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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학교의 출발과 헌난한 건축과정
정형석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 상임이사)  |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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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1996.03.01  1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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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학교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장애우 시설이 지역사회에서 주민들에게 여러 가지 이유로 밀려나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법적인 판례를 만들어 다시는 이 땅에 이와 같은 어리석은 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복지의 전환점을 만들 것이다.
 

▲특수학교 건립은 혐오시설인가?

 


아름다운 밀알학교의 출발
  자폐아동을 비롯한 정서장애아동을 위한 밀알학교의 설립은 한 장로교회의 헌신에 의하여 출발되었다.

신반포 소재의 남서울교회(홍정길 목사)에서는 원래 미션스쿨인 일반학교를 세워 기독교 신앙으로 학생들을 양육하고 가르침으로 미래의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를 배출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교회는 곧 기독교가 할 수 있는 학원사업을 일반학교 보다는 특수학교를 세우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특수교육 현실이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에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를 설립하여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기독교 정신에 더욱 부합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장애아동은 불과 20∼40%만이 헌법에 보장된 의무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정서장애아동을 위한 학교는 전국에 3개교 밖에 없어서 1만명으로 추정되는 정서장애아동 중 불과 500명 정도가 정서장애학교를 다니고 있다. 따라서 나머지 아동들은 일반적으로 전문적인 특수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밀알학교가 세워지고 있는 지역은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이다. 서울은 구제적인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108개 특수학교 가운데 18개만이 서울에 소재하고 있어서 다른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특수교육 수혜율이 적은 도시이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에는 특수학교가 단 한 군데도 없어서 이 지역의 장애아동은 통학하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남서울교회는 이와 같은 배경에서 교회의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을 집결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정사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를 세우려는 선한 뜻을 품게 되었다. 이를 위해 법인설립을 준비하게 되었는데 법인설립에 대한 용역을 본 밀알선교단이 맡게 되었다. 우리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교회가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인 형태를 학교법인 보다는 사회복지법인이 더욱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회복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다.

  법인설립에 따른 기본적인 서류를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교회에서는 자원만 투자할 뿐이지 법인구성은 교회와 완전히 별도로 조직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사진 구성도 교회의 인사를 배제하고 독립된 이사회를 구성하여 교회의 간섭을 배제함으로써 학교의 바람직하 발전과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교회의 선하고 아름다운 의지를 확인하고 진한 감동을 받았다. 일반적인 생각은 교회가 당연히 주인이 되어서 특수학교를 운영하려고 할텐데 아무런 이기적인 소유의식도 없이 오직 하나님의 영광과 특수학교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넓은 가슴은 우리를 더욱 흥분시켰다.

  우리는 슬며시 선한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사회복지법인을 별도로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이왕이면 장애우 선교와 복지에 경험을 가지고 있는 본 선교단이 조직한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서 특수학교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우리를 믿고 지원해 다라는 간청을 드리게 된 것이다.

  얼마 후 교회로부터 기쁜 소식이 왔다. 밀알선교단과 밀알복지재단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설립에 필요한 자원을 후원하겠다는 것이다. 너무나 기쁘고 감사했다. 얼마나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됐는지 모른다. 돌이켜보면 지난 16년동안 장애우 선교와 복지사업을 해오면서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리고 서러움과 고통도 많이 당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고난과 고통을 일순간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주민들 중에는 교회가 장애우와 특수교육을 이용해 교회를 지으려고 한다고 음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은 교회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뜻을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난관, 부지 매입

  우리는 남서울교회로부터 일차적으로 약 35억원을 지원받아 1994년 10월에 학교설립 계획승인을 받고 1995년 1월에 현재의 학교부지를 매입하게 되었다. 첫번째 난관은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벌어져다. 행정관청의 무사안일과 무소신과 특수교육에 대한 무지가 우리를 매우 힘들게 만들었다. 다른 문제가 아니라 부지대금에 관한 문제였다.

  서울시와 도시개발공사는 학교법인이 초등학교를 짓기 위해서 학교부지를 매입할 때는 조성원가의 70%에 매입할 수 있지만 사회복지법인이 특수학교를 짓기 위해 학교부지를 매입할 때는 감정가에 매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국민학교 부지가 조성원가의 70%에 해당하는 것은 의무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특수학교도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학교 과정이고 법률에 의하여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으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감정가에 매매하는 것은 너무나 억울한 일이었다.

