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단신 > 기획 연재

맞은 사람만 있고, 때린 사람은 없다?
-｀영낙원｀ 수용 노인, 갈비뼈 6대 부러지고 흉골 부위는 금이 가

복지시설에 수용된 한 노인이 수용 이틀만에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조건부신고복지시설생활자인권확보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준)」(아래 시설공대위)는 30일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생활자 인권보호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자 김모 씨(69)가 가족에 의해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영낙원｀에 입소한 날은 3월 28일. 피해자는 다른 생활자들과 함께 외부 병원진료를 받던 29일까지만 해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30일 오전 시설 관리자는 ｀가슴이 아프다｀는 피해자의 말에 윗옷을 벗겨본 후 폭행사실을 확인했다. 피해자는 진단 결과, 갈비뼈 6대가 부러졌고 흉골 부위가 금이 갔으며, 이마 한가운데와 왼쪽 턱 등 온몸에 쇠파이프나 각목으로 맞은 것으로 보이는 멍이 있었다. 하지만 치매 증상이 있는 피해자는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낙원 시설장 박상모 목사는 ˝입소 전에 다친 것을 뒤늦게 발견한 것˝이라며 시설 내 폭행사건 발생 자체를 부인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온 몸에 든 멍은 옷을 벗겨보지 않아 몰랐다 해도 이마와 턱에 든 멍까지 못 봤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가족들은 진상조사와 함께 시설장의 사과, 치료비 등 피해배상을 요구했다.
피해자 가족의 제보를 받고 진상조사를 실시한 시설공대위 염형국 변호사도 ˝치매 증상 때문에 고통을 표현할 수 없다해도 갈비뼈가 부러진 사람이 어떻게 외부 병원 진단까지 받을 수 있었겠냐˝며 ˝29일 밤 시설 내 누군가에 의해 폭행 당했는데도 책임 추궁을 두려워하는 시설 측이 이를 숨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관할 서부경찰서의 미온적인 대응에 대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센터 김정하 활동가는 ˝고소장 접수 3주가 지났는데도 조사는 커녕 피해자 면담도 안하고 시간만 끌고 있다˝며 경찰의 수사개시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인권하루소식 2004. 5. 1 강성준)

남성․비장애우 중심성을 드러낸 법원의 판결
정신지체 2급 장애 청소녀를 5년간 성폭행한 남성에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의 요지는 ｀때리거나 협박한 사실이 없어 성폭력 범죄의 처벌 조건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이른 것으로 판단되지 않고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재판부가 인정하는 성폭력이란 ｀정조관념이 투철한 순결한 여성이  목숨걸고 저항했지만 어쩔 수 없이 당한 사건｀이라는 대단히 가부장적 가치관이 내포돼 있음을 다시금 확인케 한다. 이 소녀는 가해자가 ˝어머니와 오빠를 때렸던 것이 기억나서 무섭고 겁이 나 반항하지 않았고, 어떤 해악을 가할지 두려워 소리지르지 않았다˝고 분명히 진술하고 있다.
장애인우든 비장애우든 여성이 경험하는 성폭력은 ｀권력｀이라는 구조화된 성별(젠더)관계 속에 놓여 있다. 이 사건의 경우도 가해자(어머니 내연의 남자)와 소녀의 관계는 저항할 수 없는 위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왜 저항하지 않았는지를 묻는 것은 성별화 된 성폭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성주의 시각이다.
게다가 재판부는 이 소녀가 읽고 쓰는 능력이 있고, 강간․낙태의 의미도 알 수 있는 점을 들어 ｀항거불능｀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인지능력이 있는 것｀이 곧 ｀특정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이라는 재판부의 이해방식은 정신지체장애에 대한 몰이해이다. 이번 판결은 정신지체를 지닌 여성장애우의 특성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재판부의 ｀비장애우 중심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재판부의 무죄판결로 성폭력 가해자는 거리를 활보하게 됐고, 피해여성은 이중, 삼중의 고통 속에 빠지게 됐다.
(인권하루소식 2004. 5. 1 논평)

｀장애인 성 욕구｀ 설문조사 분석 결과 미혼 장애인 70%, ｀성 경험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에이블뉴스 주최로 ｀장애인 성 욕구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이 날 인터넷 장애인신문 Ablenews는  3월 2일부터 3월 15일까지 2주일간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인 성 욕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남성 장애인 211명(82.4%), 여성 장애인 45명(17.6%) 등 총 256명이 참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참여한 장애인 중 20대 이하는 4명(1.6%), 20대 57명(22.3%), 30대 112명(43.8%), 40대 76명(29.7%), 50대 이상 7명(2.7%)이었으며 장애유형별로 살펴보면 지체장애인은 168명(65.6%), 시각 8명(3.1%), 청각 21명(8.2%), 뇌병변 48명(18.8%), 기타 11명(4.3%)로 나타났다.

