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 연구, 장애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배아줄기세포 연구, 장애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본문

과학은 열광이 아니라 성찰을 필요로 한다.
과학은 의심을 먹고 자라며, 반증 가능성을 허용하면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과학을 불변의 진리가 아님을 알면서도 과학 지식이 ‘논쟁 중’임을 잊을 때가 많다.
이번 호에서 살펴볼 주제인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한국 사회는 ‘황우석 신드롬’을 가져왔을 만큼 열광적이다. 그리고 이것이 목하 논쟁 중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논쟁의 한가운데 장애우와 희귀난치병환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리고 있다. 지금은 이 문제에 대해 성급하게 입장을 세우기보다는 보다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함께걸음은 이러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장애계가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주제로 서로 다른 입장의 두 인물을 인터뷰해 이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풀꽃세상을위한모임 박병상 대표

배아줄기세포, 환상은 위험하다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이제 곧 희귀난치병환자들과 장애우들을 치료할 수 있을 것처럼 언론에 소개되면서 ‘황우석 신드롬’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온 사회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아줄기세포를 통한 실질적인 치료 가능성과 위험성을 이야기하며 이를 거품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지금의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

▲박병상대표
배아복제 줄기세포는 과연 장담한대로 퇴행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까. 아직 아니다. 가능성은 있을까. 충분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다고 생명공학자들은 주장하지만 아닐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생산자들의 섣부른 판단은 소비자, 즉 환자와 그 가족들을 현혹한다. 단순한 희망사항이 과학적 증거도 없이 기정사실로 인식되면 환자들을 더욱 크게 당혹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복제하였든 잔여배아를 활용하였든, 배아줄기세포는 안전과 안정성이 없다. 그래서 어떤 연구자는 ‘럭비공’으로 표현했다. 암세포처럼 쉬지 않고 분열하는 배아줄기세포는 언제나 200여 가지 세포조직으로 분화할 능력이 열려있으며 일단 특정 세포조직으로 분화한 뒤에도 주위 환경에 따라 엉뚱한 세포조직으로 다시 변할 가능성이 계속 열려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암세포로 바뀔 가능성이 현저하다고 하니 임상에 절대 적용할 수 없다. 초기 배아로 유도한 줄기세포인 까닭이다. 불순물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은 불안정한 세포조직이나 분화방향에 안정성 없는 줄기세포를 환자의 몸에 넣었다간 큰일을 치룰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인력과 장비와 연구비가 확대 지원되면 안전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싶겠지만 아직 희망사항일 뿐 그 가능성도 점치기 어렵다. 지금은 밑 빠진 독과 같이 연구비를 잡아먹는 오리무중의 연구단계다. 따라서 줄기세포로 불치병과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재로서는 분명한 허구이며, 환자들에게 필요 이상 기대감을 불어넣는 일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사립문만 남은 게 아니라 이제 막 출발점에 서 있을 따름이다.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하는 까닭에 거부반응이 없을 거라는 믿음도 확실한 게 아니다. 복제에 사용한 난자의 세포질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환자와 엄연히 다르다.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이미 피로한 상태인 노인성 환자의 체세포는 줄기세포를 유도해도 안전성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효용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실례로 복제 양 ‘돌리’가 한창 나이인 6살에 늙어 연구소 측이 안락사 시킨 바 있다. 돌리에게 체세포 핵을 제공한 암양의 나이가 6살이었고, 태어나자마자 6살로 시작한 돌리는 6년 만에 12살의 나이로 늙었다는 해석이었다. 이런 상황인데 황우석 교수의 주장처럼 노인성 질환을 배아복제줄기세포로 치료 가능할 수 있을까.
사정이 그러한데도 밑도 끝도 없는 희망사항을 미끼로 대부분이 세금으로 지원되는 인간의 배아복제 연구비는 거듭 증가하고 있고, 시민사회는 감시는커녕 사후 검증도 할 수 없다. 게다가 연구 비밀은 정부가 알아서 보장해준단다. 이제는 연구 자체가 목적이 된 듯 보인다.

