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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새로운 사회운동 가능합니다!"

-진보운동 관련 포럼 제안하는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활동가의 편지

본문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가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진보운동을 지향하는 '소통/연대/변혁 사회운동포럼' 참여를 제안하는 긴 편지를 돌렸다.
박 활동가는 "거세어진 신자유주의 세계화 아래, 권력의 맛에 길들여진  과거 투사들이 주도하는 정치판 속에서 진보운동이 신음하고 있다. 현 진보운동으로는 민주주의와 기본권, 그리고 평화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에 박래군 활동가는 새로운 진보운동의 흐름이 필요하다며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고 제안해왔다.

 '소통/연대/변혁 사회운동포럼'은 오는
8월30일(목)~9월2(일)  4일간 진행할 예정이며 장소는 미정이다.
이 포럼은 '대안사회를 향한 사회운동의 전망과 과제'를 위한 대안전략토론, 연대전략 등을 주요내용으로 다룰 예정이다.

 

결코 기다려주는 법이 없는 게 시간입니다...
어느새 6월, “독재타도! 민주쟁취!”의 함성으로 뒤덮였던 항쟁을 기념하는 행사들도 막을 내렸습니다. 민주주의의 요구도, 최소한 권력교체의 요구도 내걸지 않은 채 한 판 축제판이 끝났습니다.
87년 헌법이 자유주의정치세력들의 정치적 담합으로 귀결되고, 노동자들의 경제적,사회적 변화의 요구는 철저히 배제한 채 탄생한 것처럼 항쟁 20년을 기념하는 일도 그런 구도를 넘지 못했습니다.

저는 군사독재자의 자리에 신자유주의 독재자가 자리를 차지하고, 거리를 달리던 투사들이 권력의 단맛에 취해 있는 이때, 그들이 주도하는 행사가 아니라 우리가 대중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투쟁이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한미FTA 체결은 내줄 거 다 내주고도, 더 내줄 것이 있다는 미국의 요구에 끌려 재협상으로 가고 있고, 7월부터 시작되는 ‘비정규직보호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벌써부터 거리로 내몰리거나 알량한 일자리라도 유지하려고 자존심을 팔아버려야 합니다.
진정 우리는 아직도 항쟁의 기억만을 간직한 채 무기력하게 저들의 기념행사를 바라만 보아야 하는 것인가요?

요즘 너나없이 힘들다고 합니다...
운동을 하면 일의 성과도 남고, 대중도 남고, 조직은 강화되어야 하는데, 투쟁의 작은 성과도 만들지 못하고 패배의 기록만 쌓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1년 내내 투쟁했습니다. 그런데도 한미FTA 협상 저지하지 못했고,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하지 못했고, 비정규직법의 통과를 저지하지 못했습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기본권을 지키고, 평화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미제국주의의 패권적인 침략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고, 공권력을 앞세운 정권의 탄압은 더욱 거세어졌습니다.

우리는 한 순간도 투쟁을 멈춘 적이 없습니다. 매일 회의며, 투쟁이며, 술자리며 소홀히 한 적이 없습니다. 운동하다 병난다고 산재로 인정받는 것도 아니고, 고용보장이 되는 것도 아닌데도 운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정치권에 진출한 진보세력도 아닌 정치인들 때문에 도매급으로 욕을 먹기도 하고, 운동진영 내에서 발생한 이러저러한 비도덕적인 일들로 인해서 욕을 먹기도 합니다. 힘들게 활동하는 우리들의 충정은 아랑곳없이 비난의 화살을 받기가 일쑤입니다.

걱정스러운 일은 이런저런 오해가 아니라 차이를 강조하는 것에 익숙해 있고, 그 차이로 인해서 의도부터 의심하고, 연대하지 못하는 이유로 삼는 것입니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다르지만 같은 지점을 확인하고, 그로부터 가능한 연대부터 찾아내는 것, 그리하여 차이가 결국은 운동의 풍성함으로 발전하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존의 민중운동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운동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운동들의 수평적인 네트워크로 새로운 운동을 만들 수는 없나요?

작은 운동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는 것, 보편가치를 추구하는 운동들을 엮어보자는 것, 그래서 중앙 집중이 아니라 분야별로 자생적으로 커왔고, 운동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그런 단위들, 그리고 지역마다에 뿌리내린 자치운동체들이 서로 운동을 점검해주고, 상호침투해주는 그런 운동은 가능합니다.

각자의 전망을 가지고 움직이는 단위들, 그러기에 지침이나 방침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움직이면서도 진보운동의 한 방향을 향해 달려가는 그런 운동, 집회판이라면 중앙무대에 얼굴마담 하는 몇몇 연설가가 정치 선동하는 게 아니라 그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주체가 되는 그런 집회, 그렇게만 된다면 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그 흐름으로 전체 진보운동의 기풍을 새롭게 세울 수 있지 않을까요? 만나면 힘이 되고, 기쁨이 되는 관계, 소통을 통한 연대가 이루어지는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 운동의 분화가 아니라 총체적인 현실에 총체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강력한 중앙이 있고, 지역이 있는 것이 아니라 중심이 전국에 퍼져 있으면서도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 비슷한 입장의 단체들이 모여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로 충분한 운동, 실천에서는 제도화된 운동양식, 관성에 찌든 운동방식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상상력을 존중하는 운동, 운동권만의 친목대회가 아니라 대중들과 호흡하는 운동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우리의 포럼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협소한 기존의 운동틀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들의 논의로 새로운 전망을 만들어 봅시다. 새로운 사회운동은 가능하고,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안간담회를 다음과 같이 갖고자 합니다. 시간을 내어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제안 간담회>
일시: 2007년 6월 18일(월) 오후 7시
장소: 인권운동사랑방 회의실(2,5호선 충정로역 5번 출구, www.sarangbang.or.kr 참조)
누구: 진보적인 사회운동에 관심 있는 모든 조직과 개인
내용: ‘소통/연대/변혁 사회운동포럼’ 준비과정에 대한 설명과 참석자들과 대화
문의: smf@jinbo.net 또는 laegoon@hanmail.net


작성자박래군(인권운동사랑방)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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