  또한 특수학교의 경우 국·공립보다 사립이 더 많으며, 사립 특수학교의 90%가 사회복지법인인 것을 감안할 때 부지가격은 당연히 조성원가의 70%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부에서도 하지 못하는 일을 민간기관에서 많은 예산을 투자하여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고 하는데 정부에서 재정지원은 못해줄망정 사립 국민학교와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 주어야 되지 않겠는가?

  결국 관련 공무원들과 담당자들을 설득시켜 특수학교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조성원가의 70%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일원본동 일부 주민들이 계속해서 특혜를 제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어떤 주민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고액의 비자금을 조성하여 고위층에 상납하고 특혜분양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은 부지매입 과정을 모르는 주민들이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16년 동안 하나님과 사람앞에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일 해왔다. 그리고 부지매입 문제와 관련하여서도 양심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험난한 건축허가 과정

  부지를 매입한 후 설계를 마치고 건축허가서를 강남구청에 제출한 후 우리는 놀라운 일을 겅험했다. 밀알학교 건너편에 위치한 샘터마을 주민들이 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민원의 내용은 크게 2가지이다. 일원본동의 국민학교 교육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국민학교 부지에 일반아동을 위한 국민학교를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밀알학교가 종교재단에서 운영하게 될 학교이므로 학교시설이 앞으로 종교시설로 전용될 것이 확실하므로 밀알학교 건축허가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교육청에 대하여는 열악한 교육환경을 내세우고 우리에게는 종교문제를 걸고넘어진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주민들의 민원은 지나친 이기심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이 내세우는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하여 조사를 해보았더니 민원을 주동하고 있는 샘터마을의 학교인 왕북국민학교의 경우 2부제 수업학급이 고작 2개 학급에 불과하여 금년부터는 2부제가 폐지된다고 한다.

  또한 학급당 인원도 평균 44.1명에 불과해 열악하다는 말이 설득력이 부족했다. 단지 대모국민학교의 경우 2부제가 5개학급에 이르며, 학급당 인원도 평균 47.1명이나 되어 과밀학급이라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는 한다. 하지만 현재 15개 학급 중축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금년 중 2부제 수업이 완전 폐지되고 계속적인 학생수의 감소를 고려한다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서울시에서 2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학급은 145개나 된다.

  열악한 국민학교의 교육환경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특수학교 건축을 반대할 수 있는 명분은 있을 수 없다. 일반아동은 100%가 헌법에 보장된 교육권을 확보하고 있지만 장애아동의 경우는 절대다수가 기본권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아동은 2부제 수업과 과밀학급을 말하지만 장애아동은 학교가 없어서 못 다니고 있는 형편이 아닌가?

  또한 종교문제는 사실상 주민들이 특수학교를 반대하기 위해 내세우는 명분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밀알학교는 종교시설이 아니라 학교시설이기 때문이다. 단지 주일날 강당에서 종교집회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주민들이 제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것은 엄연히 사유재산권에 대한 침해인 것이다 주민들이 반대할 수 있는 것은 예배시에 소음이나, 주차문제가 주민에게 피해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아무튼 주민들은 구청과 교육청을 번갈아 방문하면서 계속적으로 이러한 민원을 제기했다. 답답한 구청에서는 주민들과 대화할 수 있는 공식적인 회합을 2번이나 마련해 주었지만 그때마다 주민대표들이 나오지 않아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던 중 다행스럽게도 관련법령의 개정으로 건축허가를 교육청에서 내주게 되었다.

  우리는 종교시설 우려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강당 건축의 백지화 외에 주차장 축소, 건물과 정문위치 변경 등의 설계변경을 하게 되었다. 마침 주민들이 의심했던 중동고등학교를 빌려 예배를 드리던 남서울중동교회도 건물을 마련하여 이전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계속해서 열악한 국민학교 교육환경을 내세우며 건축허가를 결사반대했다. 심지어 근거도 없는 소문을 퍼뜨려 우리를 모독했다. 특수학교를 내세워 종교시설을 지으려고 한다. 땅 투기를 한다. 고위층에 돈을 주고 특혜분양을 받았다. 대통령과 관계가 있다. 오랫동안 신실하게 일해 온 우리들은 정말 마음이 아팠지만 참고 또 참았다. 

