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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2005 한일 장애인 국제교류대회 (2)

사회적 기업, 세계화의 대응책이 될 것

본문

국가의 부에 따라 좌우되는 복지는 이제 그만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이것은 시장경제와 임노동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생긴 이후에 나온 말이다. 자신의 노동을 통해 임금을 받고 그 임금으로 생활하도록 하는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노동하기 어렵다는 것은 곧 ‘낙오자’를 의미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러한 ‘낙오자’를 위해 필요한 것이 사회복지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강연은 바로 이러한 일련의 생각이 ‘이상하다’고 의심을 품는 데서 시작한다.”
이렇게 강연의 포문을 연 하나다 마사노리 교수(구마모토대학 사회복지학과)는 “일본에서는 사회복지가 이렇게 ‘안전망에서 떨어진 사람들에 대한 국가 책임의 서비스’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러한 사고틀에 고정되어 있으면 결국 나라가 부유하고 가난한 정도에 따라 사회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제는 ‘사회복지란 우리에게 필요한 권리와 인권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게 하나다 교수의 주장이다.
장애우의 취로를 위한 ‘사회적 기업’ 논의는 그러한 맥락에서 출발했다.

▲오른쪽이 강연을 한 하나다 마사노리. 하나다 마사노리
교수는 프랑스에서 사회정책학을 공부하고 일본을 돌아
와 구마모토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재직 중이며 현재 구마
모토 장애우 노동센터의 이사이다. 왼쪽은 이날 사회를
맞은 사토 교수다.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을 위한 기업

‘사회적 기업’은 우리에게 낯선 말이다.
거칠게 설명하자면 사회적 기업은 ‘비영리기구’와 ‘기업’이 통합된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갖는 경제 사업’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여기서 사용되는 ‘사회적’이라는 말은 1930년대 유럽에서 사용된 개념으로, 당시 실업률이 10%에 육박하던 유럽사회가 노동의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을 다시 사회 내에 통합하는 방법을 논의하면서 나온 개념이란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에는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한 경제, 사회적 지표들이 존재한다.
우선 기업이기 때문에 일회성 사업이 아닌  지속적인 재화 생산과 서비스 판매가 이뤄져야 하며, 운영상 적자에 대한  경제적 위험부담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일정수준 이상의 임금을 받는  유상노동이 원칙이다.
사회적 기업은 또한 사회적 성격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 임노동관계를 탈피하기 위해  시민에 의해 자발적으로 설립돼야 하며, 이윤보다는  지역사회의 이익을 위해 활동해야 한다.  기업 내 의사결정은 자본의 소유 정도와 상관없이 누구나 한 표씩을 가지며(물론 장애의 유무와도 관계없다),  관련 이해당사자들도 함께 참여해 의사결정을 한다. 그리고  이익의 분배는 여러 가지 조건들에 의해 제한받을 수 있다.
이러한 독특성 때문에 사회적 기업은 내·외부적으로 몇 가지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내부적으로 사회적 기업이 추구하는 다양한 목적들을 관리하는 방법이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조직 운영상의 취약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기존 법적 테두리 안에 법인이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독자적인 혁신성을 발전시키기 어렵다. 세 번째로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의사결정 참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해대립이 발생하기 쉽고 이 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은 발전규모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의 범위를 넘어서기 어렵다.
외부적으로도 공공정책이 영리기업과 연계되었다는 이미지가 강해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과소평가되는 어려움이 있다. 또, 영리기업에 비해 규모도 작고 보조금 등의 노동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관성 있게 운영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에 적합한 법인형태가 없기 때문에 입찰 참여, 파트너십 형성, 인적·재정적 자원의 발전 가능성에 제약이 생겨 사회적 기업의 활동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하나다 교수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 안에서 사회적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를 시장경제의 일반자본과 달리 신뢰관계 속에서 형성된 ‘사회적 자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경제 안에서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일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란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사회적 기업을 시행하기 위해, 보호고용이나 지원고용과 비슷하게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가능한 최저임금을 보전토록 할 것,  정부사업의 발주와 입찰에서 우선권을 줄 것, 마지막으로 고용계약에 따른  사회보험 지원방안을 모색할 것 등의 구체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하나다 교수는 마지막으로 “지금의 세계화는 미국의 시장경제 원칙을 전세계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일본의 소프트볼, 미국의 야구, 영국의 크리켓을 전부 미국 야구로 통일하자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우리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항해야 하며 사회적 기업이 그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적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국제적인 기준 마련이다.”라고 사회적 기업의 의미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글·사진 조은영 기자

 

작성자조은영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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