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어보면 후회할 걸요?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안 먹어보면 후회할 걸요?

장애여성공감에서 만드는 ‘아울쿠키’

본문


  undefined  
 
  ▲ 단백하고 바삭한 아울쿠키 맛보세요! ⓒ소연 기자  
 
“인터뷰 안하고 사진 찍겠다더니 왜 그(렇게 부끄러워하고 그)래~”
작업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고 말하니 한 제빵사가 분주하게 움직이던 손놀림을 멈추고 카메라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아무렇지 않은 듯 작업을 하다가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3초도 지나지 않아 이내 혀를 쏙 내밀고 만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동료들은 깔깔깔 웃음을 터트린다.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빵을 구울 때는 건드리면 혼날 것 같은 표정을 짓더니 막상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라니까 영 어색한 모양이다. 제빵사의 얼굴은 어느새 붉어지고 이를 지켜보는 동료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

  undefined  
 
  ▲ 새로 선보일 크랜배리 바게트를 굽고 있다. ⓒ소연 기자  
 

지난 8월부터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제빵 주문을 받기 시작한 ‘아울쿠키’. 아울쿠키는 장애여성공감(이하 공감)에서 장애여성의 일자리 마련, 멀게는 장애여성의 독립을 위해 마련한 작은 작업장이다. 내부장애인 1명, 청각장애인 2명, 지체장애인 2명, 비장애인 2명 등 모두 7명의 여성들이 이곳에서 유기농을 재료로 한 단백하면서도 달콤한 빵을 생산하고 있다. 본지에서 작업장을 방문한 날에도 주문받은 빵을 만드느라 작업장은 분주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모두들 바쁜 와중에도 한번 씩 농담을 주고받으며 작업장 분위기를 띄우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아울쿠키에서 만들어지는 제빵은 크랜베리 머핀, 쌀살구 머핀, 무화과 타르트, 메이플 케이크, 살구 케이크, 파우더 케이크, 메이플 쉬폰 케이크, 녹차 쌀 카스테라 등 8가지. 모두 엄선한 유기농 재료로만으로 만들어졌으나 가격은 다른 업체들의 유기농 제품에 비해 저렴한 8백 원~천 원 선이다. “유기농 재료를 써서 값싸게 판매할 수는 없지만 동종 유기농 제품에 비해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어요.”

  undefined  
 
  ▲ 완성된 크랜베리 바게트. ⓒ소연 기자  
 

아직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하지 않았고 당초 주요한 판매통로로 계획한 웹사이트 구축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 많은 주문이 밀려들어오진 않는 상황.

“그냥 만들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만들고 나니 할 일이 너무 많아요. 단체 활동과 이곳에서 처리해야 할 행정 업무의 성격이 너무 달라서 무척 애를 먹고 있죠.”

  undefined  
 
  ▲ 여울쿠키를 운영하는 사람들이예요. 가운데는 장영란 사업자. ⓒ소연 기자.  
 

십여 년 가까이 인권운동만을 해온 활동가에게 시장에 판매할 제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이윤을 내야 하는 활동은 여간 까다롭고 복잡한 일이 아니다. 또한 작업장 공간이 좁고 제빵 기계들의 구조가 비장애인 위주로 설계되어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기계를 이용해 빵을 굽는 일에 참여하기 어렵다. “생산 과정에서 지체 장애인들이 배제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들도 생산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예요.”

  undefined  
 
  ▲ 녹차 쌀 카스테라. 가격 800원. ⓒ소연 기자  
 

  undefined  
 
  ▲ 무화과 타르트. 가격 1,000원. ⓒ소연 기자  
 

장애여성 일자리 마련을 위해 겁 없이 뛰어든 사업인지라 쇼핑몰 구축, 관련 행정절차 습득, 판매전략 수립, 시장 확보, 홍보 강화, 모든 유형의 장애인들이 접근가능한 작업장 구축 등 고민하고 수립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이제껏 공감이 해왔던 방식으로 천천히 그들의 속도에 맞게 진행해나가려 하고 있다.

“몸에 좋으면서 저렴한 빵을 생산하면서 장애여성들의 일자리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모델로 아울쿠키를 발전시켜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바람이 장애여성 일자리 확보의 작은 희망으로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 주문전화 : 02-441-2392, 이메일 : aallcookies@empal.com

작성자소연 기자  cool_wom@hanmail.net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