윤리적 논란과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정당화되는 까닭은 이 연구를 통해 장애우와 희귀난치병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여성의 몸에서 많은 난자가 채취되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난자를 기증하는 여성의 인권과 건강 문제가 간과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젊은 여성의 몸에 과배란 주사를 투여해 난자를 뽑아내면 그 여성의 몸은 한동안 혼란을 겪어야 한다. 건강한 여성은 여러 가지 호르몬의 조화로운 분비에 따라 4주 간격으로 좌우 난소에서 배란을 나누는데, 과배란 주사는 호르몬 순환에 격변을 일으키는 것이다.
하반신마취 이후 과다한 난자를 잃은 난소는 불임으로 연결될 수 있고 심할 경우 난자 기증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그래서 걱정이다. 누구도 감히 부정하기 어려운 목적인 불치병과 난치병의 ‘치료’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기술자들이 난자를 과감하게 취할 것이고, 그렇게 난자를 구한 의료진들은 난자 기증자들의 건강회복에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 자칫 여성의 몸이 난자 공급원으로 대상화될 수 있다.
게다가 황교수는 세계줄기세포은행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니 이 은행에 저장될 배아줄기세포의 확보를 위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난자의 적출이 강요될까. 아이를 낳게 해준다는 속삭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적출되는 난자는 윤리지침이 엄격한 유럽에 비해 서너 배 이상 많다는데, 연구목적보다 의료목적으로 적출된 난자가 줄기세포로 전용되는 현실에서 여성의 몸이 걱정이다.

