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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삶을 저울질하는 정부가 안타까울 뿐”

마포대교 위에서 벼랑 끝 시위 중인 시각장애인 신욱섭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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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한 동료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떠올리며 결의를 다지는 신욱섭씨. ⓒ윤미선기자

▶ 함께 : 마포대교 위에서 1박 2일 동안 벼랑 끝 시위 중인데..

- “현재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다. 어젯밤 7시부터 마포대교에서 함께 밤을 지새우던 동료 두 명이 불과 몇 시간 전. 마포대교 다리 밑, 차디찬 한강으로 투신해 현재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후송됐다. 또 어제는 우리와 함께 복지부 앞 농성을 벌이던 송근수 회장이 대회사 낭독 중 음독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이렇듯 우리 시각장애인에게 안마는 목숨을 걸고라도 사수해야 하는 절대적인 삶 자체다”

▶ 함께 : 2일, 보건복지가족부 앞 집회에 이어 마포대교 위에서 시위를 벌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 8월 28일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 면담자리에서 우리는 시각장애인 안마 독점권을 크게 훼손할 수 있는 피부미용사제도 국가자격시험 과목 중 ‘한국형피부관리’와 ‘전신관리’ 과목 폐지를 요구했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 측에서는 ‘전신관리 부문은 업무범위 침해’라는 이유를 들어 원안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이것은 정부 측이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고유의 권한을 박탈하고 안마사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으로 이해하고 있다“

▶ 함께 : 마포대교에서 벼랑 끝 시위를 벌이는 시각장애인들은 보면서 2006년도 시각장애인 안마사 위헌 사태가 떠오르는데..

- “그렇다. 생각하기도 싫은 2006년도 안마사 위헌 사태를 떠올리면 안마사 법 수호를 위해 한강에 투신해 목숨을 끊은 동료 안마사들이 떠오른다. 2006년 당시에도 헌법재판소는, 시각장애인의 삶을 생각지도 않은 채 시각장애인 안마사법 위헌 판결을 내렸었고, 3명의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목숨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08년 현재는 피부미용사 제도를 만들고 이를 시행하려 하고 있다. 우리가 주장하는 요지는 시각장애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만들어달라는 것, 그것이다.

▶ 함께 : 한국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 “내가 안마를 시작한 것이 고등학교였으니 이제 안마경력 20여 년이 훌쩍 넘었다. 나는 몸이 뭉치거나 아픈 사람들에게 안마를 해 오면서 이들의 안 보이는 마음까지 속 시원히 주물러 주었으면 하는마음으로 안마 업에 종사해 온 사람이다. 나는 나의 천직인 안마업과 나와 함께 삶을 꾸려가고 있는 전맹인 부인과 5살, 17개월의 아들,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현실은 점점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을 벼랑 끝, 아니 차디찬 마포대교 다리 밑으로 떨구고 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동료 2명이 한강으로 투신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하지만 우리는 복지부가 피부미용사제도 개선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때까지 벼랑 끝 시위를 벌일 것이며 이후 추가로 투신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작성자윤미선 기자  milkkaram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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