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국제민주연대-평화를 원하는 것에 이유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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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민주연대 |
혈연, 학연, 지연으로 뭉치고 갈라지는 한국 사회에서 ‘인종, 사상, 종교, 민족’을 넘어 서로 평등하게 살 수 있을까. 과연 부(富)와 힘(power)이 개인의 삶을 뒤흔들어대는 우리 사회에서‘인간으로서의 소중한 권리’를 존중받을 수 있을까. 세계에서 유일하게 휴전된 나라에서‘평화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정말 평화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하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음직하다.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씨름하는 단체가 우리나라에 있다. 바로 ‘국제민주연대’다. ‘국제민주연대’(공동대표 : 변연식 외 3명, 이하 민주연대)는 참여연대의 국제인권센터에 있던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1999년에 만들어졌다.
현재 해외한국기업감시팀, 베트남전 진실위원회(이해동외 11명), 「사람이 사람에게」편집위원회(강맑실외 18명)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5명의 활동가와 이십 여명의 자원활동가, 300여명의 회원들이 꾸려가고 있는 민주연대.
‘인종, 사상, 종교, 민족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소중한 권리를 존중받고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왼발에 ‘인권’, 오른 발에 ‘평화’를 싣고 한 발, 두 발 대차게 움직이는 단체. 그들을 만나봤다.
〈미안해요. 베트남〉
베트남전(戰) 진실위원회는 2000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베트남 전쟁(1946∼1954년, 1960∼1975년)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을 빼면, 유일하게 전투병력(연인원 35만명)을 보냈다. 반공 이데올로기가 판쳤던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쨌든 베트남 문화통신부에 따르면 약 5천 명 가량의 민간인이 한국군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민주연대는 그 당시, 공산당을 무찌르러(?) 보내졌던 참전용사들의 업적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민간인 학살이 있었던 역사에 대해서 사과를 해야한다는 차원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베트남전 진실위원회는 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각종 자료 수집 및 공개와 토론회 등을 진행했다. 그리고 베트남 현지에서 문화제를 열고, ‘미안해요 베트남’이라는 CD와 티셔츠를 제작 판매했다.
그리고 베트남에 ‘평화박물관’을 세우기 위한 조사연구와 성금모금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베트남에 민간학살 규명과 과거청산의 일환으로 역사관을 세운다는 것. 아마 이 박물관은, 사과의 의미도 있지만, 한국이나 베트남도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전쟁을 만들지 말자는 약속의 징표일 것이다.
또한 한국에도 평화박물관을 세우려고 한다. 민주연대는 이 박물관을, 한 지역에 건축물 형태로 남기기보다는, 생활공간에서 늘 만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단다.
담당자인 이수효 간사는 “예를 들어서 학교나 도서관, 민간단체, 까페 등에 평화를 상징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 거예요. 그래야 시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느낌을 함께 누는 것이 중요하잖아요”라며 민주연대의 소중한 꿈을 펼쳐보였다.
〈사람이 사람에게〉
민주연대는 ‘사람’을 중시하는 단체다.
그들의 인권활동 중에는 해외에 나간 한국기업을 감시하는 사업도 있다. 이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멕시코 등에 있는 한국 기업에 고용된 현지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확보를 위한 운동이다.
우리 나라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유린 문제만큼, 해외 한국 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인권문제도 심각하다고 한다. 더구나 이들 나라는 노동법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고, 그 법규조차 모르는 노동자들이 많아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민주연대에서는 해외진출 기업들에게 윤리강령을 배포해 최소한 이것만은 지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윤리강령에‘현지 노동자들에게 욕설하지 말 것, 성추행하지 않을 것, 현지의 문화를 지켜줄 것...’등의 내용이 있는 것만 봐도 인권유린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민주연대가 펼치고 있는 사업이 ‘지구촌 좋은 이웃되기’다. 민주연대는 현지 민간단체와 연대하여 노동자들에게 노동법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그들이 스스로 노동조합을 만들어 자신의 권리를 되찾도록 촉구하고 있다. 민주연대는 이 외에도 ‘지구촌 연대 모임’, ‘베트남 스터디 모임’등의 소모임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민주연대에서는 격월지로 「사람이 사람에게」라는 잡지를 낸다. 2000년 1월호를 시작으로 현재 통권 21호째인 이 잡지는 ‘인권과 평화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담당자인 김상영 간사는 “「사람이 사람에게」는 일방적인 생각에 빠지게 하지 않는, 좀 더 행복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와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굳이 그의 소개에 기대지 않아도 이 잡지를 한 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사람이 사람에게」가 ‘인권 감수성’을 키워주는 잡지라는 임을 금방 알았을 것이다.
〈노력하는 자들에게만 보이는 고지, 인권과 평화〉
전투경찰로 군복무를 하던 중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 민주연대에 자원활동을 하게 되었다는 김흥주씨(23). 그는 ‘인권과 평화는 지켜내야 할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이 곳을 통해서 배웠단다.
민주연대에서 자원활동하고 있는 미국 유학생 홍승환씨(24)는 최근의 반미감정과 촛불시위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서 한미관계 논문을 준비하다가 이 곳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는 “그동안 보수적인 언론의 시각이 전부인줄 알았다. 그런데, 민주연대에 와서 인권은 ‘무시되어도 좋을 간단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가족처럼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가며 일하는 활동가들의 모습이 좋다”고 말했다.
‘인권’과 ‘평화’.
이것이 보장되어야 하고,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그리고 인권과 평화를 원하는 데에도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 세태에서 인권과 평화가, 누구나 쉽게 누릴 수 있을 만큼,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인권과 평화는 이것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올곧게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고지다. 그리고 그 곳으로 나아가자며 격려하고 있는 그들. ‘국제민주연대’가 있다.
글 최희정 기자/사진 신선경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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