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관리 제대로 못하는 시설장 퇴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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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포 농아원 ⓒ김태현 기자 | ||
먼저 비리 의혹이 발생한 목포 농아원이 어떤 시설인지 알아보자. 목포 농아원은 관리와 지원은 목포시가 맡고 있지만 시설이 있는 곳은 목포시가 아닌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 85-1번지’라는 외진 곳이다. 역사가 오래돼서 1953년에 설립된 시설이고, 특이한 건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생활시설인데, 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60여 명의 장애인 중 청각언어장애인은 23명에 그치고 있었고, 나머지 37명은 지적장애인들이었다.
이 시설은 소림학교라는 장애인 특수학교가 같이 있는 시설이고, 시설의 경우 한 해 국고와 시비 합쳐서 9억3천여만 원을 지원받고 있었다.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26명이다. 시설의 고질적인 병폐인 가족경영은 이 시설도 예외가 아니어서 시설장이 조아무개 씨였는데, 농아원 재단 이사장의 부인이었고 그밖에 원장 조카가 소림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게 시설 관계자 얘기였다.
그러면 목포 농아원에 제기되고 비리 의혹은 뭘까, 목포시가 배포한 대책위에서 제기하고 있는 비리의혹 자료에 따르면, 목포 농아원에 제기되고 있는 비리 의혹은 먼저 시설 내 생활교사에 의해 장애인 원생에 대한 성폭행이 발생했고 농아원 측에서 생활인들에게 사물함과 텔레비전 등 기본적인 생활용품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또 시설 생활인들의 재활을 위한 프로그램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원 측에서 시설 생활인들에게 유효기간이 지난 후원물품으로 간식 등을 제공하고,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을 배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어치료사가 신경안정제 등의 위험 약품을 관리하고 있으며, 생활인 개인통장을 시설에서 관리하며 후원금을 가로채고, 원생들을 원장·국장과 시설차량의 세차에 동원해 왔다는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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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 25일, 목포시청에서 열린 목포농아원 비리 관련 긴급 간담회 ⓒ김태현 기자 | ||
이런 비리 의혹에 더해 농아원 비리 의혹을 외부에 제기한 이 시설 생활교사 이아무개 씨 증언에 따르면, 농아원 원장인 조아무개 씨가 미국 영주권자이기 때문에 그동안 1년에 한 번씩 한 달여간 미국에 가 체류하는데, 이 기간 동안 원에 근무하지도 않고 월급을 받아왔다는 점을 비리 의혹으로 지적하고 있었다. 또 장애인 원생들이 생활하는 방에 밖에서 문을 잠글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 원생들의 인권을 유린했다는 비리 의혹 등도 제기하고 있었다.
지난 2003년에도 비리 적발돼 벌금 추징당해
이중에서 농아원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핵심 비리 의혹은 우선, 있을 수 없는 시설 내 원생에 대한 성폭력이 발생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취재 결과 이번에 농아원 사건이 불거진 계기도 바로 이 성폭력 사건이었다. 시설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설 내 생활교사였던 서아무개 씨가 청각장애인 원생인 17세 박 아무개 양을 지난 2008년 10월경부터 시설 등에서 추행하고 성폭행 해왔는데, 이 사실은 올해 3월 원 자체조사 결과 드러났지만 시설 측에서 계속 은폐해 오다가 5월 초 한 직원이 목포시에 고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성폭행 당사자인 생활교사 서아무개 씨는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뒤 시설을 그만둔 상태지만, 시설 측에서 관리를 소홀히 해 시설에서 미성년자 원생이 성폭력 대상이 됐다는 것은 과정이야 어찌됐든 시설측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 농아원 사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 얘기다.
