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혜학교사태, 결국 누구를 위한 종이 울릴 것인가
본문
KBS는 지난 11월 17일, 경기도에 있는 한 장애우 보호시설 학부모들의 집단농성을 보도했다. KBS는 보도에서 시설의 생활재활교사가 여성생활인(다운증후군.32)을 수년간 성폭행해 온 것이 드러났고, 이에 대해 정확한 진상규명도 없이 서둘러 일을 무마하려는 학교 측 때문에 학부모들이 농성 중이라고 전했다.
KBS는 학부모들의 농성을 취재하면서 ‘있을 수도, 또 있어서도 안될 일이 지금 이 보호 시설 안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며 자칫 묻힐 뻔한 성폭력 사건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했다.
그러나 〈함께걸음〉의 취재결과, 학부모들이 천막을 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성폭력 때문이 아니었다. 부모들이 농성까지 하면서 분노하고 있는 까닭이 무엇인지, 사건의 내막을 〈함께걸음〉이 다시 파헤쳤다.
성폭행은 재활원에서, 농성은 학교 기숙사 부모들이?
KBS에 보도된 시설은 경기도 수원에 있는 자혜학교와 수봉재활원. 이 시설은 이방자 여사가 1966년에 설립한 (사)자행회가 운영하고 있는 특수학교와 생활시설이다.
현재 자혜학교에는 초등부부터 고등부까지 120여명의 정신지체장애우들이 다니고 있으며, 그 중 29명의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KBS는 지난 11월 17일자 ‘뉴스타임’에서 ‘잘 보살펴달라고 맡겨놓은 시설인데, 몸이 성치도 않은 아이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는 부모들의 분노를 담아 위의 두 곳을 보도했다. KBS는 학부모들이 농성을 시작한 것은 학교 생활지도원들이 기숙사 학생들을 방치, 감금해온 것을 알고부터라고 보도했으며, 초점으로 다룬 내용은 올해 1월, 수봉재활원의 생활재활교사가 여성생활인(다운증후군. 32세)을 성폭행한 사건이었다.
보도를 보면서 기자는, 성폭력은 재활원에서 일어났는데 왜 학교 부모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 11월 19일, 24일에 자혜학교를 찾아갔다.
19일 저녁, 찾아간 학교 운동장에는 ‘자혜학교 어머니회 대책본부’라는 플랭카드가 붙은 천막이 있었다. 학교 정문에 붙은 호소문을 비롯해 온통 플랭카드가 걸려 있는 상황이어서 한 눈에도 사태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그리고 농성중인 사람들은 재활원 부모가 아닌, 자혜학교 학부모들 중에서도 기숙사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이었다.
이들이 쌀쌀한 초겨울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생업까지 포기한 채 분노하게 된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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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생활지도원들의 복직 받아들일 수 없다
취재결과 부모들이 농성을 하게 된 것은 기숙사 생활지도원들이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 하면서부터였다. 올해 초부터 학교 측과 생활지도원(기숙사 사감 1명과 생활지도원 5명) 그리고 부모들은 생활지도원의 격주 휴무를 놓고 마찰을 빚어왔단다. 그러다 올해 2월, 생활지도원들이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학교를 이탈한 것이 갈등을 증폭시킨 계기가 되었다.
지난 19일, 천막 안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화난 기색과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농성장에서 만난 한 부모는 “예전에 아이가 3층에서 떨어진 일이 있는데, 지도원들이 발견하지 못해 몇 시간이나 방치됐다. 그리고 3년 전에는 생활지도원이 아이를 때려서 해임되기도 했다. 생활지도원들이 아이들만 일찍 억지로 재우고 음악회도 갔더라는 얘기도 있다. 기숙사 방문도 밖으로 잠글 수 있게 되어 있다.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라며 “우리도 매달 기숙사비로 12만원씩을 내고 있다. 막말로 생활지도원들은 우리 아이들 때문에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부모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부모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복직된 생활지도원들을 인정할 수 없다. 아이들 돌보기 힘둘다고 학교도 이탈한 사람들이다.”라며 “이러한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학교 측과 경기도 교육청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은 ▲생활지도원 평가제 도입 ▲기숙사 내 감시카메라 설치 및 오후 9시까지 개방 ▲기숙사운영위원회 편성 등도 요구하고 있다.
