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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50주년 특집2]최초공개 : 북한 장애우의 실태

북한 「조선불구자지원협회」 리영심 서기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본 북한 장애우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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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5월 조총련 기관지인 월간 「조국」에서는 북한의 유일한 장애우 단체로 알려진 「조선불구자지원협회 리영심서기」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북한 장애우의 실태를 소개했다.
이 글은 그 인터뷰 기사를 토대로 재구성한 기사임을 밝힌다.

북한의 공식용어 ‘불구자’

북한은 장애인이란 용어 대신 불구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불구자를 영구 및 작업 노동 능력을 상실하였거나 그것으로 하여 육체적 및 정신적으로 제한을 받으며 사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불구자의 유형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하고 있었는데, △지팡이에 의지해 걸을 수 있거나 걸을 수 없는(밀차이용자: 휠체어 이용자를 말함) 사람(지체장애) △보지 못하거나 듣지 못하는 사람(시·청각 등 감각장애) △정신과 기능 장애를 가진 사람(정신지체, 정신장애) △이 장애들을 다 결합하고 있는 사람(중복장애)이다. (더 구체적인 세부 분류표가 있는지는 인터뷰 기사에서 확인되지 않아 등급체계에 대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표본실태 조사에 의하면, 사지, 시력, 청력, 지력, 정신, 복합 불구 등 6개의 유형으로 나눠 조사를 실시했다.)
선진국의 경우 장애의 개념이 재활모델에서 사회적 모델로 변화됨에 따라, 단순히 신체적, 정신적 기능상의 장애에서 사회적 억압과 차별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보는 시각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남한 역시 장애 개념을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제약을 받는 사람으로 규정하면서 점차 질병과 사회적 차별과의 관계로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아직도 과거 재활모델을 중심인 기능의 손상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장애를 이유로 한 사회적 차별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유일의 장애우 단체「조선불구자지원협회」

「조선불구자지원협회」는 1988년 7월, 불구자들에 대한 봉사와 자원 활동을 통일적이고 체계적으로 벌여가기 위해 창설되었다. 평양시를 비롯해 각 도에 산하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약 3천여명의 소속되어 있다. 북한 정부의 불구자 보호정책 집행의 조언자, 방조자로서 불구자들 속에 깊이 들어가 요구를 알아보고, 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며, 보다 훌륭한 건강보호 조건과 생활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주요활동으로는 △불구자들의 건강 및 생활 실태와 요구를 알아내기 위한 조사활동, △밀차(휠체어), 보청기와 같은 보조기구의 수요 충족과 질의 제고를 위한 지원활동, △회복 치료활동과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 및 선전활동(캠페인) △불구자 관련 국제기구 및 다른 나라의 해당 조직들과의 협조와 교류를 위한 활동 등이다.
최근 들어 가장 역점을 두는 활동은 보조기구의 질 개선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대량생산체계 구축 활동, 재활치료에 대한 물질, 기술적 지원활동, 불구 예방을 위한 선전활동 등이다. 수요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공급체계 개선을 위해 교정기구(재활보조기구)의 현 생산기술을 개선, 생산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며, 정형 및 회복치료 전문시설(재활전문센터)들의 뒤떨어진 설비와 없는 설비들을 갱신 보충하고, 이 부문의 일꾼들(재활전문가)의 기술수준을 높여 봉사의 질을 국제적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재활센터 건립이나 기술 지원 등의 활동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국제단체의 지원 내용에 따라 「조선불구자지원협회」의 활동방향과 내용이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이 타당성을 얻고 있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협회는 진료소 같은 1단계 단위에서의 의료봉사를 강화해 국가적인 회복치료체계를 세워 불구 회복률을 높기 위한 사업, 불구자를 도와주기 위한 지원자들의 활동과 불구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선전활동, 불구자들이 일하는 공장들과 학교, 병원들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도 관심을 갖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주목할 것은 북한 천연의 풍부한 광천과 고려의학 기술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불구 회복률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단체의 지원과 협력, 교류에 의한 사업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겠다는‘우리식 재활 체계’마련의 의지로 보여진다. 

