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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립회관, 결의대회 막으려 전 직원 동원

백장관 "언론때문에 손해봤다" 며 취재방해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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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립회관민주화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이하 정립공대위)는 4월 12일, 정립회관의 파행운영 및 정립회관 수영장 재건축 공사와 관련한 한국소아마비협회, 서울시, 광진구청 3자의 유착관계, 불법, 특혜,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를 지난 4월 2일 감사원에 접수하고 이를 알리는 투쟁결의대회를 정립회관 주차장에서 진행하고자 하였으나, 정립회관 직원들과 일부 이용자들의 저지로 진행에 난항을 겪었다. 

정립공대위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동투쟁단)이 행사 예정 시각인 오후 3시에 정립회관에 도착했을 땐, 이미 정립회관 직원들과 정립회관 탁구부 동호회 장애인 이용자들이 공대위와 투쟁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각 팀장들, 전 직원에게 투쟁결의대회 저지 참여 요구

집회 때마다 정립공대위의 활동을 멀찌감치 떨어져 구경만 하던 정립회관 직원들이 12일 결의대회 때는 우르르 몰려와 행사를 저지하고, 일부는 카메라와 캠코더로 현장을 촬영했다. 탁구부 동호회 장애인들 또한 “집회 허가도 받지 않고 찾아와서 왜 이용자들 교육을 방해하느냐!”며 적극적으로 공대위와 420공동투쟁단 활동 저지에 나섰다.

현장을 지켜보던 김형국 직업재활팀장에게 직원들이 미리 알고 나와 있었던 것인지 등의 정황을 물으니 “여기 온 사람 중에 정립회관 이용자들은 하나도 없다. 다시 수영장 건축도 하고 있는데… 법대로 할 부분이 있으면 법대로 하면 되지, 확성기 틀고 떠들면 정립회관 이용자들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그것 땜에 직원들과 동호회 이용자들이 나서게 된 것이다”는 답변을 들려줬다.

결의대회 저지에 나선 탁구부 동호회 한 이용자에게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냐고 물으니 “매달 이맘 때, 이 시각에 집회를 해서 그걸 알고 미리 나오게 됐다”며 “허가 받지 않은 집회를 하면서 시끄럽게 하니까, 소리라도 작게 해달라는 뜻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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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정립공대위의 집회는 1월에 개최된 문화제 이후 몇 달간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약 세 달간 집회가 열리지 않았는데도 매달 이 시각에 집회가 열렸던 것을 참고해 미리 저지 활동에 나섰다는 이용자의 말은 뭔가 석연치 않은 의문을 남긴다.

또한 정립회관 프로그램 정상화를 위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의대회 저지에 나선 것이라는 김형국 직업재활팀장과 달리 김재원(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 정립회관지부) 지부장은 “당일 오전 각 팀장들이 오후 세시에 투쟁결의대회가 있을 것이니 전 직원 빠짐없이 참석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현장에 직원 대부분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우리 공간이니 기자들은 나가라?"
420공동투쟁단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결의대회 저지에 나선 백승완 관장은 오후 3시 35분, 정립공대위와 420공동투쟁단에게 “면담을 하겠다”며 “대신 면담을 하면 그 결과에 상관없이 다시는 집회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면담엔 이원교, 최용기 정립공대위 공동대표와 박김영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준비위원장이 참여키로 했지만, 이전 정립회관에 있었던 폭행사건 등을 염려해 대표단이 기자들을 동행한 면담을 요청하자 백승완 관장은 “여기는 우리 공간이니 기자들은 나가라. 언론은 공평하게 보도하지 않는다. 언론 때문에 정립회관이 많이 손해를 봤다”며 기자들이 동행할 시 면담을 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이에 대표단 측은 면담 이후 집회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 기자를 동행하지 않은 면담은 할 수 없다며 마찬가지로 면담을 거부했다.

대표단이 다시 결의대회에 합류하고, 정립공대위와 420공동투쟁단은 침묵시위로 정립회관 측의 저지에 항의했다.

해산 발언 막으려, 대중가요로 회관 울려

오후 4시 30분경 박현(서울특별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정립회관 측에 수영장에 관련한 의혹이 있고, 현재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신청한 상태다. 그런 현 상황에 대해 이용자들이 알아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모인 것이다”며 집회 해산을 위한 마지막 발언을 참석자들에게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정립회관 스피커를 통해 대중가요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박현 사무국장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으로 집회 해산 발언을 하고 있었으나 정립회관 측은 바로 옆에서 듣지 않으면 박현 사무국장의 발언을 잘 들을 수 없도록 크게 음악을 틀어놓았다. 그러나 박현 사무국장은 “의혹이 있다면 풀라고 말하는 것인데, 우리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 내용을 제대로 알고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이 상황이 안타깝다”며 “오늘은 이쯤에서 해산하지만, 중증장애인 생존권에 대한 단 한 개의 의혹이라도 발생한다면 우리는 다시 올 것이다”며 발언을 마무리 지었다.

정립공대위와 420공동투쟁단이 뿔뿔이 흩어지고 있는 가운데 백승완 관장은 한 매체의 기자에게 다가가 “아까 소리친 거 미안하다”며 “요즘 언론에 너무 예민해서 그랬다. (정립공대위와 420공동투쟁단이) 다 해산하면, 기자들한테 따로 얘기를 들려줄 수 있다”며 면담 시 언론에 대해 쏟았던 비난을 수습하려 하고 있었다.
작성자소연 기자  cool_w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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