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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피해장애인의 지역사회 삶을 위한 지원 사례미국 Barrier Free Living의 세 가지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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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9.05.15  14: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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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Barrier Free Living Annual Report 2016

올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는 학대피해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기로 했다. 이번 달에는 미국 ‘Barrier Free Living(배리어 프리 리빙, 이하 BFL)’이라는 단체에서 시행하는 지원 프로그램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함의를 찾고자 한다.

BFL은 1981년부터 접근 가능한 거주 지원, 지원 네트워크 구성 등을 통해 장애인 옹호 사업을 수행하고 있고, 미국 내 장애인 가정 폭력 분야에서 선도적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이 모든 형태의 학대와 편견이 없는 존엄한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BFL이 표방하는 가치는 다음과 같다.

 

● 안전은 모든 일의 기본이다.

● 안전을 위한 노력은 개인의 강점에 기반해야 하고, 안전한 삶을 위한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

● 변화 능력은 개인의 내부에서 나온다.

● 개인의 강점을 찾아내는 것은 자기 신뢰의 초석이다.

● 자기 신뢰는 목표를 이루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 자기 만족도는 지원 네트워크를 확립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을 통해 높아질 수 있다.

● 삶의 기술을 알게 됨으로써 자기 만족도는 높아진다.

● 위험을 감수하고 실수하는 것은 성장 과정의 중요한 부분이다.

● 긍정적 자아 존중감이 있는 성인은 아동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 아동의 목소리는 가치 있다.

● 정보는 권한을 강화한다. 지식 공유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 비밀 보장을 통해 신뢰가 형성된다.

● 총체적 접근법은 개별적 결정·개별적 문화·개별적 정신세계·개별적 가치관을 모두 포함한다.

● 팀 협력과 상호존중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 다양성·존중·협력을 포용한 공동체는 각 구성원을 삶을 증진시킬 수 있다.

● 우리는 이동 욕구·감각 욕구·의사소통 욕구·인지 욕구·지적 욕구·기타 욕구 등이 문화적으로 적절한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 분노를 포함한 모든 감정에 대한 건강한 표현은 권장된다.

● 가정 폭력은 화 또는 분노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 가정 폭력은 권력, 통제와 관련된 것이다.

● 장애인에 대한 부정의를 말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책무다.

 

이 가치들을 보면 가정 폭력과 관련된 부분은 후반부에나 나오고, 전반부에는 인간에 대한 지원과 관련된 공통적 가치들이 표현되고 있다. 즉 가정 폭력 피해 장애인을 위한 지원이지만, 가정 폭력 또는 장애인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일반적인 인간에 대한 지원 원칙이 우선한다. 이에 따라 안전·강점 기반·자기 신뢰·삶의 기술·위험 감수·아동의 인격권·정보 공유를 통한 권한 강화 등이 중요한 가치가 된다. 이와 함께 가정 폭력을 분노 표현으로 보면 안 되고, 권력과 통제의 문제로 보는 시각을 명확히 한다.

 

BFL에서 시행하는 세 가지 프로그램

 

BFL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은 크게 ‘프리덤 하우스’, ‘시크릿 가든 상담’, ‘각종 지원을 포함한 영구 거주 아파트’가 있다.

프리덤 하우스는 가정 폭력 피해 여성·남성·아동 등이 90일에서 180일 정도 머물 수 있는 쉼터다. 가족 단위 또는 개인 단위로 살 수 있도록 다양한 크기로 구성돼 있으며, 독립성을 보장한다. 또 휠체어 이용자·청각장애인·시각장애인 등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비가 갖춰졌다. 쉼터 직원들은 건청 또는 청각장애 사회복지사·정신건강 상담사·사례관리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영어·스페인어·미국 수어를 사용할 수 있다. 또 학대 피해자들이 회복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작업치료사 등이 지원한다.