▲장애인 대다수 성생활 즐겨
20대 이상 성인 장애인의 대다수는 활발한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본지 설문에 참여한 장애인 256명 가운데 82.4%를 차지하는 211명이 성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미혼 장애인 150명 가운데 70%인 105명도 성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 신체적 장애가 성생활 불편 초래
성 경험이 있는 장애인 응답자 가운데 56.8%가 신체적 장애로 인해 섹스를 하는데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남성 장애인의 경우 13.7%는 ꡐ매우 불편하다ꡑ 46.3%는 ꡐ다소 불편하다ꡑ고 응답, 10명 가운데 6명은 장애로 인해 섹스 하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장애인은 10명 가운데 4명(38.7%)가 불편하다고 대답했다. 이에 반해 뇌병변 장애인 절반가량(51.6%)은 섹스를 하는데 신체적 장애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청각장애인 80%는 불편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 장애인 대다수인 93.4%가 자위경험
설문에 참여한 장애인들은 섹스를 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제 1순위나 2순위에서도 ｀정신적 교감｀이었고, 다음은 ｀몸매｀나 ｀테크닉｀, ｀오르가즘｀이라고 대답했다.
또 설문에 참여한 장애인 전체 응답자의 11.7%가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여성장애인 응답자의 35.6%(16명)가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장애인 대다수인 93.4%(238명)가 자위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97.6%(206명)가 자위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여성의 경우는 73.3%(33명)로 나타나 남성이 여성보다 자위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 욕구 해결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란 질문에 43.4%의 장애인이 자위행위 한다고 대답했으며, 이 가운데 20대 61.4%와 30대의 44.6%가 자위행위로 성 욕구를 해결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40대 이상의 장애인의 51.3%와 기혼 장애인 62.4%는 31.3%는 섹스파트너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뇌병변 장애인의 48명 가운데 8명(16.7%)와 30대 장애인 112명 중 11명(9.8%)가 홍등가를 찾는다고 응답했다.

▲ 섹스서비스 도입 긍정적 평가
장애인을 위한 섹스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8.1%가 ꡐ필요하다ꡑ고 응답한 반면 9.8%는 ｀필요 없다｀ 12.1%는｀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남성 장애인 84.8%가 장애인을 위한 섹스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여성 장애인은 46.7%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으며 28.9%는 모르겠다며 대답을 유보했고, 24.1%의 여성장애인은 필요 없다고 대답했다. 또한 40대 이상의 장애인 84.2%와 기혼 장애인 87.1%, 뇌병변 장애인 81.3%는 장애인을 위한 섹스서비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애인을 위한 섹스서비스가 도입된다면 남성장애인의 경우 10명중 7명(69.2%)이 이용하겠다고 대답한 반면 여성장애인은 10명중 3명(31.1%)만이 섹스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장애인은 52.6%, 30대는 62.5%, 40대 67.1%가 장애인 섹스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밝혀 장애인 섹스서비스 이용은 성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나 성경험이 있는 사람이 섹스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강함을 나타냈다.
(에이블 뉴스 백종환 ․안은선 기자 )
 

장애우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방송, 장애우 퍼블릭 엑세스 무료교육
디지털카메라 등 영상미디어 기기들의 발달로 이제는 개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담아내는 활동이 가능해졌다. 요즘 시민단체나 학교, 동아리 모임 등이 활성화되면서  퍼블릭 엑세스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한국방송의 열린채널과 VJ특공대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장애계에서는 두 번째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문화센터에서 장애우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방송을 위한 퍼블릭 엑세스 무료교육을 실시한다.
․기간 : 2004년 5월～9월
․대상 : 미디어를 통한 장애 인권에 관심있는 장애우․비장애우
․장소 : 영상미디어센터
․교육 일정 및 내용
  ▶ 기획에서 촬영 및 제작, 실제로 방송화하는 작업까지 경험
  ▶ 경증 및 중증 장애에 따른 초급 교육의 기회 제공
  ▶ 강사진: 박종필(다큐인, ꡐ버스를 타자ꡑ 연출), 황선희(ꡐ울타리 넓히기ꡑ 연출)

    ※상세한 커리큘럼은 교육참여자의 장애유형 및 특성, 영상 제작 경험 등에 따라 강사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영상미디어센터, 교육참여자 간의 사전 논의를 거쳐 구성하고자 합니다.
        이 사업은 방송위원회의 지원으로 운영됩니다.