도대체 이들은 어디서부터 어긋나게 된 것일까,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농성 중인 학부모들에 따르면, 생활지도원들의 격주휴무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던 중에 생활지도원 5명이 지난 2월 26일 부모들에게 사전통보 없이 기숙사 아동들을 귀가시킨 후 학교를 이탈했다고 한다.
3월 2일에는 또다시 학교를 이탈하려는 생활지도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학부모들이 학교 정문에서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그러다 학교 측이 2교대를 시행키로 하고 교대가 가능한 기숙사생 수를 맞추기 위해, 일방적으로 기숙사 학생 7명을 퇴소시키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이후로 대책회의가 이어졌으나 생활지도원들이 요구하는 생활지도원 2배수 충원과 2교대 법정근로시간 초과 수당과 미지급된 수당지급 등에 대해 각자의 입장이 엇갈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기숙사 학부모 측은 등교까지 거부하며 자행회 측에 생활지도원들의 학교이탈, 장애학생방치, 집단행위 등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고, 법인은 이를 받아들여 생활지도원 5명을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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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행회,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맞고, 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맞다?
하지만 사건은 여기서 마무리되지 못했다. 해임된 생활지도원들이 중 3명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며 체불임금과 부당해임에 관한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부당해임에 대해서는 생활지도원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3명 모두 지난 11월 1일부로 복직했다. 그리고 체불임금에 관해서는 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생활지도원들의 복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들을 다시 해임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부모들의 요구에 학교 측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혜학교 김 우 교장은 “전 교장이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그러니 사건은 일단락된 것이다. 법적인 결정을 학교가 어떻게 뒤엎을 수 있겠는가.
학부모들은 내가 학교에 부임한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학교장과 교감 등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부모들은 학교장 등을 바꾸면 복직한 생활지도원 등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 현재로서는 부모들이 정도를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내년부터 2교대를 실시할 것이니 장애가 있는 자녀들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학교의 명예를 더 이상 실추시키지 않았으면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 교육청 특수교육담당 박상길 장학사는 “자혜학교는 사립이라 원칙적으로는 교육청 소관은 아니다.”라며 “특수학교 기숙사의 생활지도원들은 학교가 운영의 묘만 잘 찾았으면 별 무리가 없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제는 학부모와 학부모 사이의 갈등이 문제다. 더 이상 농성하지 말고 학교를 정상화시키자는 부모들이 많다. 그런데 일부 강경파 학부모들 때문에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학사는 “현재 서울과 인천에는 기숙사가 있는 특수학교가 없다. 사회통합에 저해된다고 해서 기숙사를 없앴다. 그래서 경기도로 기숙사를 찾는 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사실,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24시간 아이를 맘놓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자혜학교 부모들의 속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믿을 수 없다고 쫓아낸 생활지도원들이 복직됐으니, 부모들이 불안해하는 것이다. 법으로는 결정난 건데, 부모들이 정서상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까놓고 말해서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으니, 자혜학교는 이미 갈 때까지 간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자혜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자행회 김영식 사무국장은 “전 교장이 이미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지금은 모두를 설득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맞고, 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맞다는 말도 있잖는가. 지금 상황이 그렇다.”라고 밝혔다.
생활지도원, 우리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라
지금까지 상황을 정리하면 자혜학교 사태는 생활지도원이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면서부터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빚어진 갈등이다. 그리고 법인을 압박해 해임시킨 생활지도원들이 복직하자, 학부모와 생활지도원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게 된 것이다.