일부주민들의 물리적인 건축반대

  1995년 12월 27일 드디어 건축허가가 나왔다 참으로 오랜 세월을 보냈다. 예정대로라면 지금쯤은 준공이 되어 1996년 3월에 개교를 해야 되지만 결국 주민들의 집단 민원과 반발에 부딪혀 1997년 3월에나 개교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미 우리 학교 학생들은 육영학교에서 미리 뽑아서 교육을 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그만큼 특수학교는 부족한 실정이다. 개교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아동들과 부모들을 생각할 때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르겠다.

  1월 15일, 건축현장에서 간단하게 가공식을 가지려고 했지만 어느새 주민들이 입구에 막고 들어가지 못하게 물리력으로 막아 미리 들어간 몇 사람들이 약식으로 가공식을 진행했다. 그러나 저녁에는 후원자들을 비롯한 단원들이 밀알선교단에 모여 감격적인 가공감사예배를 드렸다.

  1월 16일, 아침부터 100∼150여명의 주민들이 건축현장 입구에 차량으로 막고 장비 진입을 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현장사무소를 검거하고 "절대로 공사를 할 수 없으니 물러가라"고 소리쳤다. 심지어 장기전으로 공사를 방해하려고 대형 컨테이너 박스를 건축현장에 진입시키려고 하여 새벽까지 현장직원들과 밀알직원들과 단원들이 출입구를 막았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가 아니었다. 경찰도 현장에 있었지만 이것은 민원이니 서로 협상하여 해결하라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 몸싸움이 격렬해지면 마지못해 싸움만 말리는 형편이었다.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1억원 이상의 채권을 쓰고 아파트를 샀으니 이 땅이 자기들의 땅이라고 억지 주장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합법적인 절차에 의하여 이 땅을 매입하여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려고 하는 것이니 이렇게 물리적으로 반대하면 안되고 문제가 있으면 법적으로 다루어야한다고 아무리 설득해도 막무가내였다.

  이러한 물리적인 반대는 약 2주동안 날이 갈수록 거칠어졌다. 사진을 찍는 현장직원을 폭행하고 카메라를 파손시키기도 했다. 공사 장비를 파손시키고, 현장사무소의 전화선을 절단하기도 했다. 우리는 경찰서장을 찾아가 항의도 했지만 경찰은 움직여주지 않았다. 너무나 분하고 원통했다. 주민들은 특수학교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학교 용지에 국민학교를 지어야 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지역의 국민학교 교육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고 계속해서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를 지을 땅은 한정되어 있는데 합법적인 절차에 의하여 매입한 우리의 땅에 특수학교를 지을 수 없다고 한다면 특수학교는 어디에 지으라는 말인가!

  주민들은 계속해서 다른 곳에 가서 지으면 자원봉사도 할 수 있고 후원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러한 의식수준은 너무나 유치하기까지 했다. 솔직히 말해서 자선적, 자혜적, 동정적 봉사는 장애우복지를 증진시킬 수 없다. 장애우복지가 권리로서 이루어질 때 더불어 함께 살수 있는 진정한 복지사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주민대표들에게 협상을 제의했지만 만나주지도 않았다. 

건립촉진대회와 주민협상

  1월 30일, 장애우복지공동대책협의회와 공동으로 밀알학교 건립촉진대회를 개최했다.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500∼6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참석해 주었다.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12시 30분에 시작하여 먼저 결의대회를 가졌다. 조일묵 장애우복지공동대책협의회장의 대회사에 이어 그동안의 경과보고가 있었다. 이어서 장애우부모회 대표의 호소문 낭독과 성명서 낭독, 결의문 채택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시가행진에 들어갔다. 주민들에게 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 침묵시위로 진행했다. 가두시위를 마치고 다시 건축현장에 들어와 정리 집회를 가지고 해산을 했다. 나름대로 평가를 해볼 때 갑작스럽게 준비한 집회였지만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다.

  집회의 결과로 주민대표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2가지 의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다. 첫째는 주민들이 원한다고 하면 밀알학교 부지에 국민학교를 함께 짓도록 허락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사실 대모국민학교가 비좁다고 하지만 큰 학교를 지을 만한 입장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 증축중인 15개 학급을 밀알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 경우 통합교육의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장애아동들에게도 좋지만 일반아동들에게도 교육적인 효과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조건 안된다고 했다.

