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축소,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 기획 연재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민의 입장에서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와 다양한 차별을 조사하여 구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기관입니다. 인권위는 정부의 인권침해를 감시하고 시정을 권고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법으로 정해 놓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현재 행정안전부는 인권위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방침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인권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인권위는 독립적인 국가기구입니다.

인권위는 정부의 인권침해를 감시하고 쓴 소리를 하는 국가기구입니다. 인권위를 입법 행정 사법부 등 3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관으로 만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나라에서도 인권기구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인권기구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권위의 독립성은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것뿐 아니라 조직에 관한 사항을 자율적 판단에 따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데 조직과 인력을 행정안전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강행처리하겠다는 것은 이러한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인권보호라는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워집니다.

인권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인권에 관한 법령 제도 정책 고나행의 조사와 시정권고,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조사와 구제, 차별행위에 대한 조사와 구제, 인권에 관한 교육 및 홍보 등을 수행하도록 설립한 국가기관입니다.

특히 인권위는 정책기능과 교육기능을 통해서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인권문제를 개선해 왔고, 인권의식을 강화하고 인권침해를 예방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행정안전부는 인권위의 핵심업무인 정책과 교육기능을 대폭 축소하는 개편안을 마련하여 시행하려고 합니다.

최근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연령차별금지법」의 시행에 따라 갈수록 업무량이 증가하여 오히려 직원을 늘려야 할 상황인데도 21% 감축하라는 것은 사실상 인권위의 주요업무를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타 부처와 비교했을 때 정도가 심하고, 협의절차도 부족했습니다.

대다수 부처의 조직개편은 효율화를 위한 인력 재배치에 머무르는 수준이고, 일부 부처의 경우 오히려 인력이 증대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현 정원의 21%를 감축하라는 행정안전부의 인권위 조직개편안은 다른 정부부처의 조직개편안과 비교할 때 과도할 뿐만 아니라 조직을 축소해야만 하는 납득할만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위는 독립기관임에도 정부의 조직관리지침에 협조하고자 지난 해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조직과 인력 실태를 점검하고 자체 조직개편안을 마련하여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추진하였습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인권위가 마련한 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없이 정원을 50%, 30%, 21%로 축소하라는 방침만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를 3월 말에 강행처리하겠다고 합니다.

우리들은 인권위 독립성을 훼손하는 조직축소 방침에 반대하며, 현재 강행처리하려는 인권위 조직축소 방침이 합리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