현재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자혜학교와 관련해 60여건이 넘는 글이 게재되어 있으며, 건당 많게는 몇 백건이 조회될 정도로 뜨거운 공방이 오가고 있다.
‘장애아가 가장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할 학교에서조차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아이들이 소외된다면, 과연 어디에서 장애아가 설 수 있을까요? 플랭카드를 들고 생업을 포기하고 길거리에 나서야만 하는 장애아를 둔 학부모의 피맺힌 절규를 당신들은 왜 즐기고만 계신가요’
‘우리나라 장애아동은 모두 다 어린 초등학생 때부터 가족과 격리되어 한 달에 한번 집에 가야 한다는 법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이제야 달라져 장애아동을 가진 부모님이 주말마다 아이들을 데려가야 하는 상황에 화가 난 행동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생활지도원들도 어머니들에게 선생님이라 불려집니다. 선생님. 민노총을 등에 업고 걸어가는 길이 보람된 선생님의 길입니까. 어머님의 존경과 신뢰를 등에 업고 걸어가는 길이 보람된 선생님의 길입니까? 지금 선생님들은 어느 길을 가고 있습니까?’
‘생활지도원은 근무 개선을 요구했는데, 학교 측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학교는 사태해결을 위해 학교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학교 운영위원들 명의로 도교육청에 협조를 구하는 등의 방법을 찾아보아야 했다.’
‘입으로는 예쁘다, 사랑한다 하며 행동으론 아동 등 떠다밀려 하시나요? 간교한 말로 전후 사정 모르는 네티즌들을 속일 수는 있겠으나, 수년동안 당신을 지켜본 어머니들은 치를 떱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장애가 있는 자녀를 학교 기숙사에 맡길 수 밖에 없는 부모들은 교육청,학교, 재단, 교사 및 생활지도원 중에서도 약자다. 자식 맡긴 부모 입장이 어디 쉬운가. 그래서 기숙사 부모들은 아마 학교 측에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그냥 참고 넘겨왔을 것이다.
그러다 생활지도원들이 한 달에 한번, 2주에 한번, 주말마다 아이들을 데려갈 것을 요구했고, 2교대를 주장하면서 물의를 빚자 폭발해버린 것이다. 또한 학부모들은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이 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었다.
생활지도원 입장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경기일반노조에 따르면 2001년에 복지부 소관 장애우 시설 종사자들의 2교대가 전면 시행됐지만, 특수학교 기숙사는 교육부 소관이어서 제외됐단다.
현재 경기도에는 특수학교가 19곳인데, 그 중에서 8개교가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48명의 생활지도원이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법적으로는 장애아동 10명당 생활지도원이 1인이 보호하게 되어 있지만, 교대할 인원이 없으니 이들도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에 대해서 착한 사람 혹은 좋은 일하는 사람이라는 굴레를 씌워버린다. 이들은 사회복지사 역할보다는 인내와 희생부터 강요당하기 일쑤다. 이를 거부하면 그 자질부터 의심받게 되는 것이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현주소다.
물론 자혜학교 생활지도원들이 근무조건을 요구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쨌든 아직 우리 사회에서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노동자성을 인정받기도 힘들고,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맥락에서 학부모들은 생활지도원들이 노동자성을 인정해달라며 집단행동을 하고, 소송까지 불사해서 복직한 상황을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자혜학교 사태에 관해 경기일반노조는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생활지도원들은 장애아가 좋아서 선택했지만, 이것을 이용해서 학교 측은 일방적으로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자혜학교는 학부모를 추동하여 장애아를 볼모로 자신들의 권리만 주장한다는 이유로 자혜학교 생활지도원들을 파렴치한으로 몰아 학부모들이 사감 및 생활지도원 전원 사퇴를 재단과 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는 와중에 학부모 몇 명과 기숙사 사감 사이 육탄전(?)까지 벌어져 현재는 쌍방 고소상태다. 이제 학부모와 생활지도원은 서로 감정까지 상할대로 상했고, 사태는 점점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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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책임한태도를보이는 경기도 교육청 |
장애아동 교육, 과연 누가 주인인가
그렇다면 학부모와 생활지도원이 이렇게 서로 치고 받을 지경까지 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물론 자혜학교를 둘러싼 여러 입장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자는 상황을 악화시킨 원인 중의 하나로 자혜학교를 둘러싼 기관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고 싶다.