  둘째는 다른 곳에 짓는 문제에 대해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보았다. 가까운 산 뒤에 서울시 소유의 땅이 있으니 그 땅과 바꾸어서 지으라는 것이었다. 이 경우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우리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특수교육의 목표가 사회통합이고, 특수학교의 위치선정에 있어서 근접성과 이동성이 중요하며, 학교를 이용하는 장애아동과 부모들, 즉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선례를 남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계속해서 이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이전에 대한 생각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공사시작과 모금운동

  협상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약 1주일 동안 공사를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2월 5일 공사를 시작했다. 마침 이날은 주민들이 교육청에 항의하기 위하여 국민학교 등교거부를 하는 날이었다. 일부 주민은 등교거부에 찬성을 했으나 또한 일부 주민은 등교거부에 반대해 서로 다투는 입장이 되었다. 결국 극렬하게 반대하는 주민들의 힘이 분산된 것이다. 또한 그동안 주민들에게 보낸 3번의 편지와 장애우부모회의 호소문, 그리고 밀알학교 건립촉진대회가 어느 정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공사방해중지가처분과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도 주민대표들이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결국 2월7일부터 본격적으로 공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14일부터 주민들이 다시 공사장을 점거하고 물리력을 동원하여 또 다시 공사를 방해했다. 다시금 공사가 잠시 중단되었지만 22일 공사방해중지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으므로 이제는 법적인 해결책을 찾게 되었다. 경찰에서도 이제는 원칙대로 하겠다고 뜻을 밝혔으며 우리도 법적인 고발과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알렸다. 다행스럽게도 모든 언론사에서 공사방해중지가처분에 대하여 보도를 하여주었다. 주민들은 겉으로 보기에 기가 죽어 아무도 공사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따라서 지난 24일부터 공사가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는지 모르지만 주민들도 법적으로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맞는 말이다. 합법적인 공사를 불법적인 물리력으로 방해하는 것은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 문제가 있으면 얼마든지 법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또 하나의 과제가 남아 있다.
  부지매입과 설계비 등의 비용은 남서울교회에서 후원해 주었으나 건축비는 이 밀알에서 후원을 해야 할 형편이다. 다행스럽게도 언더우드 건설사에서 원칙적으로 이익을 남기지 않겠다고 하고 있으니 약 60억원 정도만 모금하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벌써 후원자 한 사람이 1억 2천 5백만원을 가져 왔다. 또한 가구업을 하는 어떤 사람은 책상과 걸상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해 주었다. 하지만 60억원이라는 거액을 모금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일도 사명감을 가지고 추진할 생각이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후원자들의 정성어린 사랑을 기대하며... 

밀알학교 사건이 주는 교훈

  밀알학교 사건을 마무리 하면서 우리가 얻은 몇 가지 교훈이 있다. 첫째는 우리사회의 장애우복지의 문제는 돈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의식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주민들은 계속해서 특수학교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결국 열악한 국민학교 교육환경을 들어 특수학교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수학교를 직접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다고 할지라도 일반아동을 위한 국민학교 교육환경을 먼저 해결한 다음에 특수학교를 지으라는 이야기는 국민학교보다 더욱 심각한 특수학교에 대한 우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둘째 장애우복지에 대한 공동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밀알학교의 문제는 밀알만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우 전체의 문제인 것이다. 밀알 학교가 무너지면 장애우복지 전체가 무너지는 것과 같다. 장애우복지공동대책위원회가 주관한 결의대회는 주민들과 국민들에게 장애우복지의 중요성을 인식시켰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도 장애우복지에 대한 문제는 서로 힘을 합쳐 공동대응을 해야 한다. 특히 정부에 대해서도 계속적인 압력이 필요하다. 경기고와 난화국민학교에 추진하고 있는 특수학교도 계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장애우복지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은 더욱 투철한 사명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아무리 반대해도 철저한 소명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필요시 주민들을 대상을 법적인 투쟁을 해서라도 반드시 우리의 권리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밀알학교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장애우 시설이 지역사회에서 주민들에게 여러 가지 이유로 밀려나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법적인 판례를 만들어 다시는 이 땅에 이와 같은 어리석은 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복지의 전환점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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