐기는 화려한 싱글이 절대 아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혼자 사는 경우가 대다수다. 1인 가구는 계속 늘어나 2035년이면 760만 명(전체 가구의 34.3%)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학계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인 가구가 대세다 보니 진화하고 분화하는 1인 가구의 특성에 맞춰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그들은 지적한다.

그렇다면 지역에서 홀로 살아가는, 누구보다 더 많은 지원이 절실한 장애인들은 누가 챙기나? 중요한 것은 늘어나는 장애인 1인 가구가 지역에서 고독하게 살 수는 있어도 고립된 삶을 살아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장애인 자립생활센터들의 분발을 촉구하며 장애계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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