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선 의원 "장애인생활시설 내 인권침해 심각" > 기획 연재

“밖에 못나가게 해서 답답하고 너무 억울합니다. 연필깎는 칼로 자살하려다 선생에게 들켜 못했어요. 남자선생님이 키스도 했어요. 뼈가 부러졌는데, 바로 병원에 안보내고 2~3일 후에 보내줬어요. 도망가잖아요, 그러면 잡아다가 때려요. 몽둥이로 때리고 방에도 가두고 선생님들이 서너 명이 들어와 때려요. 잠가놓고 때려요. 한명은 방에 들어가니 수면제를 먹여요 선생님들이 편하려고요. 자립하고 싶고 공부하고 싶고 나가고 싶어요. 맞는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시설생활인 이명숙 (가명, 27세) 씨 증언

이정선 의원, “장애인 생활시설 내 인권침해 상황 심각”...“조속한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돼야”

▲ 이정선 한나라당 의원 ⓒ윤미선기자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은 7일 열린 보건복지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전재희 복지부 장관에게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인권유린 상황을 지적하고, 허술한 시설 감독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장애아동들에 대한 학대 예방책에 대해 강도 높게 질문했다.

울산의 모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들의 육성증언이 담겨있는 동영상을 상영한 후 이정선 의원은 “현재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18~30세 사이의 사망률을 보면 비장애인의 사망률에 비해 월등히 높다.”며 “연 90여명 이상의 장애인이 시설에서 사망하고 있으나 사망신고만 하면 끝나는 등 인권침해 여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정선 의원은 “생활시설에서 사망한 장애인들의 대부분은 뇌성마비와 지적장애아동들이었으며, 이들의 주 사망원인은 질식과 호흡곤란이었다.”라며 “장애아동도 분명 비장애아동과 마찬가지로 헌법에 명시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 내 인권유린으로 인해 많은 장애아동이 시설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재차 강조한 후 “정부차원의 장애인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이 바뀌어야한다”고 촉구했다.

전재희 복지부 장관 “장애인 시설 전수조사 실시하겠으나 과연 드러나겠나?” 회의적 입장

이에 대해 전재희 장관은 “대단히 심각하고 충격적인 상황이다.”라며 “314개 장애인생활시설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으나 과연 조사한다고 드러날 문제인지 의문스럽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전재희 장관은 “전수조사를 실시하겠으나 미리 조사한다고 하면 시설 등에서 조치를 취해 과연 이 문제가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날 수 있을지, 조사를 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이정선 의원과 상의해 효율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침해를 하는 시설장들도 있겠지만, 선량한 의미로 운영하는 이들의 명예를 어렵게 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라며 “잘못된 것은 시정하겠으나 잘하는 이들이 전체적으로 폄하되는 것은 문제.”라고 답해 시설장 측을 두둔하는 듯한 답변을 했다.

전재희 장관의 답변에 대해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변웅전 위원장은 “암행감찰 등의 방법을 써서라도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더 이상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