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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농아인 위한 회장 어디에

한국농아인협회 공정한 중재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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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치러진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이하 협회) 회장 선출과 이사 임명에 대해 강복원씨(현 당선자)와 최창기씨(당시 상대편 후보자)의 대립각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신임 강복원 농아협회장이 후보 등록마감일(1월 7일)을 이틀 넘긴 9일 등록하는 등 후보 자격이 없어 당선 무효라는 주장과 후보 등록과 투표 등 선거 절차가 정당했다는 주장의 대립이다.최씨가 22일 제공한 서류에 따르면 분명 강 씨의 후보 등록 날짜가 9일로 명시돼 있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왜 마감일을 넘긴 강 후보의 서류를 접수시켰는지 그리고 선거 과정에서 회원들의 불만을 묵인하고 진상 조사를 하지 않았는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첫 투표일인 2월 7일 두 후보자는 서로의 후보 자격을 놓고 미심적은 부분이 많다며 선거를 미뤘다. 협회 운영의 투명성과 허위 이력 기재 등으로 양측 모두 후보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 폭력전으로 번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3월 7월 재개된 2차 선거 역시 양쪽의 후보자 비방과 험담만 오가다가 미뤄지게 됐다. 최종으로 치러진 3차 선거 역시 근본적인 문제에 어떠한 해결도 되지 않은 채 강복원 회장의 당선으로 일단락됐다.

현장 수화 통역의 경우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나 판단 없이는 의미 전달에 오해가 생기기 쉽다. 수화 해석 차이로 빚어진 오해였을까 법 규정이나 정관을 조금씩 어겨가면서라도 당선만 되면 된다는 이기심 때문이었을까.

어쨌거나 사건의 빌미를 제공하고 양측이 모두 인정할 수 있는 형평성을 갖지 않고 무리하게 선거를 진행시킨 대한농아인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협회가 어떤 후보자를 편애하거나 결탁 여부를 해명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애초에 분란을 일으킬만한 소재를 덮어두니 지금까지 협회의 정상화만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양측은 의견 조율을 원하고 있지만 대화의 자리도 만들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향해 비방만 퍼붓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두 후보자가 수화통역사를 대동해 인터뷰를 진행할 때 입을 모아 기자에게 한 말이 있다.
“빨리 문제가 해결이 돼 차별과 불평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장애인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한국농아인협회 중앙선거관리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협회장 선거와 관련한 문제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장애인 단체가 정부의 지원이나 복지기금 및 후원 등 자본을 선점하려는 욕심 다툼 때문에 이같은 눈꼴사나운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고 치부하고 싶지 않다.

다만 두 후보의 진정성을 신뢰하고 앞으로 이들의 바람대로 지역 협회와 중앙위가 의지를 모아 희망의 아름다운 손짓이 오고가는 협회로 태동하길 바란다.
작성자최유진 기자  iamfallinfancy@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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