그동안 장애우들은 장애우가 겪는 어려움이 장애우 자신의 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장애우를 고려하지 않은 채 만들어진 사회에서 비롯된 것이며, 따라서 고치고 변화되어야 할 것은 자신의 몸이 아니라 사회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발표되면서 또다시 장애우가 치료받아야 할 환자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연구들이 우생학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환자는 누가 만드나. 오염된 환경이 질병을 발생시키지만 누가 환자인지는 사회일반에서 정의되는 게 아니다. 의사들이 담당한다. 우리 주변에서 그 역효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이를 못 낳는 환자, 유치를 뽑아야 하는 환자들이 병원마다 북적이지 않는가. 나이 들어 발생하는 현상들도 모두 질병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이렇게 가면 앞으로는 쌍꺼풀이 없는 환자를 넘어 키 작은 환자, 지능이 높지 않은 환자, 치매에 걸린 환자, 심지어 머리까락과 눈동자 색이 파랗지 않은 환자들이 생명공학 덕분에 양산될지 모른다.
줄기세포로 치료하겠다는 불치병과 난치병의 대부분은 유전병이거나 퇴행성질환이다. 유전병을 제외한 암, 백혈병, 당뇨병, 치매와 같은 퇴행성질환은 대부분 나이 들어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노인들을 환자로 규정해야 옳은 건지 모르겠다.
장애우들 역시 마찬가지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 연구의 최종수혜자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과학사회학을 전공하는 국민대학교 김환석 교수는 대부분의 불치병과 난치병 환자에게 신기루에 불과한 배아복제줄기세포는 부자의 생명연장을 배려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불치병과 난치병 환자의 고통을 생각하여 연구하는 과학자의 충정을 누차 강조하는 황우석 교수는 이 연구가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도 꼭 내세운다. 불치병과 난치병 환자를 위한다는 말과 이 연구성과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말은 공존하기 어려운 모순이다. 환자의 고통을 돈벌이로 교환하자는 게 아닌가. 원가 900원 정도에 불과한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2만원 넘게 팔고야마는 제약회사를 직접 보지 않았는가. 불안한 나날을 살아가며 지출한 거액의 치료비로 살림살이가 파탄된 환자를 갈취하여 국가가 성장해야한다는 주장이 아니라면 전혀 공감할 수 없다.
게다가 줄기세포로 부가가치를 꿈꾸는 한 그 대상이 희귀난치병환자가 될 가능성이 적다. 국가는 노인을 위해 거액의 건강보험금을 풀지 않을 것이고, 젊은 퇴행성질환자들은 수가 충분치 않다. 부가가치는 고객이 충분해야 보장되는데, 치료는 아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소비자가 무한정인 ‘미용’일 것으로 예상한다. 30대부터 관심을 가질 10대 피부와 각광받는 성형수술의 원료인 연골은 황금으로 둔갑할 여지가 크지 않은가.
이미 성체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생명공학계 일각에서는 이렇게 그리 편치 않은 연구가 시도된다는 소식이다. 처음에는 화상환자나 무릎을 부상당한 운동선수를 내세워 연구의 정당성을 확보하겠지만, 결국은 지금도 고부가가치를 약속하고 있는 미용과 성형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결국 성공한다 해도 감당할 수없는 치료비용이 들어갈 줄기세포는 부자의 생명연장을 위해 여성을 착취해 빼낸 난자를 빼내고 그렇게 후손의 생명을 거세하는 꼴이 될 것이다.
거기서 걸림돌은 다만, 사사건건 과학기술의 발목을 잡는 생명윤리뿐이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애우들과 희귀난치성환자들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마지막 희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인가?
최근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활발하다. 세포발생 초기의 배아에서 추출한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태아 이후의 몸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는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일부를 체외로 추출하여 특정 세포조직으로 분화시킬 경우 배아줄기세포에서 나타나는 럭비공 현상이 없어 임상에 당장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라고 관련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자들은 분화되는 세포의 절대량이 작고 아직 분화되지 않는 세포조직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만 성체줄기세포는 임상에 적용할 정도로 안정적이라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성체줄기세포의 경우엔 환자의 몸에 존재하는 건강한 줄기세포를 일부 추출하는 까닭에 배아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있다.
최근 제대혈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환자의 체세포가 아니므로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은행에 다양한 성체줄기세포들을 충분히 확보한다면 환자와 조직형질이 일치하는 성체줄기세포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문가들은 제대혈 성체줄기세포는 면역학적 관용의 폭이 넓다고 귀띔한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 역시 만능은 아니다. 분화되는 줄기세포의 양을 늘리고 분화 스펙트럼을 다양화하는 연구가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환자 나이가 많을 경우 피로도가 높아 성체줄기세포의 효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많고, 세포분열이 어느 이상 진행되면 성체줄기세포도 암세포로 바뀌는 현상도 발표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암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라고 생각할 때,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위험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성체줄기세포도 배아줄기세포와 같이 연구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비해서 뿐만 아니라 외국의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비해서도 성체줄기세포에 제공되는 연구비가 터무니없이 적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회의적인 유럽과 미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의료기술력이 높은 대부분의 국가들은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비를 실로 막대하게 제공한다. 그만큼 임상 적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지만, 어쩌면 돈 되는 특허출원에 눈이 어둡기 때문일지 모른다. 치료도 치료지만, 특허를 선점하면 부가가치가 보장될 수 있기에 그 나라들은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거액의 국가연구비를 투여하며 독려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새삼 강조하지만, 젊은이들의 기존 불치병이나 난치병을 방관하자는 뜻은 결코 아니다. 치료보다 예방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한다는 강력한 요청이며 성체줄기세포가 활력이 좋은 젊은이에게 안전성과 안정성이 없는 배아줄기세포 치료의 환상을 심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성체줄기세포의 연구가 활발하다. 막연한 배아줄기세포에 목매는 우리나라의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지원이 활발한 국가에서 깜짝 놀랄 결과들이 쏟아져 나온다. 성체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조작하니 원하는 세포조직으로 새롭게 분화하고, 이때 성체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환자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과 안정성을 가진다고 세계 유수의 학회지들은 속속 밝히고 있다. 초기 배아를 죽이지 않아 윤리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성체줄기세포 기술은 종교계들도 환영한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엄청난 국가 연구비를 투여하고 있다. 임상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성급한 예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발표되는 성체줄기세포 연구결과는 저마다 과학적 근거를 자신 있게 제시한다.
젊은 불치병과 난치병 환자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실질적 대안일 수 있지만 그보다 분명해야 하는 것은 혜택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다. 사회정의와 복지의 차원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성체줄기세포 역시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다. 기술적 제한이 엄존한다. 환자의 몸을 다루는 까닭에 임상에 적용할 때 윤리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헌데 그 정도의 문제는 기존 방식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범주 내에 있다.
불특정 젊은이에게 시련을 안겨주는 유전병의 경우, 대부분 치료방법이 막막한 게 현실이다. 유전자를 조작하는 생명공학으로 유전병 인자를 미리 파악해 수선하는 풍토가 만연되면 감당하기 어려운 인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공개될 경우 사랑하는 사이의 철석같은 약속이 깨지는 것은 물론, 직장 선택이나 보험에도 차별받을 수 있다. 영화 <가타카>처럼 특정 유전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유전병이 만연될 정도로 오염된 우리 주변의 환경을 먼저 개선해야 마땅하다. 성체줄기세포의 효능을 먼저 타진해볼 필요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산업화 이후 늘어난 돌연변이와 발암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여 유전병으로부터 안전하고 안정된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이자 가장 근본 대책일 것이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하균 회장

