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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들어가도 운동성 놓치지 않을 것"

[동영상으로 보는 기사] 총선 릴레이 인터뷰 ① 진보신당 박영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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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 최용기 공동대표,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윤종술 공동대표를 비롯한 장애운동계 인사 268명이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선출된 박영희 공동대표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은 “박영희 후보가 가장 낮은 곳에서 치열하게 투쟁으로 장애인의 권리를 쟁취해왔다.”며 “진보적 장애운동을 통해 변혁을 열망하는 박 후보가 진보정치 대열 맨 앞에서 열심히 투쟁해나가리라 기대하는 마음에서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함께걸음>은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으로 당적을 옮겨 공동대표직과 비례대표 1번으로 추천받은 박영희 후보와 만나 출마의 변을 들어봤다.

-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으로 탈당하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그렇다. 마음고생이 많았다. 여기까지 오기 참 힘든 과정을 지냈다. 갈등도 많이 겪었고...”

-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고 진보신당으로 이적한 이유가 궁금하다.

“진보정당이라던가 이런 거창한 얘기보다는, 애초에 정치란 걸 하겠다, 의정활동이란 걸 한번 활동해봐야겠다, 그런 고민을 했다.
그랬던 가장 큰 이유는 장애인 문제를 정당에서, 국회에서 풀어보고, 그런 결정구조에 들어가서 한번 봐야겠다, 우리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무엇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내 개인만을 생각했다면 국회의원이 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의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잘 펼칠 수 있는 곳이 어디냐’가 더 중요했다.
민주노동당에서 당의 여러 가지 혼란을 겪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하고자 하는 장애인 운동을 이곳에서는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의원이 되던, 정당에서든 장애인 문제를 풀어가는 건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당의 지지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함께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나 스스로는 부족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20년간 장애인 운동을 해오면서 많은 동지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했고,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당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문제에 대해서 함께 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 함께 풀겠다는 마음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사회적인 소수자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있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진보신당을 선택했다.”

  undefined       ▲ 박영희 후보 ⓒ전진호 기자     장애인 문제 함께 풀어나갈 의지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파 진보신당 선택

진보신당하면 민주노동당에서 어떤 이념적인 투쟁 속에서 나오고 패권 때문에 나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건 굉장한 오해다.

내가 나오게 된 동기는 그 안에서 우리가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었던 거고, 사회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는 관점에 차이가 있었던 거고, 사회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 하는 관점에 있어서 굉장히 다른 관점의 차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진보신당이라는게 민주노동과 다른 신당이란 의미가 아니라, 이 사회에서 다른 정당, 예를 들면 통합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이런 것과는 다른 신당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정당하면 ‘장애인을 정당에서 뽑아줘서 선택해서 뽑는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내가 이 정당을 선택했다’고 말하고 싶다.”

- 진보신당에서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렇다. 굉장히 부담스러운데, 정당사상 처음으로 장애여성이 공동대표가 큰 의미가 있다고 그러더라. 다른 대표들도 나와 함께 활동하면서 장애감수성을 키워가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당은 발기인대회를 하거나 대표자를 뽑으면 5.18 묘지를 가거나 국립묘지를 가거나 하는데, 우리는 서민의 현장으로 들어가자고 해서 남대문 시장으로 갔다.

다른 대표들은 남대문 시장을 돌아다니며 상인들의 고민도 듣고 물가도 알아보고 하는데, 나 같은 경우는 남대문 시장 구조상 전동휠체어로 돌아다니기 무척 힘든데다가 눈까지 와 엄청 고생을 했다.

게다가 점심식사를 냉면을 먹기로 했는데, 전동휠체어 접근이 안 돼 칼국수를 먹게 됐다.
(우리들은) 뭘 먹을까하는 고민보다, 어딜 들어갈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먼저 하지 않나.
나와 함께 생활하며 다른 대표들도 편의시설이 있는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몸으로 체험한 것이다.”

- 총선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이다. 이 때문에 대표단은 연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실 진보신당이 너무 낯설기 때문에 홍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정당 활동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총선이 끝난 후에 잡아갈 예정이다.
지금은 총선체제에 집중하고 있다.”

- 비례대표 당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가.

“한쪽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부정적으로 보긴 하는데, 나로서는 아직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신선하게 보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오는 16일 창당대회를 하고나며 더 많이 알려지지 않을까 싶다.”

- 장애인 비례대표를 두고 ‘구색 맞추기’라는 목소리도 있는데.

“(우리가) 비례대표가 되거나 어떤 대표성을 갖게 될때마다 ‘구색 맞추기’, ‘들러리’라는 이야기를 참으로 많이 들어왔다. 그 때문에 (나 또한 그런 이야기를 들을까봐) 두렵다.
여성이기 때문에 들어야 하는 소리, 장애인이기 때문에 들어야 하는 소리, 사회적 소수자이기 때문에 들어야 하는 소리들인데, 이는 장향숙 의원 때도 나왔던 얘기다.

이는 장애인을 주체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고 본다.
나는 이 문제를 조금 다르게 봤으면 하는데, 장애인을 주체적이고 독립적이고, 자기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이를 이슈화하기 위해 ‘장애인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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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고, 그렇게 해방된 세상을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고 본다." ⓒ전진호 기자  
 
- 활동가에서 정치가로 변신하는데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나는 정치권에 들어가도 운동을 놓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치를 하기 때문에 운동을 놓친다는 생각은 옛날의 생각이라고 본다.

‘정치 따로 운동 따로’는 구시대적인 사고다. 정치인들도 운동을 해야 하고, 운동하는 사람들도 정치를 해야 한다고 본다.”

-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접근과정에서 힘의 논리 등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나 혼자만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당에서 얼마나 지지해주느냐라는 문제도 있겠고, 국회 안에 있는 장애인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힘이 돼 줄지는 모르겠지만... 편하기 위해 하는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

오늘 모 신문의 칼럼에 ‘다툼’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진보는 다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화롭게 안주해 있다면 그것은 변화가 없는 거라고 보며, 그게 여태까지 내가 운동해온 방식이었다.

지금까지 까칠하고 못된 여자, 드센 여자 이런 소리를 들었던 이유가 바로 이런 생각 때문인데, 국회의원이 되면 좀 품위 있게 지내야 하나?(웃음)”

나도 25년 전에는 참 착한 장애여성이었는데, 이 말을 하면 아무도 안 믿어준다.
그때만 하더라도 정말 집에서 조용히 살고, 남하고 싸움 한번 못해봤고, 집밖에 외출하는 게 하나의 행사였다.

학교도 못 다니는 게 당연했었는데, ‘내가 왜 학교를 못가야 하는 거지?’, ‘내가 왜 가서는 안되는 거지?’라는 반문을 하고, 싸우고 투쟁하기 시작한 것을 보면 나도 많이 변했다.
국회의원이 되고나면 어떻게 변할까, 좀 더 세련되게 변했으면 한다.”

- 앞으로의 포부를 이야기해 달라.

“장애여성으로 장애인을 대변하는 비례대표로 가겠지만 장애인 문제만을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장애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느꼈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바꿔가는 데 노력하겠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고, 그렇게 해방된 세상을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고 본다.”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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