시크릿 가든 상담은 가정 폭력에 대해 상담하고, 초기 지원을 하고, 옹호하고, 안전을 계획하는 역할을 한다. 장애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장애가 있으면서 가정 폭력을 당한 경우 상담 받을 수 있다. 단기 또는 장기 상담이 이뤄지고, 당사자와 함께 적절한 방법을 모색한다. 이 상담 프로그램은 특별히 가정 폭력 트라우마와 다양한 형태의 관계 트라우마에 특화돼 있다. 상담 이후에 시크릿 가든 집단 프로그램이 시행되는데, 이 프로그램에는 창의적 권한 강화· 가정 폭력 관련지원·금전적 지원·미용 및 자기 관리 지원·이동 지원 등이 포함된다. 사례 관리 프로그램에는 거주, 공공부조, 세금 등 은행 관련 업무·법률 서비스·의뢰·옹호 등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작업치료팀은 금전관리·자기 관리·직업 준비 등 삶의 기술을 강화시키기 위해 피해자들과 함께 노력한다. 작업치료팀은 워크숍 또는 일대일 과정을 통해 지원을 시행한다.

각종 지원을 포함한 영구 거주 아파트 프로그램은 2015년에 시작됐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50가구에 아파트를 공급했고, 70명에게 원룸 아파트를 제공했다. 50채의 아파트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전환거주 서비스(transitional housing)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전환거주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공간을 해체하고, 지원거주 프로그램의 한 형태인 BFL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었다. 이때 왜 전환거주 서비스를 종료하고 지원거주 프로그램을 도입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전환거주 서비스는 쉼터·세끼 식사·작업치료·간호· 사례 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했다. 하지만 자립의 개념을 받아들이고 자립 지원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이 서비스를 제공하던 건물을 해체하고 새로운 건물을 지으면서 전환거주 서비스를 종료하고, 지원거주 프로그램의 한 형태인 BFL 아파트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

 

BFL에서 배울 수 있는 다섯 가지

 

BFL의 세 가지 프로그램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피해자 상담이든, 아웃리치에 의하든, 사례를 노출(outing)하고, 상담 등을 통해 지원 방향을 모색하고, 학대 등에 따른 트라우마 등을 치료하는 단기 접근이 필요하고, 이와 더불어 단기적으로(90일에서 180일 정도) 쉼터 운영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독자적으로 사는 것이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원거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를 도식화하면 사례 노출 – 단기 지원(쉼터, 상담 등) - 지역사회 자립 지원(거주 서비스, 가사관리 서비스 등 지원 복합)으로 모형화할 수 있다.

둘째, 가정 폭력 피해 장애인을 위한 지원이지만, 가정 폭력 또는 장애인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일반적인 인간에 대한 지원 원칙이 우선해야 한다. 즉 폭력 피해자, 장애인 등과 같은 약점,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안전·강점 기반·자기 신뢰·삶의 기술·위험 감수·아동의 인격권·정보 공유를 통한 권한 강화 등과 같은 가치들이 우선할 필요가 있다.

셋째, 폭력을 바라보는 관점의 확립이 필요하다. 가정 폭력 등 모든 학대는 가해자의 도덕성에 의한 것도 아니고, 분노 조절 장애도 아니다. 모든 학대는 권력관계에 의해 발생하고, 권력의 우위에 있고자 하는 사람이 약한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따름이다. 따라서 이 권력관계를 바꾸기 위한 노력, 즉 피해자의 권한을 강화하고자 하는(empowering)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쉼터에서 나와서 바로 일반 아파트로 이주하면 된다. 미국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전환지원 서비스와 같은 프로그램은 전문가들의 상상 속에서 나온 것이지, 실제 일상에서 필요한 지원은 아니다. 자립의 개념에 따라 우선 거주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후 가사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 된다. 우리나라도 활동지원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된다. 만약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또는 활동지원 서비스 외에 가사관리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을 지정하고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장애인이 지원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모든 학대 피해 장애인 쉼터는 모든 장애인이 접근 가능해야 한다. 휠체어 이용자·청각장애인·시각장애인 등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비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또 개인 단위의 거주 형태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또는 개인 단위로 살 수 있도록 다양한 크기로 구성돼야 하고, 각 단위별로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 이와 같은 정상적인(normal) 지원 환경이 구축돼야만 정상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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