경기도 교육청, 자행회, 자혜학교 측은 사태의 진행과정만 공유할 뿐,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책임은 서로 미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남은 것은 학부모들 간의 갈등이라며, 문제를 축소하는 데만 급급하다.
이번 자혜학교 사태는 부모와 생활지도원들이 무리한 욕심을 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 아니다. 이들 대립하게끔 한 것은 장애아동 교육에 대해 자발적인 개선 의지가 없는 교육기관들과 법인이다.
경기도 교육청은 내년에는 장애아동 5명당 생활지도원 1인을 배치토록 예산을 증액 신청했다며 사태가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학교 측은 일부 강경한 학부모들이 욕심만 좀 접으면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의 이러한 태도는 마치 생업도 뒤로 미룬 채 농성 중인 부모들과 곤란한 상황에 놓였을 생활지도원들이 지쳐 제 풀에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자행회는 올해 10월, 엉망이 된 학교 분위기를 쇄신한다며 3억을 들여 기숙사를 리모델링했다. 최소한 법인이 운영하는 학교에 다니는 장애아동들에 대해서만이라도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이렇게 건물에만 돈을 쏟아 붓지는 않을 것이다. 사단법인은 나름대로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 하에 정부가 내어준 것이다. 그러나 자행회는 교육청이 지원하는 대로 법적 최저기준선만 맞추면 된다는 입장이다.
현실 속에서 장애가 있는 아이를 기숙사라는 또다른 수용시설에 떼어놓게 만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으로 부모들을 몰고 있는 것은 정부다.
특히나 정부는 장애와 관련된 정책에 대해 문제가 생기고 항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져야 관심을 두고 개선책을 내놓곤 하는데, 이번 자혜학교 사태를 둘러싼 관련기관도 예외가 아니었다.
장애 관련 정책은 어쨌든 우리 사회에서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것인데, 가려운 곳은 없는지, 상처 입은 곳은 어딘지 먼저 살피는, 어디 그런 공무원 없을까.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 한가운데에 장애가 있는 아동들이 놓여있다는 점이다.
어느 날 학교가 퍼덕이는 플랭카드에 휩싸이고, 함께 생활하던 선생님들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가끔 보던 부모님들을 어찌된 일인지 운동장에서 매일 본다.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무슨 까닭에서 변화가 오는 것인지 아이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안다. 아이들이 얼마나 예민하게 주변 상황을 받아들이는지를. 장애 때문에 변화에 더 민감하고 아프기 쉽상인 아이들이다. 어쩌면 자혜학교 아이들은 부모나 생활지도원, 학교나 교육청 관련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애물단지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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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을 ‘간통’이라고 말하는 수봉재활원
KBS는 자혜학교 농성장을 취재하다가 뜻밖에 수봉재활원의 성폭력 사건을 알게 되었다. 이에 영영 감춰질 뻔한 일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상식 이하정도가 아니라, 사회복지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법인으로 해서는 안될 언행을 서슴없이 내지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자행회는 가해자가 수년 동안 극악무도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법인의 이미지에 행여 누가 될까 전전긍긍했을 뿐이다. 가해자가 아무리 오랫동안 일한 직원이라고 해도, 다운증후군 장애가 있는 여성을 상대로 수년간 성폭행을 지속해온 상황이라면 재활원이 앞장서서 가해자를 엄중 처벌했어야 했다. 자행회는 가해자는 처벌할 생각도 없었다가, 이번 보도로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으니, 상황을 지켜볼 뿐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법인과 재활원은 본인들 입장에서‘원만한’ 문제해결을 원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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