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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원짜리 마을이 억대마을이 된 것 같다’

아름다운 마을보다 더욱 빛나는 장애인과 함께 그리는 그림,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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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21]

   
지난 5월 24일 조용하던 향교마을이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댄다. 어린 아이들부터 청소년, 어른들까지 120여명의 사람들 속에는 장애인도 함께 있었다. 고즈넉하기 만한 향교마을에 이들이 모인 이유는 바로 ‘장애인과 함께 그리는 벽화’ 작업을 위해서다.

부안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이춘섭) 미술교실 20여명의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벽화그리기 사업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과 사회통합을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벽화는 지난해 5월 행안면에 위치한 제일공업사 벽 50미터를 시작으로 같은 해 7월에는 부안읍 명당마을 100미터 담장에 그림을 그려 지역사회로부터 큰 주목을 받은바 있다.

   
명당마을 김형록 이장은 “벽화작업을 장애인과 함께 한다고 했을 때 마을 주민들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장애인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많았었는데 작업이 모두 끝나고 나서는 ‘장애 아닌 장애다’, ‘장애인도 못할 것이 없다’며 칭찬이 자자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김 이장은 또 ‘백만 원짜리 마을이 억대마을이 된 것 같다’며 아름다운 마을 보다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심어 준 것이 더욱 가치 있었던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장애인과 함께 그리는 벽화 사업은 지난해 성과가 바탕이 되어 올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었다. 한 해 동안 총 네 번이 진행되며 향교마을이 그 첫 번째 장소가 된 것이다.

부안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의 미술지도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손정국 선생님은 향교마을 벽화 컨셉을 전통문양과 은은한 색감으로 정했다. 벽화는 미술학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밑그림을 그리고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색을 칠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사람이 소통하고 교감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말을 통해 혹은 눈빛이나 몸짓으로 말이다. 그러나 벽화그리기 현장에서는 그림으로 소통하고 교감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같은 생각으로 붓을 들고 같은 느낌으로 하나의 거대한 그림을, 그보다 더욱 빛나는 가치를 그려내는 것이다.

   
부안장애인종합복지관은 오는 7월과 9월 10월 세 차례의 벽화그리기 작업을 앞두고 있다. 마을마다 벽화사업에 대한 설명회가 선행되며 신청한 마을을 대상으로 적합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통해 그림을 그릴 마을을 선정할 계획이다.
작성자부안21  buan21@buan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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