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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이용 차별에 대한 미국의 조치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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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1  11: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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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는 지난 5월 2일 버스를 이용하며 차별을 경험한 피해 장애인 2,100명 이상에게 버스 회사 그레이하운드(Greyhound)가 합의금 300만 달러(약 36억 원) 이상을 지급했다고 발표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레이하운드는 미국 최대의 시외버스 운송업체로 북미 전역에서 3,800개의 노선을 운행하며, 연간 1,800만 명 이상의 승객을 운송한다. 그런데 2016년경 그레이하운드가 휠체어 리프트나 고정 장치 등 접근성 장치의 고장을 방치하고 승하차를 지원하지 않는 등 장애인에게 평등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ADA(미국 장애인차별금지법)를 위반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미 법무부는 그레이하운드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2016년 2월경 소송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하며 분쟁을 종결지었다.

① 정부가 지정한 피해자들에게 총 30만 달러 지급, 추가로 최근 3년간 차별당한 장애인에게 금전 보상(금액 상한 없음)

② 시빌 페널티(Civil Penalty, 일종의 과태료) 7만 5,000달러(약 9,000만 원) 납부

③ ADA 준수 관리자 고용

④ 모든 직원에게 ADA 교육 실시

⑤ 장애인이 온라인 예약과 장애 관련 요청을 할 수 있는 시스템 구비

⑥ 3개월마다 규정 준수 노력에 대한 정부 보고

이후 위 합의 ①항에 따라 그레이하운드는 2016년경 30만 달러를 지급했고, 이후 지난 5월까지 확인된 2,100명의 피해 장애인에게 합계 296만 달러(1인당 약 1,409달러, 한화 약 169만원)를 지급했다.

미 법무부는 2017년 8월경에도 버스 회사 비버 투어웨이스(Bieber Tourways)가 ADA를 위반했다며 소송을 진행했다. 버스 회사는 시빌 페널티(Civil Penalty) 2만 달러를 납부하고, 고정 운행 구간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버스를 배치하며, 매년 직원들에게 ADA를 교육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합의했다.

위 사례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으나 생각해볼 수는 있다. 먼저, 국가가 사인에 의해 발생한 장애인 차별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피해자들로부터 일종의 신청을 받아 버스 회사와 적극적으로 법적 분쟁을 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나라에도 저상버스 승차 거부 사례나 시외버스‧광역버스 소송 사례 등이 있고,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진정 사례도 다수 있다. 그런데 전부 다 차별을 당한 피해 장애인이 직접 인권위에 진정을 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진행했다. 그리고 위와 같은 법적 절차를 통해 장애인차별로 확인되더라도 정부 혹은 지자체가 차별 행위자를 상대로 과태료를 부과했다거나 시정 조치를 명했다는 등 적극적으로 조처했다는 이야기는 듣기 어렵다. 피해 장애인이 차별 행위를 중지하라고 떠드는 것보다 버스 회사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칼자루를 쥔 정부와 지자체가 장애인 차별 행위를 중지하라고 한마디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에는 차별행위를 한 자에게 곧바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규조차 없다. 물론 우리 장애인차별금지법에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있기는 하나, 인권위가 차별로 판단해 구제 조치를 권고하고, 이후 가해자(피진정인)가 인권위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아 다시 법무부 장관이 시정 명령을 하고, 이 시정 명령을 가해자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런 구조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 다소 의문이 든다. 예컨대,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하는 주차위반 과태료는 위와 같은 복잡한 절차 없이 위반 사실이 적발되면 곧바로 부과된다. 차별행위의 경우 차별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차이점이 발생하나, 이를 고려해도 권위 있는 기관에 의해 장애인 차별 행위로 판단됐다면, 곧바로 과태료 등의 제재를 가해야지 어째서 권고에 이어 시정 명령을 한 다음,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야 과태료라는 제재를 가하는 구조를 두고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과태료 규모에서도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의 차이는 상당하다. 차별 행위를 계속해서 얻는 이득보다 피해가 더 크다면 행위는 중단될 수밖에 없다. 위 미국 사례의 각 버스 회사의 규모를 짐작하기 어려워 7만 5,000달러와 2만 달러가 각 버스 회사에게 어느 정도의 페널티로 작용할지는 모르겠으나, 위와 같은 정도의 규모의 과태료라면, 적어도 계속 차별 행위를 하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과태료에 더해, 정부가 나서서 피해자 수에 비례하는 민사 손해배상까지 요구한다. 과태료와 손해배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이상의 페널티가 주어진다.

우리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법무부 장관의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시정 명령 제도가 사실상 사문화되다시피 한 상황이고, 최대 3천만 원이라는 것은 곧 10만 원의 과태료에 처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 천만 원 단위의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미국의 조치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미국의 것보다 나은 면도 분명 있고 또 미국과는 다른 형태로 나름의 발전을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실제 운영에 있어서는 우리 입법자가 혹은 이 법을 운영하는 행정조직이 장애인 차별 행위에 너무 관대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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