해야할 일은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이제 곧 희귀난치병환자들과 장애우들을 치료할 수 있을 것처럼 언론에 소개되면서 ‘황우석 신드롬’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온 사회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아줄기세포를" 통한 실질적인 치료 가능성과 위험성을 이야기하며 이를 거품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지금의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

▲정하균회장
먼저 줄기세포나 배아 복제가 무엇인지, 우리가 염려하고 있는 복제는 과연 무엇인지를 우선 어느 정도 아는 상황에서 얘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개략적인 내용을 가지고 말하면 사실과 다른 염려들만 가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우리 몸에는 재생이 되지 않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몇 가지가 척수, 근육세포, 췌장을 만드는 세포 등이다. 아마 97,8년부터 줄기세포가 회자되기 시작했을 텐데 줄기세포를 쉽게 설명하면, 용광로에서 철을 뽑으면 칼도 될 수 있고 못도 될 수 있고 주사바늘도 될 수 있는 것처럼 줄기세포도 우리 몸의 모든 것을 만드는 원재료, 원료창고이다. 혹자는 그래서 줄기세포를 어미세포라고도 한다.
골수에서도 줄기세포를 얻을 수가 있는데, 성체줄기세포가 그것이다. 그런데 성체줄기세포라는 것이 골수 천 만 개 중에 몇 개 정도 밖에 얻을 수가 없다고 하니 사실상 얻기가 힘들다. 그래서 사람들이 제대혈 즉, 탯줄에서 줄기세포를 얻으려고 눈을 돌린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역시 4,5만개 중에서 한두 개 있을까 말까. 무척 희소하다고 알고 있다.
그러다 인공수정을 위한 시험관 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연구가 시작되었는데, 그게 십년도 채 안됐다.
우리가 성체줄기세포에서 필요한 양만큼 줄기세포를 얻으려면 실험실에서 배양해야 한다. 그렇지만 배양할 수 있는 기술력이 없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에 반해 배아줄기세포는 태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 분화력이 크다. 문제는 배아줄기 세포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난자를 제공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난자나 정자를 생산할 수 없는 사람도 있는데 그 경우 해당이 되지 않는다.
제작년까지만 해도 그런 상황이었는데, 올해 황우석 박사가 정자 대신 체세포의 핵을 떼어서 난자의 핵에 넣어서 배양시킨 후, 거기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데 성공을 한 것이다. 이러한 성공은 줄기세포를 원하는 방향으로 배양시켰다는 것과 면역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데, 물론 100% 해결했다고는 말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확률이 소수점 이하 세 자리로 매우 낮다고 알고 있다.
제대혈이나 성체줄기세포는 자기 몸에서 끄집어내기 때문에 면역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거의 없다. 그에 비해 배아줄기 세포는 다른 사람 몸에서 가지고 오는 것이어서 면역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분화력이 너무 좋다는 것도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척수만 필요한 데 거기서 분화가 그치지 않고 다른 부분으로 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배아줄기 세포에서 얻고 싶은 것이 A뿐이라고 하더라도, A, B, C, D로 전부 분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B, C, D를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물론 아직 임상실험을 하지 않았으니 실제 이렇다는 것이 아니고, 이론상 그럴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그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위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연구는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일에 농약 있는 거 다 알고 먹는 것처럼, 자동차가 위험하지만 운전을 하는 것처럼,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줄기세포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위험 때문에 절망한다거나 금방 뭐가 될 것처럼 지나치게 조바심 내는 두 가지 자세 모두 문제다. 냉정하게 사태를 분석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는 윤리적인 문제와 부작용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면서 그러한 문제가 적은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대안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배양이 어렵지 않은가. 당사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

