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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물결에서 살아남기편집장 칼럼
이태곤 편집장  |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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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9.07.02  1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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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하나를 사 먹기 위해 줄을 섰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 직원은 없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곳은 무인 계산대(키오스크) 앞이었다. 차례가 되어 주문을 하려는데, 키오스크가 너무 높아 채 손이 닿지 않았다. 당황하다가 뒷사람 눈치가 보여 주문을 포기하고 황급히 줄을 빠져나와야 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하나를 사 먹기 위해서는 보통 이런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게 앞에서 누군가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려야 하고, 가게에 들어가면 빈자리를 찾아 휠체어를 들이밀어야 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주문한 뒤, 누군가가 자리에 햄버거를 가져다주길 기다려야 한다. 예전에는 이 ‘누군가’가 가게 직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게에 직원이 없다. 대신 무인 계산대가 손님을 맞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 도입률이 60%를 넘어섰다고 한다. 커피전문점도 마찬가지다. 또 대형 마트와 식당, 편의점은 물론 이제 백화점까지 무인 계산대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장애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대형마트의 경우, 원가 절감을 이유로 무인 계산대 설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노인과 장애인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무인 계산대 설치가 확산되는 배경에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와 비대면 선호 문화, 과학 기술의 진화가 있다고 하는데, 그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는 장애인 입장에서는 무인 계산대가 새로운 장벽일 뿐이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비롯해 발달장애인들도 혼자 주문하고 계산하고 상품을 받는 과정이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유통 현장의 급격한 자동화가 장애인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전락시키고 있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지만 지하철 매표소에서 승차권을 팔던 시절, 매표는 그리 복잡하지 않은 업무니까 모두 장애인이 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 적이 있다. 지금 돌아보면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었다. 지금은 승차권도 필요 없는 시대고, 산업 현장의 자동화도 급격히 진행돼 기계뿐만 아니라 로봇이 사람 일을 대신하는 시대다. 산업 현장의 자동화 기계와 로봇들은 빠른 속도로 사람을 밀어내고 있다. 그중 장애인들이 우선적으로 밀려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동화를 선택하고 있는 산업 현장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산업 현장의 자동화 물결이 거세지면서, 일각에서는 이제 로봇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인간의 노동력을 로봇이 대체해 기업만 살찌우는 현상을 막기 위해, 변화한 주체에 대한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실화되긴 힘들겠지만 그만큼 자동화로 인해 인간 소외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막을 수 없는 자동화 시대를 장애인은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산업 현장 자동화는 한편으로는 장애인들이 단순 반복 업무에서 해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소득이다. 자동화로 인해 밀려나는 장애인에게 소득 보전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장애연금이 보편화 돼야 한다. 또 무인 판매기 도입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문제는 장애인 차별의 관점으로 접근해서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등 생활 편의 시설에 장벽 없는 접근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마련과 제도 개선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

지금 장애인들은 과거에 경험한 적이 없는 급격한 자동화의 물결이라는 새로운 파도 앞에서 있다. 선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방에서 장애인을 옥죄고 있는 자동화 물결에서 고사되지 않고 살아남을 방법 모색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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