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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편의시설도 국내 최고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장애우 편의시설 현장을 찾아서 5-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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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 서울대가 변하고 있다. 방학을 맞은 현재 강의동과 건물 여기저기에서 장애우용 화장실과 경사로 설치 공사가 진행되면서 하나씩 하나씩 ‘장애우 접근금지’ 구역이 풀려가고 있는 것이다.

  학부생 2만3천명, 석박사 대학원 과정 9천76명, 국내 최고의 국립 서울대학에 재학 중인 3만3천 여명 가운데 장애학생으로 파악된 숫자는 19명, 그러나 단 한 명의 장애학생이 원했다는 이유로 모든 문을 자동문으로 바꾸고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공사를 단행한 하버드대의 사례를 떠올릴 때 이러한 서울대의 움직임은 어쩌면 늦은 것인 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분주하다.

  그러한 변화는 시각장애우인 한상윤 씨의 남다른 요구가 계기가 됐다는 것이 서울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대 공대 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한 한상윤 씨는 앞을 볼 수 없는 자신에게는 모든 것이 머릿속에 정돈된 상태로 있어야 생활이 가능하다며 미혼이지만 가족생활에 입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학교측은 한 씨의 요구를 곧 받아 들이는 하편 앞으로 기숙사를 신축하거나 개보수할 때 장애우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을 별도로 배치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장애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한 학교측은 다른 장애학생들을 수소문해서 직접 면담을 실시했다. 지체장애 17명(뇌성마비 2명)과 시각장애 2명 등 모두 19명의 장애학생이 털어놓은 생활상의 불편과 개선 요구는 학교 관계자들도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교정 내의 계단에 난간이 없어 걷기가 불편하다”, “장애우 지원센터(헬프센터) 운영을 원한다”, “계단이 낮은 학교 순환버스를 늘려 달라”, “이동이 불편하니 각 단대별로 공강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강의실을 지정해달라”는 등의 요구사항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러한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놓고 학교측은 담당 부서별로 처리 내역을 분류하고 총괄표로 작성했다. 그래서 휠체어에 앉아서 수강할 수 있도록 강당에 특수 책상을 비치하거나 도서관에 휠체어지정석을 배치하는 등 돈이 적게 들고 인식의 문제 때문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던 사안은 즉시 처리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요구들에 대해서도 시간을 갖고 점차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흔히 대학의 상징적인 건물로 꼽히는 대학 도서관이 요즈음에는 일정한 출입증을 가지고 지하철 개찰구와 같이 좁은 통로를 밀고 들어가야 하는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휠체어장애우들에게는 접근 금지 표지와 다를게 없다. 그런데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보기 드물게 건물 오른편의 경사로만으로 출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고, 일반 출입구 옆에 휠체어 장애우가 출입할 수 있는 별도의 입구도 만들었다.

  그 밖에 건물입구에 경사로를 설치하는 일이나 화장실에 양변기와 손잡이 설치, 각 단대별로 장애우주차장을 마련하는 것과 같이 물리적인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학교측이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 가고 있다. 그 공사에만 올해 8천여만원의 예산이 쓰여질 예정이다.

  물론 이러한 사업 추진에는 4월 11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장애우 편의증진법도 무시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오기도 했다. 여기에 최송화 부총장이 장애학생 면학환경 개선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각 부처별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실제적인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 40기 건물에 경사로가 설치됐고 전체 18대 공간의 전용주차장도 마련됐다. 그러나 각 단과대별 강의동과 문화관 등 실제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1백20여개 건물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지체장애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물은 39개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건물 계단이 큰 장벽이라고 호소하는 지체장애 학생들에게 경사로만 우선 설치되는 것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대 후생과 유희봉 사무관은 “워싱턴대학 등 외국 16개 기관의 장애우복지대책에 대한 현황과 국내 복지시설 및 기관 등에 대한 자료를 인터넷 등을 통해 계속적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과 홍의표 사무관도 “올 겨울방학부터는 장애학생을 위한 복지환경이 피부에 느꺼질 정도로 나아질 것”이라며 “각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문제는 연차적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글/ 한혜영 기자

작성자한혜영 기자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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