윤리적 논란과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정당화되는 까닭은 이 연구를 통해 장애우와 희귀난치병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여성의 몸에서 많은 난자가 채취되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난자를 기증하는 여성의 인권과 건강 문제가 간과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제기가 있다. 특히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기증받아야 한다는 점에서도 요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나도 자발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거나 여성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난자를 받는다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난자 채취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처음엔 혈액을 뽑아서 여성호르몬이 얼마나 있나 확인하고, 여의치 않은 경우 호르몬 주사를 맞는다. 이때 여성에게 어떠한 변화가 생길 수 있는지를 충분히 알려줘야 한다. 한 달에 한 번에 나오는 난자를 한꺼번에 십여 개 이상을 만들기 위해서 호르몬 주사를 투여하는 것이다.
과배란 주사를 맞는 것도 상당히 힘들다고 알고 있다. 몸살, 감기 증상처럼 있다고 하는데, 하지만 그 외에 다른 증상은 없다고 한다.
지금도 이러한 과정을 관련 법 전문가로부터 여성들이 고지를 받고, 치료가 아닌 연구목적에 쓴다는 것을 명시하고, 여성들이 이에 동의를 해야 난자채취가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이것은 절대 남녀차별이 아니다.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뽑아서 어떻게 실험을 하느냐고 하지만, 남성의 몸에서 난자가 나오지 않으니 그런 것뿐이다.
제3국의 여성들에게 난자를 채취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지만, 그것 역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의 윤리 기준이 있고, 철저한 과정과 준비 속에서 명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난자 기증자에게 이와 관련된 법적 측면과 후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도 충분히 고지하고 난자 기증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복제인간이 만들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기도 하는데, 실제 체세포를 복제하고 이것을 자궁에 착상시키면 이론상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윤리적으로도 그리고 현재의 기술 측면에서도 절대 있을 수 없다.
그 밖에도, 배아줄기세포를 생명으로 볼 것인가의 논란이 있다. 체세포를 배양에 약 2주 정도가 걸리는데, 2주가 넘어서면 성체줄기세포로 분화된다. 그 때문에 2주까지 배양된 배아줄기세포를 생명으로 볼 것이냐 아니냐의 논쟁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윤리적인 문제를 제외한다면 배아줄기세포는 장점이 많다. 하지만 현재로는 넘어설 산이 있는 셈이다. 황우석 박사는 한 3~5년이면 임상실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장애우들은 장애우가 겪는 어려움이 장애우 자신의 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장애우를 고려하지 않은 채 만들어진 사회에서 비롯된 것이며, 따라서 고치고 변화되어야 할 것은 자신의 몸이 아니라 사회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발표되면서 또다시 장애우가 치료받아야 할 환자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연구들이 우생학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척수장애우는 중도장애우이다. 비장애우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다가 장애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의 척수장애우는 인생을 모두 포기하고 환자처럼 지낸다. 나는 오히려 이 연구가 척수장애우로 하여금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항간에는 황우석 박사의 연구비에 쏟아 부을 돈으로 차라리 복지 정책이나 장애예방에 투자하라는 소리도 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더 멀리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장애우복지에 사용하는 비용은 몇 천억이다. 그에 비해 연구에 들어가는 비용은 몇 십억에 불과하다. 턱과 계단 등을 없애고, 복지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단지 그 몇 십억에 불과한 연구비를 빼서 복지에 투자하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더 다양한 관점에서 더 긴 안목으로 생각할 일이다.

