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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라는 두 글자

나는 장애인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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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충청]

대부분 사람들은 장애인을 보면 마치 신기한 사람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장애인은 신기한 것도 특별한 사람도 아니며 또한 죄인도 아니다.

어릴 적 난 집에서는 숨어있어야만 하는 죄인이며 어디에 가든 특별한 존재였다. 집에 친척들이나 어머니 아버지 손님이 오시면 작은 방에 숨어 있어야만 했던 나의 존재감… 하지만 그때는 그런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슬프고, 억울하고, 서러운 과거. 지금의 난 그렇지 않다. 난 모든 사람들에게 당당하고 또한 이 사회에도 역시 당당한 한 사람이다.

'장애'의 사전적 뜻을 살펴보면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이라고 되어있다. 그러나 장애인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약간 '다름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생활의 제약을 받는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그 말에 딴지를 걸어보면, 장애 자체가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기보다 사회에서 장애인을 사회생활 하는 데 제약을 받게 만들고, 사회가 장애인을 불평등하게 대우한다. 예를 들어보자. 비장애인들을 각자가 원하는 시간에 기차를 탈 수 있는데 왜 장애인들은 리프트 달린 기차는 정해진 시간에만 기다렸다 타야 하는가?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그나마 하루에 몇 대 있던 리프트 달린 기차를 없앴다는 것이다. 말이 되냐고요!

리프트 달린 기차는 대전에서 충북선 기차 16대 정도 있는데, 2007년 말까지 하루 평균 4~5번 운영했다. 그런데 2008년 3월부터 충북 노선은 리프트 달린 기차를 전부 없애버렸다. 이유는 "충북선에 장애인들이 열차를 많이 이용하지 않아서"라고 한다. 그 뒤로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에 민원을 넣어 건의를 하여 충북선에 하루에 딱 2번 운행을 한다.

   
▲ 출처 부안 21
한 가지 더 비판해보면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로 만들어진 장애인 화장실이 왜 화장실 청소기구의 보관함이 되고, 청소하는 아줌마의 개인 물품 보관소가 되어야 하는가. 장애인 화장실 문을 열어보면 온갖 쓰레기, 밀대걸레, 의자, 옷걸이, 청소하는 아줌마 속옷, 기타 등등. 온갖 것들이 다 있다. 이것은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아니다.

장애인이 '장애'가 있어서라기보다 사회가 장애인을 두고 '장애'를 만든다. '장애'라는 두 글자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은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 아마 동정, 더럽다, 아픔, 고통, 처절함, 비참함, 교육, 봉사, 방구석, 놀림 일 것이다.

하지만 난 '장애'라는 두 글자를 들으면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감사, 행복, 사랑, 미래, 친구. 이런 따뜻한 단어들 말이다. 내가 몸에 장애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너무나 좋은 친구들과 지인들을 못 만났을 것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지 못해 감사함을 몰랐을 것이다. 또한 작은 배려와 사랑에 큰 행복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장애가 있으므로 미래에 나의 더 발전된 모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난 참 '장애'로 인해 행복하다. 앞으로는 장애를 지닌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작성자조우리 (다사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운영위원)  cmedia@cmed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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