그리고 시설 측은 또 원생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간식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문제가 되고 있다. 그 동안 농아원 측에서 푸드뱅크를 통해 지원 받은 간식을 원생들에게 제공하면서 특히 지적장애인 원생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나 냄새가 나는 빵 등을 먹였다는 게 비리를 폭로한 관계자 증언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대책위 관계자는 “농아원 측에서 푸드뱅크 등에서 후원받은 음식을 유효기간이 지난 뒤에도 원생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해,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시설 내 지적장애인들이 먹고 만성적인 배탈과 설사에 시달렸다.”고 얘기하고 있다. 또 “양호교사가 없는 상황에서 언어치료교사가 신경안정제 등 위험 약물을 관리해 오고 있었으며, 생활인 개인통장은 물론 생활인과 외부인이 자매결연을 맺고 지원하는 개인 후원통장에 있는 돈도 시설 측에서 관리하며 다 빼서 썼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확인 결과 목포 농아원은 지난 2003년에도 비리 의혹이 제기돼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당시 목포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던 생활교사 이아무개 씨에 따르면, 현재 시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사장 부인 조아무개 씨가 시설 내 생활교사로 이름만 올려놓고 근무하지도 않은 채 무려 5년여 간 월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후원금 횡령사건으로 법원에서 시설장이 1백만원 벌금에 집행유예 3년, 당시 사무국장이 2백만원 벌금에 집행유예 3년형의 선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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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포시청 ⓒ김태현 기자 | ||
서류 위주 감사 무슨 소용 있나 문제 제기
이렇게 지난 2003년 비리 사실이 적발돼서 행정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는데, 농아원 운영이 개선되지 않고 또 다시 시설이 비리의혹에 휩싸인 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어쩌면 바로 이 점이 농아원 비리 의혹의 핵심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겠다. 비리가 적발됐으면 시설이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시설에 여전히 비리 의혹이 제기 되고 있는 것에 대해 공대위 측 관계자들과 시설 관계자들은 목포시청에 대한 깊은 불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는 시청이 시행하겠다는 특별감사에 대한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었는데, 공대위 측은 목포시와의 간담회에서 “그동안 시설 비리 사건에서, 시설 측이 제출한 서류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된 적은 거의 없다.”며 시설에서 문제가 생기면 감독관청인 지방자치단체는 시설에서 제출한 서류를 위주로 해서 행정감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시설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공대위 측 주장이 틀린 말이 아닌 것이 비단 목포 농아원 뿐만 아니라 다른 생활시설도 그동안의 사례들을 보면 문제가 생기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감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시설이나 보조금 지원 서류 등을 부실하게 작성해 놓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지자체가 시설들이 완벽하게 만들어 논 서류들을 보고 감사를 실시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감사라는 지적이 가능한 것이다.
한 시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서 “시설들이 제출하는 서류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는 것은 한강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일이다.”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이렇게 이번 사건의 경우 목포시에서 6월 초 실시하겠다는 이 시설에 대한 특별감사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장애인 단체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었지만, 목포시 관계자는 일단 감사를 통해 비리 사실이 드러나면 개선 명령과 시설장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하고, 보조금 부당집행이 있었을 경우에는 보조금 환수 조치를 취하겠다며 일단은 의지를 나타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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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보자 이아무개 씨의 휴대폰으로 전송된 문자 ⓒ김태현 기자 | ||
시설 측은 모든 비리 의혹 부인
영암군에 있는 목포 농아원을 찾아가 조아무개 원장을 만났다. 조 원장은 “시설에서 원생 성폭력 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한 관리 소홀 문제는 인정하지만 시설에 쏟아지고 있는 나머지 비리 의혹은 모두 근거가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특히 지적장애인 원생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상한 음식을 먹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고, 언론에 보도된 사진 등이 모두 조작됐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었다. 자신이 미국에 가있는 동안에도 월급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월차·연차 등을 활용해 미국에 다녀왔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답변이었다.
이어 “원생들의 개인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을 빼내 쓴 적도 없고, 의료전문인력이 아닌 일반 교사가 신경안정제 등의 위험 약물을 관리한 것에 대해서는 시설에서 근무할 간호사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조 원장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원장 안내로 시설을 둘러봤다. 그런데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생들 기숙사 방문을 외부에서 잠글 수 있는 장치가 한 방문에서 발견됐다. 원장은 “어, 왜 이게 여기 달려 있지.”라며 당황해 했다.
결론을 얘기하면 목포 농아원 비리 의혹 사건에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농아원 측에서는 아니라고 모든 비리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다른 것은 몰라도 농아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시설 관리에 소홀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은 명백하게 드러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할 수 있겠다.
단적인 예로 시설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원장이 매 해 한 달여 미국에 가 있는 동안 시설 운영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원장은 미국행 이유가 미국에서 가입한 연금을 받기 위해서라고 속내를 털어놨지만 어찌됐든 시설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원장이 시설을 비운다는 자체가 직원들에게도 시설 운영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던져준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전력을 다해 운영해도 쉽지 않은 생활시설 운영에서 시설장부터 나 몰라라 하는 사이에 시설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부패된 음식을 원생들에게 먹였다는 비리 의혹 등이 발생했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장애인들이 입은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시설을 운영하기 힘들면 차라리 시설 운영을 포기하든지, 그러지도 않고 장애인들을 볼모삼아 무사안일하게 생활시설을 운영하면서 국민세금으로 지원되는 월급만 받아 챙기는, 부적격한 시설장들은 하루속히 퇴출되어야 한다는 것이 목포 농아원 사건이 던져주는 교훈이라고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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