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과 도롱뇽, 그리고 지율스님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
“천성산 도롱뇽을 살리는 것은 우리가 살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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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스님이 지난 10월 27일 이래 1월 27일까지 94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언론과 세상 사람들은 기네스북에 오를 것이라도 기대하는지, 연일 단식 날짜와 그이의 행방에만 관심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율 스님이 “나를 보지말고, 도롱뇽 한 마리 문제라 생각지 말고, 이것이 우리의 미래와 관계된 것으로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진심으로 그것을 받아들여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을 고민하는 흔적은 정부도, 언론도, 시민단체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 21일 인권운동사랑방은 천성산 살리기에 대한 논평을 냈다. 우리가 이 문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고스란히 적혀있어 간략히 소개한다.
“모두에게 돌아가야 할 개발의 혜택도 차별적으로 주어진다. 고가의 이용료를 낼 수 없는 사람들에게 고속철도는 그저 꿈의 철도에 불과하며, 장애인들의 접근권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이들은 이용 자체를 제한 당했다. 고속철도 운행으로 인해 다른 열차의 배차 간격이 길어 져 가난한 이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한다. 반면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재앙은 고스란히 가난한 사람들과 약자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개발이 가져다 준 ‘빠름’은 노동자들에게 ‘여유’가 아닌 더 많은 일을 완수해 낼 것을 강요하고 있다. 마구잡이식 공사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 지고, 삶의 터전에서 추방당한 이들은 새로운 생계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해 생존권의 위협에 놓여 있다.”
정말이지 조금 느려도 서민이 이용하기에 적절한 가격이었던 비둘기호와 통일호는 배차시간이 늘어나 이제 누구나 어거지로 비싼 고속철도를 타야한다. 자발적이 아니다. 강요당했다.
또 휠체어 좌석 수는 터무니없이 적어 단체여행은 꿈도 못꾼다. 장애우들의 요구에 고속철도(KTX)는 주변 경관을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없다.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잡아채기에 눈은 너무 쉬 피로해지고, 10-20분 단축되었다 해도 내가 가고픈 목적지까지 가려면 또다시 교통체증에 밀려 그거나 저거나 매한가지 일뿐이다.
어느새 우리는 빠른 속도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기술이 발전하고 빨라지면 우리의 삶이 윤택해진다고 믿는다. 그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는 사람들이 점차 세상 밖으로 밀려나고 계층간 간극이 심화되어진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점점 더 ‘그게 당연하지’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인간다움을 포기하게 만드는 외부적 조건에 주체들의 목소리가 더욱 절실한 때이다.
지난 1월 14일부터 종로 교보문고 앞에는 오후 6시 30분이면, 천성산을 살리자고 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스님을 살리고자 하는 절박함도 있지만, 이젠 더 많은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고, 정부에 조속한 합의이행을 촉구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26일에는 장애인이동권연대 소속 회원들이 마지막이었던 제41차 버스타기 행사를 마치고 그곳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장애여성공감의 박영희 대표는 ‘속도’에 대해, 빈곤화를 더욱 부추기는 현정부의 일관성도 철학도 없는 환경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래 글은 지난 24일 촛불문화제에서 자발적 호소문을 발표하는 시간에 만난 한 벗의 값진 그 무엇이었다. 동종업계(?)에 있다는 것만으로 반가워 처음 만나는 그에게 달려가”지면을 통해 소개하고 싶다”고 했고, “미흡하지만 간절한 마음을 담아 쓴 것이라 용기내어 보낸다”며 싣는 것을 허락 받았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참 좋은 세상’에 살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글 홍여준민
작성자홍여준민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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