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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시설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이야기

탈시설공투단, 24일 시설문제 관련 촛불문화제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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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시설에 온지 저도 20년 넘었는데요. 크리스마스 같은 날은 손님이 많이 와요. 와서 방마다 보러 다니고 그러는데 우리를 동물원 원숭이 취급해요. 교회에서 온 사람들은 선물 나눠주고 이야기 하고 그러다 가고요. 큰 회사 같은데서 온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전 날 와서 우리랑 담소를 나누다가 갈 때가 되면 꼭 우리 모아 놓고 사진을 찍어요. 봉사하러 온 게 아니라 우리는 이런 일을 했다 선전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 같아 기분이 언짢아요.

주로 12월 20일부터 25일 까지 꾸준하게 많이 왔는데요. 이때 오는 사람들은 봉사하러 오는 게 아니라 우리한테 과자나 선물 같은 걸 주러 와요. 과자. 사탕을 한 꾸러미 담아오는데 손님들이 방마다 다니면서 선물을 직접 나눠주려고 하면 시설관리자들이 자기네가 나눠주겠다고 하면서 못하게 해요. 그러면 손님들은 와서 담소만 나누고 가요. 그렇게 가고 나면 관리자들이 선물을 주는 방도 있고 안주는 방도 있어요. 어느 방은 줘봤자 먹고 똥만 싼다고 하면서 안주고 어느 방은 뭐 땜에 안 준다 그런 식이에요“ - 석암비대위 김동림

“솔직히 크리스마스 되면 괴로울 때가 많아요. 손님들이 와가지고 갖은 얘기 하다가 가는 사람도 있고 우리보고 불쌍하다고 울고, 측은해서 울고... 우리를 아주 불쌍하게 보고, 그런 거예요. 근데 솔직히 그런 사람들 보는 게 우리가 더 괴로워” - 석암비대위 하상윤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TV와 신문에는 장애인사회복지시설에 찾아가 봉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러나 훈훈한 미담으로 소개되는 뉴스에 정작 당사자인 장애인들이 느끼는 이야기는 없다. 시설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 장애인들은 어떤 생각을 생각이 들었을까? 장애인들이 그 경험담을 직접 밝혔다.

지난 24일 저녁 6시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과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탈시설공투단)은 서울 혜화동로터리 오세훈 서울시장 공관 앞에서 ‘시설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이야기’라는 주제로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촛불문화제에 대해“장애인도 지역사회 안에서 보편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평범한 소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탈시설공투단은 애초 오세훈 서울시장과 직접 면담을 갖고 서울시의 대형 장애인 시설비리와 인권유린 문제 해결, 탈시설권리 보장 방안을 요구하기 위해 오세훈 시장 공관 앞으로 촛불문화제 장소를 잡았었다.

그러나 이에 앞서 공투단은 이날 오후 3시30분경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노원구 소재 장애인시설인 ‘사회복지법인 동천학원’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 차를 가로막고, 기습시위를 벌여 오세훈 시장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탈시설공투단은 지난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시청 광장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탈시설 권리 쟁취, 자립생활 보장 △시설수용정책의 전환 △석암배데스타 요양원의 대형 격리형 시설로의 이전반대 등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전개해 왔다.

작성자김용욱 기자  batblu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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