표본조사를 통해 본 북한 장애우 실태

이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북한의 장애우 실태조사는 「조선불구자지원협회」가 창설된 직후에 실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98년 이전에 ‘불구자’라는 개념이 있었다 할지라도 구체적인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실태조사 조차 국가 차원에서 진행된 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선불구자지원협회」는 출범 직후 가장 먼저 불구자들의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활동방향과 사업내용을 바로 잡기 위해 표본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협회는 98년 11-12월에 걸쳐 전문가들의 협조를 받으며 여러 차례 협의과정을 거쳐 조사표를 작성하고 시험조사를 진행하였다. 그에 기초하여 1999년 1-3월의 기간에 걸쳐 평양시와 평안남도 평성시, 강원도 원산시 등 3개 도시와 평안남도 평원군, 황해남도 벽성군, 강원도 통천군 등 3개 군에서 43만 5,866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표본조사 사업이 진행되었다. 그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지 불구자가 38.85%, 청력 불구자가 22.03%, 시력 불구자 가 21.63%, 복합 불구자가 9.04%, 정신 불구자가 4.95%, 지력 불구자(지능이 낮은 사람)가 3.50%로 불구 구성의 형태가 파악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수조사가 실시되지 않아 전 국민의 몇 %가 불구자로 추정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보호자 없는 중증 불구자는 국가 책임

북한은 1945년 이후부터 불구자들의 생활을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해주는 시책들을 실시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53년 3월에는 내각지시 제24호를 채택, 불구자들이 국가적 보호 아래 질환을 제때에 치료받고 자기 몸과 기능에 맞는 기술기능 교육을 받도록 했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과 「보건법」, 여러 차례의 「내각 결정과 지시」 등 법적 담보들과 시책들을 발표함으로써 불구자들이 치료와 생활조건을 충분히 보장받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불구자지원협회」의 리영심 서기는 “돌볼 사람이 없는 불구자들의 생활조건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보장한다”고 말한다. 특히 노동능력을 잃고 돌볼 사람이 없는, 다시 말해 보호자가 없는 불구자들은 ‘양생원’(노동능력이 없거나 돌볼 사람이 없는 불구자들을 수용하여 보호하는 사회보장기관. 출처: 북한용어사전) 에서 돌봐주고 있는데, 그들의 물질문화 생활을 보장하고 노동능력을 회복시키며, 건강을 보호·증진시키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생활필수품과 의수, 의족 등 교정기구들을 무상으로 보장하고, 매월 건강진단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온갖 조건을 다 보장해 주고 있다고 전한다.
불구 학생들의 경우에는 농아학교, 맹학교 등의 교육기관을 설치해 장학금까지 지급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일본의 나카니시 유키코가 「계간복지노동 86호」(2000. 3)에 기고한 글 ‘아시아 각국의 장애아 교육’에 따르면, 북한의 특수학교는 기숙사와 의료시설이 함께 있는 특수교육시설이 있고, 3개의 시각장애우 학교, 9개의 청각·언어장애우 학교가 있지만 장애아에 대한 차별적 태도와 장애아의 보건, 교육, 사회 서비스 접근 불충분, 장애아의 사회로의 완전한 참여를 보장하는 시책은 여전히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의 의료체계 자체는 거의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때문인지 김만유 병원, 조선 적십자 종합병원을 비롯해 중앙병원으로부터 각도, 시, 군(구역)병원들에 이르기까지 회복치료실이 꾸려져 있고, 전문회복 치료를 위한 료양소도 있다고 한다. 물론 비용은 모두 무상이며, 료양소에 오가는 왕복여비까지도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질적인 만족까지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의견이다.

국제단체와의 교류·협력도 활발

「조선불구자지원협회」는 2001년부터 영문판으로 된 <협회 소식>을 발간하고 있다. 협회가 활동을 하면서 갖는 다양한 경험과 성과, 치료사업에서 겪는 어려움, 그리고 지원이 필요한 것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2002년 5월 현재 북한에 주재하고 있는 15개의 국제기구들과 19개의 해외 국제기구들, 여러 나라 민족협회들에 배포되고 있다. 실제 정책적 교류보다는 지원을 위한 교류가 대부분인데, 북한이 불구자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국제 기구들과의 관계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이 활발한 교류를 맺고 있는 조직은 국제불구자기구(HANDICAP INTERNATIONAL)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로 알려져 있다.


글 여준민기자 / 사진제공 국제적십자위원회(www.icrc.org)

 

작성자여준민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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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혜연님의 댓글

박혜연 작성일

북한에 있는 장애인학교숫자는 다른나라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적어 평양시에는 단한곳도 없고 모두 지방에 있는데 다합해야 겨우 11곳정도라더군요? 참고로 북한의 지적장애인들이나 발달장애인 자폐성정애인들은 평양에 살수없고 모두 지방 그것도 외딴시골로 보내져 가족들의 감시하에서 외롭게 큰다고 하네요?
등대복지회나 두라인터내셔널에서 북한장애인들을 돕는일을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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