 ▶ 교육참가비: 무료
 ▶ 신청 및 문의: 문화센터 김민경(tel. 521-5364 /e-mail culture@cowalk.org)
                 

2004서울연극제 열려, 전체 관람석 1% 장애우에게
ꡐ2004 서울 연극제ꡑ가 오는 5월 3일부터 23일까지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과 대학로 극장,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서 열린다. 서울 연극제는 2000년 8월 제 24회를 끝으로 서울 무용제와 통합돼 서울공연예술제로 치러졌다가, 4년 만에 다시 부활하게 됐다.
이번 서울연극제는｀Let`s Be NUDE(New, United, Events)｀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누드(NUDE)처럼 꾸밈없고 정직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겠다는, 그래서 대중과 다시 하나가 되고자 하는 연극계의 소망을 보여준다.
이번 서울 연극제에서는 62편의 참가 신청작 가운데 8작을 최종적으로 선정했다.
선정작품은 ▲｀파행｀(극단 인혁 : 10일～16일, 문예진흥원) ▲｀미생자｀(극단 돌곶이 : 11일～16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박제 갈매기｀(그룹 동시대 : 3일～7일, 문예진흥원 소극장) ▲｀버들개지｀(극단 대하 : 17일～23일, 문예진흥원 대극장) 등 창작극 4편과 ▲｀빵집｀(극단 미추 : 3일～9일, 문예진흥원 대극장) ▲｀르 발콩｀(극단 풍경 : 8일～12일, 문예진흥원 소극장) ▲｀기가 막히는 소동들｀(극단 비파 : 13일～17일 문예진흥원 소극장) ▲｀굿바이 모스크바｀(극단 지구연극연구소 : 4일～23일, 대학로 극장) 번역극 4편이 올려진다.
또한 이번 서울 연극제는 시민과 하나되는 축제로 꾸며질 예정인데, 거리공연, 연극따라하기, 댄스공연 등과 함께 연극인의 애장품 경매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더불어 장애우들의 공연 문화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전체 관람석 중 1%를 장애우 석으로 정해 장애우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제 8회 인권영화제 개최, ｀감옥의 인권｀주제로 열려
-소리로 보고, 그림으로 듣는 인권영화, ｀장애우 관람 접근권｀ 준비하는
  제8회 인권영화제-
인권운동사랑방(www.sarangbang.or.kr)은 21～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와 신문로 아트큐브에서 제8회 인권영화제를 개최한다.
개막작은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의 합작 다큐멘터리 ｀아나의 아이들｀. 1950년 아랍 청년과 결혼한 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파괴를 고발해온 유대인 아나의 이야기를 담은 영하다. 이 밖에도 국내 다큐멘터리 15편이 선을 보이는데, 최근 몇 년간 장애인권에 천착해 온 ｀버스를 타자｀의 박종필 감독의 새 영화 ｀노들바람｀과 류미례 감독의 ｀엄마…｀도 상영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영화의 내용과 주제가 아닌,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한 주최측의 노력이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지난 해 저시력 장애우가 자막 없는 한국 독립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부분적으로 더빙과 장면해설, 수화통역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랑방은 인권영화제 초기 ꡒ정부에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워야 했던 인권영화제가 이제는 또 다른 영역을 확보하라는 인권적 요청 앞에 서게 된 것ꡓ이라며,  시․청각 장애우가 영화제에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사랑방은 비장애우 중심의 틀에 박힌 사고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눈과 귀를 열어 상상력으로 인권확보에 애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역시 빈약한 수준의 관람 접근권 확보가 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한다. 기존의 영화 시설들은 장애우의 접근을 고려한 설계가 아니었기 때문. 휠체어 관람 가능 좌석도 없으며, 계단이고, 근처 지하철 역 또한 승강 시설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각장애우들을 위한 더빙과 장면해설을 곁들인 영화는 모두 4편이며 15편의 한국영화 중 8편이 우리말 자막이 곁들여져 상영된다.
더빙된 작품은 개막작 <아나의 아이들>과 장애아동들의 이야기 <나의 혈육>. 더빙된 성우의 목소리와 장면해설은 FM수신기를 통해 시각장애우들에게만 전달된다. 점자해설책자를 발간하고 개․폐막식에 수화통역을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