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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연금이라는 사회적 안전망에 기대고 싶어도오사카에서 온 편지
변미양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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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9.06.24  11: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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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형 당뇨병 장애연금 계속"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보장" ◉ 출처. KYODONEWS

5월 17일 일본 정부에서 2019년 봄에 졸업한 대졸자의 취업률을 발표했는데, 4월 1일까지 97.6%로 통계가 발표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는군요. 고졸자의 취업률도 98.2%고요. 일본에서는 인구가 줄기 시작했으며, 낮은 출산율에 고령 인구가 늘면서 일손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해요. 취업률이 높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기업이나 은행, 사무직의 채용 규모는 오히려 주는 실상이에요. 그나마 일본의 산업 구조상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기본적인 노동 조건이 갖춰져 있다는 점이 지금의 안정적인 취업 환경을 뒷받침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장애인의 취업은 이야기가 달라지겠지요. 장애의 경중과 종류에 따라 전혀 다른 상황일 텐데, 그 부분은 좀 더 알아보고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게요. 이번 달엔 취업의 장벽이 높은 현실에서 장애인에게 경제적인 사회적 안전망이 되고 있는 장애연금과 관련된 재판을 소개해 드리고자 해요.

‘장애연금’이란 질병이나 부상에 의해 장애 상태에 놓인 사람에게 지급되는 공적 연금이에요. 국민연금에 가입해 있던 장애등급 1·2급 장애인이 받을 수 있고요. 2017년에 지급된 연금액이 1급은 월 81,177엔, 2급은 월 64,941엔이었다고 해요(부양 아동에 대한 가산 적용). 생활보호제도와 비교하면 금액이 더 낮으므로 헌법 제25조의 ‘문화적으로 필요한 최저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금액’인지는 여지가 있지만, 경제적 활동이 어려운 장애인에게는 중요한 사회적 안전망이에요. 그런데 사전에 충분한 설명도 없이 갑자기 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면, 그 당사자의 생활 기반이 흔들리는 충격적인 사안이라는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1형 당뇨병’이라는 병명을 들어본 적 있으세요? 원인 불명의 자기 면역 이상으로 체내에서 인슐린이 만들어지지 않으며 스스로 조절할 수 없게 되는 질병이라는데, 대부분 성년이 되기 전에 발병한다고 해요. 생활습관병으로 분류되는 인슐린의 기능 저하가 원인인 ‘2형 당뇨병’과는 원인도 증상도 다른 것으로, 혈당 조절이 안 돼 고혈압·저혈당으로 의식 장애나 혼수상태에 빠지는 위험성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하고, 현재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인슐린을 주사하거나, 체내에 설치한 펌프로 매일 4~5회 이상 보충해서 생명을 유지시킨대요. 하지만 일본에서는 난병으로 지정돼 있지 않고 그에 대한 사회적 정책도 거의 없대요. 20세까지는 소아 특정 질환으로 지정돼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성년이 된 이후에는 지원이 없어서 월평균 3만 엔 정도를 평생 짊어져야 한대요. 다행히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환자는 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연금만이 자립해서 생활할 수 있는 유일한 경제적 방법이며 보장 제도였다고 해요.

그런데 오사카에 거주하는 환자를 중심으로 34명이 수년에 한 번 실시되는 장애상태확인증을 제출했는데, 증상에 아무 변화가 없는데도 이유도 밝히지 않고 ‘장애 2급’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 갑자기 장애연금 지급이 정지된 사태가 벌어졌어요. 이 문제가 전국의 ‘1형 당뇨병’ 환자들의 중대한 문제로 제기돼, 작년 11월 일본 정부 후생노동성을 대상으로 “치료법이 없는 ‘1형 당뇨병’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 제시도 없이 지급이 정지된 것은 위법”이라며 연금 지급 정지 취소를 요구하는 재판을 벌였어요. 지난 4월 오사카 지방법원에서 내려진 첫 번째 판결은 “이유를 명시하지 않고 연금 지급을 정지시킨 정부의 처분은 위법”이라는 거였어요. 그런데 후생노동성은 ‘지급하지 않은 이유를 정중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연금 지급은 재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거예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환자 측에서는 ‘사법을 무시했다’고 항의하며 제소할 입장을 밝혔어요.

요즘 일본 사회는 지금까지 쌓아올린 사회적 제도를 더 개선하기는커녕, 겨우 유지하기에 급급하거나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적 안전망의 그물코가 점점 느슨해지고 끊어져 큼지막한 구멍이 숭숭 뚫리는 것 같아 불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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