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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대학 입학, 어떻게 볼 것인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위원회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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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1  11: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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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시 전형 중에는 내신이나 수능 등급과 같은 학력 정도에 대한 평가 없이 다른 서류만으로 입학을 결정하는 전형이 있다. 그 이유 때문인지 명확지 않지만 요즘 대학교에 발달장애인 학생들이 심심찮게 입학한다. 대구대학교에도 2019년 1월 기준 25명의 발달장애인이 학교에 다닌다. 그런데 이들은 수업을 쫓아가지 못하고, 성적이 상당히 낮다. 장애 학생은 절대 평가를 해서 그나마 낮은 수준이라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 수업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을 입학 과정에서 걸러내든지, 아니면 입학한 발달장애 학생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서류 전형 상 통과할 수 있는데 발달장애 학생이라고 입학을 거부한다면 이는 차별이다. 입학만 허락해 놓고 방치한다면 이것도 인권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따라 ‘발달장애 학생의 대학 입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라는 논쟁이 발생한다. 즉 ‘발달장애 학생의 대학 교육이 실제로는 쉽지 않은데 차별 금지 때문에 입학을 허용하는 것이 당사자 또는 이 사회에 바람직한가’라는 논쟁이다.

필자는 과거 지체장애인에 대한 입시 차별에서 나타난 역사적 사실들로 지금 이 문제를 해석해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기존 장애인 교육과 관련한 차별들은 논쟁이 종결되며 해결된 것이 아니라, 교육 제도가 변경되며 우연히 해결되고 있었고, 이에 따라 동일한 문제·논쟁들이 범위를 확대해 가며(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등), 또 장애 유형을 달리하며(지체장애→시각·청각장애 등 감각장애→발달장애)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선 발달장애인은 ‘인적 자원 형성’이라는 대학 교육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예전부터 현재까지 우리 교육의 목표는 사회 활동과 직업 생활을 잘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다. 60년대 자료를 보면 교장들은 지체장애인을 중학 입시에서 탈락시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사회에 나가서도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낼 방침이므로 소아마비, 곰보 등은 입학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에 나가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중등이든 대학이든 교육을 마친 사람은 그만큼 생산성이 향상됐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대접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장애인은 사회에 나가서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교육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사회적 편견이건 어떤 이유이건 장애로 인해 온전한 사회인이 되기 힘드니 교육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60년대에는 지체장애 학생들의 중학교 입학을 불허했다.

이와 같은 태도에는 어느 정도 변화가 발생했다. 즉 지체장애인이 사회에 나가서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은 여전함에도, 입학에서 차별하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사회현상을 분석하려면 다음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즉 인적 자원 형성이라는 교육 목적이 바뀐 것인지, 목적은 그대로지만 지체장애인이 사회에서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된 것인지, 장애인을 차별하면 법적 제재를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육하는 것인지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명확한 답을 내놓을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이유로 차별이 많이 감소했다고 생각한다.

발달장애인의 대학 입학을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사회에서 생산성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교육의 의미가 부족하다는 논리가 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장애 자체의 속성에 기인한 것인지, 사회의 편견 또는 구조적 결함에 의한 것인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지체장애인도 60년대에는(사실 그 이후에도) 교육을 받아도 사회에 나가서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로 여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편의시설 개선, 이동권 보장 등 사회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사회적 편견의 완화 등 사회문화의 변화에 따라, 지체장애인의 사회생활이 늘어났고, 이와 연동해 지체장애인의 교육에 대한 문제 제기도 없어졌다. 따라서 현재 수준에서 발달장애인이 교육을 받더라도 사회에 나가서 생산성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논리는 지식이 아니라 편견일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잘못된 편견을 장애 전체가 아닌 발달장애에 투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다음으로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가 있어 대학 공부가 불가능한 것은 아닌가를 고민해야 한다. 60년대 지체장애 학생의 입학을 불허하는 근거로 자주 제시된 것은 “수학 상 지장이 있다”였다. 또 “체력도 능력이고, 학업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체능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장애인은 수학에 지장이 있다”는 논리였다. 현재 이 논리는 지체장애 영역에서는 많이 희석됐지만 발달장애 영역에는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적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학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일면 타당해 보일 수도 있지만, 60년대 지체장애 학생들이 수학 능력이 없다는 편견에 억울했듯이 현재 발달장애 학생들도 억울할 수 있다.

지체장애 학생들이 수학에 지장이 없어진 것은 손상이 경미해져서가 아니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조성됐기 때문이다. 학교까지의 이동이 편해졌고, 교내에 편의 시설이 존재하고, 학업을 위한 각종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에서는 지체장애인을 위한 이동 서비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서비스,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필 서비스, 그 외 시험 시간 연장 등 각종 지원 정책을 시행한다. 물론 학교별로 차이가 크고, 지원도 충분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 정책은 전무하다. 의사소통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부재하고, 쉽게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발달장애 때문에 수학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는 정당한지에 대해 깊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결국, 현재 발달장애 학생의 대학 입학 불허 또는 제한 주장은, 인적 자원 형성이라는 대학 교육의 목표 자체에는 부합할 수 있다. 하지만 지체장애인의 경험을 살펴보면, 발달장애인이 사회에 나가서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회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작업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 또 발달장애인의 수학 가능 여부를 논의하기보다는 다른 장애 영역이 그러했듯이 수학을 위한 지원 정책을 우선 개발·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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