이 연구의 최종수혜자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이 문제의 관건은 치료비라고 생각한다.
제대혈의 경우 한 번 하는데 3천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몇 만개 중에서 몇 개의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건데, 제대혈 몇 번만 해도 1억이 넘어버린다. 그렇다고 확률상 확실한 것도 아니다. 배아줄기세포도 치료비가 문제가 된다. 그러나 제대혈과 비교했을 때 장점은 배아줄기세포는 하나로 많은 것을 배양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일반화 되면 훨씬 가격 측면에서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는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국가나 공익재단 등 준비를 하면 될 일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빈부의 격차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점이 예상된다고 해서 연구를 하지말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당뇨병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인슐린도 저가는 아니라고 알고 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연구는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돈이 있는 사람,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다고 해도 배아줄기 세포 연구는 꼭 필요한 연구이다. 아니,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나? 어차피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라는 것은 한 쪽은 소외감을 느끼게 되어 있고, 빈부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연구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연구단계에서 공익성을 담보하는 장치들을 만들고 자본에 심하게 휘둘리지 않도록 하는 통제하는 장치들을 고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 그런가? 심장재단이 있어서 환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도움을 주고 있는 것처럼, 척수재단 같은 공익재단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공익적 차원에서 앞으로 보건복지부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 혹은 환자 편에 서서 말이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애우들과 희귀난치성환자들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마지막 희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연구를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우려들을 이유로 연구를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려되는 지점에 대해서 토론도 하고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연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가 연구자들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의 우려들에 대해서는 천천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우선 배아줄기세포 연구에는 분명히 공익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부가 올바른 방법으로 이것을 관리해야 한다. 또, 난자 채취도 여성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야지, 다른 방법으로 현혹을 시킨다든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난자를 제공받으면 안 된다.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나중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건강관리도 충분히 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책을 마련하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우려되는 점이 있다.
척수장애우의 경우만을 놓고 보면, 사실상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일단 척수를 다쳤다는 것은 몸을 못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몸을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기능들이 함께 퇴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척수 장애를 입고 보통 몇 년이 지나면 관절과 근육들이 퇴화된다. 이것을 다 흔들어서 걷게 하려면, 어린아이가 처음 걸음마 배우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따라서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더라도 경제력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아마 그래서 다친 지 얼마 되지 않고, 운동을 시켜주는 기계를 이용해 계속 운동을 해 온 사람, 근육과 관절이 퇴화되지 않은 사람이 우선 치료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회원들 중에는 열심히 운동을 했던 사람이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성공하면 나을 수 있다며 운동을 중단한 사람도 있다. 나의 경우엔 너무 오래 되서 이미 연구의 혜택을 받기는 힘들다. 그러나 아직 가능성이 있는 사라들은 감 떨어질 때만 바라고 있지 말고, 평소에 운동을 하고, 직업도 가지고, 어쨌든 자기의 생활을 열심히 해야 한다.

인터뷰·정리 조은영 기자

작성자조은영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