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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여성비하발언, 저급한 여성인식 부각 안돼

이 후보 측 답변서 내용 "궤변"에 "적반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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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여성 비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측에서 16일 해명에 나섰으나, 오히려 그 파장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명박 후보 측은 “이명박 후보가 편집국장단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 발언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 후보는 그 자리에서 여성을 비하하거나 특정 직업을 비하한 적이 없다”고 한나라당 대변인실 명의로 여성단체에 답변서를 전달했다.

이명박 후보 측은 이 답변서에서 “특정한 직종과 그 종사자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비하라고 한다면 모르겠으나, 발언 자체에는 여성을 비하하거나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 그런 취지가 없었음을 분명히 한다”며 발언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발언의 전후 맥락도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서 모두가 자기 일에 최선을 다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문제가 된 발언은 이 후보가 10여 개 중앙일간지 편집국장들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나온 것으로 인터넷매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오마이뉴스는 12일 이 후보가 ‘인생의 지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른바 마사지걸 판별법 등 이 후보가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하고 이 자리에 배석한 인물들의 말을 인용해 주변 정황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보도가 있은 이후 여성계는 “여성인권을 침해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성명을 13일 발표하고 발언의 진위 여부와 성매매 문화에 대한 관점 등을 밝혀줄 것을 이 후보 측에 요구했다. 그 마감시한이 15일이었으므로 이 후보 측의 답변서는 이틀을 넘겨 전달된 셈이다.

그러나 답변서에 대한 여성계와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5개 여성단체는 17일 성명에서 “한나라당이 보낸 답변은 적반하장식 변명과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질문의 본질을 피해 납득할 수 없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누가 들어도 어이없고도 비상식적인 해명”이라고 주장했다.

여성계는 또 “이 후보의 발언은 누구나가 보아도 여성을 상품화, 대상화 시키는 발언으로 도덕적으로, 대통령 후보로서의 품격과 자질을 충분히 의심스럽게 할만한 발언”이라며 “일련의 사건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답변을 통해 드러난 반여성적이고 반인권적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양성평등후보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여성비하 발언 그 자체에 대한 문제 제대로 부각 못돼

그러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인지 여성비하 발언 그 자체에 대한 문제가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낮은 여성인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대중에게 파급력이 큰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의 여성인식에 대한 문제는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인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내용 없이 정치적으로만 이용되고 사장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회의도 나온다.

정지영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 위원장은 이 후보의 발언이 “여성의 육체나 성이 남성의 소유물이라는 인식의 기반해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명박 후보만의 인식이 아니라 일반적인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은 18일 부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이 후보 측의 답변서에 대해 “궤변도 이런 궤변이 없다”고 일축하고 “애초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을 농담이랍시고 한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거듭되는 발뺌은 개선의 여지까지 의심하게 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언론사 간부를 모아놓고 ‘여성의 외모’를 안주삼아 술잔을 돌리는 사회에서 기회균등의 사회란 꿈같은 이야기”라며 “다시 한 번 권하지만 지금은 사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국사회당은 “이명박 후보는 그간 발마사지 파문뿐만 아니라, 동성애자 결혼 반대, 장애인 낙태 허용, 관기 발언 등 언어폭력 수준에 가까운 반인권적인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며 “각각의 발언들에 대한 거센 반대여론에 대해서도 이번 발마사지 파문과 마찬가지로 ‘사과’와 ‘반성’은커녕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사태를 ‘무마’해 보려는 시도만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한국사회당은 “이명박 후보는 스스로 자신이 한국사회의 미래를 논할 자격이 없는 사람임을 증명하고 있다”며 “이명박 후보와 같은 저열한 인권의식을 가진 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자는 대선후보로서 함량미달”이라고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조수빈 기자 bination@jinbo.net

작성자조수빈 기자  bination@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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