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게 살고싶은 중증장애인의 목소리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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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호 기자 | ||
지난 17일부터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간 장애인활동보조예산, 장애인노동권, 장애인 연금 쟁취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장애인활동보조예산 삭감하는 한나라당 규탄’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공동행동이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 이유는 보건복지가족부가 활동보조 예산을 508억 원 추가 배정했으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안홍준 의원과 기획재정부간의 협의 중 163억 원이 삭감돼 내년도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기 위한 대기자들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들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최용기 공동대표는 “민주당 최영희 의원을 비롯해 박은수, 전현의, 한나라당 강명순 손숙미 윤석용 임두성 유재중 의원 등 8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예결소위원회에서 어제(18일)와 오늘 예산심의를 하고 있으며, 19일 오후가 되면 심의가 마무리 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활동보조 예산 축소가 장애인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얘기해왔으나 애초 삭감된 정부예산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하루 24시간의 활동보조 서비스가 필요한 중증장애인 2명이 나와 자신의 자립생활을 위해 활동보조인 서비스의 중요함과 활동보조서비스 시간확대, 생활시간 보장 등을 촉구하는 글을 낭독했다.
다음은 이들 장애인의 발언내용이다.
장애인활동보조생활시간 보장이 필요한 중증장애인들이 동료와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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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애자 에바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 활동가 ⓒ전진호 기자 | ||
저는 방애자라고 합니다.
지체장애인이며, 현재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에바다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권익옹호팀 활동가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고 나기 전에는 길거리 포장마차로 겨우 생활을 해왔으나 먹고 살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2004년도 8월 9일 차량 타이어 펑크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로인해 경추 5, 6번 손상으로 수원시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지긋지긋한 10개월 동안의 치료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보니 세상 밖을 모르고 지옥처럼 살다가 2007년도에 활동보조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6월부터 이용을 하게 됐습니다. 00제공기관에서 이용을 하다가 활동보조인이 1주일에 1, 2회 얼굴도장만 찍고 별일 없었냐는 등 그것이 제가 아는 활동보조서비스의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죽는 게 낫겠다 싶어서 혀도 깨물고 죽을 시도를 몇 번이나 했으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것마저도 실행이 안됐습니다.
그러다 2008년 1월에 우연히 에바다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집으로 방문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분들을 통해서 활동보조서비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에바다 센터에서 월 70시간의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시간이 적어서 변경 신청을 수차례 했으나 보건소에서 매번 거절을 했습니다.
결국 마지막 신청 때야 비로소 90시간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저를 눈으로 직접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는 24시간 내내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독거 특례를 받기 위해서 아들 2명을 친척댁으로 보냈습니다.
동지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그때 그 기분이 얼마나 비참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나서야 겨우 180시간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80시간뿐만이 아니라 저는 (하루) 24시간이 필요합니다.
동지 여러분들도 저 같은 상황이라면 하루 24시간은 지원을 받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인간의 권리로서 월 720시간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저는 저만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앞으로 여러분들과 2세대를 위해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국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너무나 절실하게 필요한 활동보조예산을 삭감해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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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희선 씨 ⓒ전진호 기자 | ||
활동보조가 없으면 나는 죽어요. 활동보조가 없으면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갈 수조차 없으니까요.
내 인생의 반을 시설에서 살았습니다. 중증장애인으로 태어나 다섯 살 어린나이에 시설로 보내져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시설에서 살았습니다.
시설에서의 생활은 먹고 자고만 반복하며 이곳에 갇혀, 인간이 아닌, 마치 사육당하는 듯했습니다.
그러다 1년 전, 노들센터 체험홈에서 자립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너무 행복했습니다. 새로운 삶이었고, 용기 있는 도전이었지만 뇌성마비를 가진 중증장애인으로서 너무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체험홈에서 하루 24시간을 혼자 살아야 하는데, 혼자서는 먹을 수도 없고, 화장실을 갈 수도 없고,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활동보조를 한 달에 180시간을 받습니다. 180시간을 쪼개면 하루에 6시간밖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루의 6시간이면 아침저녁으로 시간을 쪼개서 씻고, 화장실가고, 밥을 먹기만 할뿐,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활동보조가 없어서 거의 점심을 굶고 삽니다.
심지어 몸이 아픈 날, 혼자 집에서 있다가 급기야 119가 왔던 적도 있습니다.
저는 하루에 6시간을 삽니다. 6시간에만 겨우 주체적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무엇을 해도 다른 이들에게 의지해야 하고, 부탁해야 합니다. 더구나 혼자 집에 있는 날이면 하루 6시간을 제외하고는 집에 누워 먹을 수도, 입을 수도, 화장실을 갈 수도 없으며, 천장만 보고 있을 뿐입니다.
배고프면 밥 먹고, 배 아프면 화장실가고 싶은 나는 살아있는 동물입니다.
살아있기에 사람도 만나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은, 나는 사람입니다.
나는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활동보조는 나에게 생명과 같습니다.
의원님! 활동보조 시간을 꼭 확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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