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이기 이전에 인간이다."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장애우이기 이전에 인간이다."

[일본 리포트] 피플 퍼스트(People First)란 무엇인가

본문

피플 퍼스트란?

1960년대 후반부터 세계적 흐름인 노말라이제이션의 이념이 스웨덴 등을 중심으로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당사자의 문제는 당사자가 발언하고 결정해야한다는 움직임들이 나왔다. 그 흐름은 미국에 전해졌고 1973년 미국의 오리곤주에 모인 당사자들은 먼저 "일반사람들이 정신지체 장애우인 우리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불리어지고 있는가"에 대해 토론을 하게 되었다.

그때 어느 한 사람이 "나는 장애우이기 이전에 먼저 인간이라고 불리어지고 싶어" 라고 발언을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그 모임의 이름이 『피플 퍼스트』라고 불리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모임은 캐나다나 미국을 중심으로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지금은 5년이나 4년에 한번씩 세계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제1회 워싱턴, 제2회 런던, 제3회 캐나다의 토론토, 제4회는 미국의 알레스카 등에서 세계대회가 열렸고 2002년에는 확정은 아니지만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다.

세계대회는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 대회를 준비하고 기초강연이나 전체회 그리고 분과회로 나누어서 지금 까지 부모들이 당사자의 목소리를 대신했지만 피플퍼스트 세계대회에서는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큰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동경 피플퍼스트

일본에서는 1995년 12월 『대화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처음 생겨났다.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한 달에 2번 정도 모임을 가지고 회의를 하였다.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고 그 이야기의 하나하나는 정말 중요 한 것들 이였다.

그런 중에 역시 미국에 가서 많은 것을 보고 오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처음으로 93년 캐나다 피플퍼스트 국제 회의에 87명이 참가하게 되었다.

회의는 일단 즐거웠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마이크를 앞에 나가서 자기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시간에 시설직원에 대한 이야기 ,비장애우에 대한 이야기 등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 만큼 정신지체 장애우들에게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모임을 일본에서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부모님이 시설 직원들이 본인들을 대신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정신지체장애우당사자의 모임, 즉 당사자들의 모임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름은 『동경 대화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붙였는데 아메리카에서 앞에다 『피플퍼스트』라는 이름을 붙이는것이 어떻겠냐는 제의가 들어와서 『피플퍼스트 대화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이름이 생기게 되었다.

사무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열려있다. 매일 나오는 스텝은 4명이 있다. 대표와 한명의 스텝이 당사자이다. 그리고 한명은 신체장애우 한명은 비장애우으로서 Facilitater(지원자)이다. 자립생활프로그램과 동경도와의 간담회. 강연회의 준비등을 하고 있다. 가끔은 『피플퍼스트』가 어떤 곳인지 물어오는 사람들도 있어서 설명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전국어디서든 정신지체 장애우의 부당한 대우나 인권에 관한 문제가 생기면 그곳에 달려가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설명회를 갖거나 부당 한것에 대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때로는 외국에서 손님을 모셔다가 강연회를 하기도 한다.

전국대회 

정신지체 장애우의 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열리는 대회로써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자립과 권리를 높이는 대회이다. 그리고 자립과 권리이외에도 당사자가 인간 관계를 넓혀가서 같이 권리나 제도를 이야기하면서 동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대회의 큰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매년 데이트 게임을 하기도 하면서 진지하게 사람과 사람이 접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본인들의 생각이 반영되어 본인들에 의해서 일년에 한번씩 열리는 전국 대회의 의의는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1994년 오사카에서 2001년에는 북해도까지 8회를 치루기도 했다. 전국대회의 프로그램 분과회는 14개로 나누어 치루어 지기도 했다. 사회 속에 일어났던 사건들이나 금전관리, 연애, 데이트, 그리고 결혼, 출산, 애 키우기, 그리고 건강 등이 테마로 나왔고 많은 당사자들이 서로 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Facilitater(지원자)의 역할

최근에 당사자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대두되어지고 있다. 특히 정신지체 장애우의 당사자성을 이야기 할 때 거의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상상 할 수 없는 일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사실상 미국은 30년 전부터 일본은 17년 전부터 당사자들에 의한 자조 모임이 만들어져 조금씩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이제 우리나라도 조금씩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그러기 위해 당사자들의 작은 사회참가를 위해 늘 함께해야 하는 사람은 Facilitater이며, Facilitater의 역할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Facilitater는 당사자가 신변에 관한 활동보조보다는 교통기관을 이용하는 방법, 요리하는 방법, 돈을 계산하는 방법 등 사회적기술을 배울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집을 얻을 수 있도록, 활동보조인을 찾고 활동보조인을 자기에 맞게 교육시키도록 사회복지사들과의 원만하게 관계유지를 하도록, 그리고 복지제도의 흐름속에서 재산이나 예산의 흐름을 가르켜 주는일을 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Facilitater는 당사자의 파트너 일뿐 지시하거나 관리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두고 계속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를 결정내리기 까지 당사자들은 굉장한 시간이 걸린다. 그때 Facilitater가 답답하다고 대신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 당사자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계속 기다리거나 결정을 내릴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자기 선택과 자기결정에 길들여 있지 않아 처음엔 시간이 많이 거리지만 반복되어지는 시간들 속에 차츰 빨라 질 것이다. 그러기에 그러기까지 계속 기다려주는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내년에 새롭게 지원비 제도의 법이 제정된다. 그 지원비 제도속에 더 많이 당사자의 의견이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로 5월 27일 후생성 앞에서 전국에서 145개 단체가 단결을 하여 데모를 했다.

데모가 끝난 후, 10여명의 대표 즉 거의 대부분의 중증 장애우들이 후생성 대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피플 퍼스트』 동경의 사무국3명이 함께 들어가는 모습을 박수로 격려해 준적이 있었다. "후생성과의 대화의 책상 위에는 정신지체장애우 당사자가 쉽게 이해 할 수있도록 서류가 꾸며져 있을거구 당사자가 이야기 하다가 막히면 같은 사무국의 Facilitater가 당사자의 허락을 얻어 대신 발언을 하겠지" 하는 그림이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이제 우리도 조금씩 정신지체장애우의 자립생활과 당사자의 자기선택, 자기결정, 자기책임의 이야기를 해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들의 사회참가를 돕기위해 아주 많은 Facilitater를 키워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은 망가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이상 고치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냥 조금 천천히 기다리면서, 그들이 부족한 부분만 지원하면 되는것이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장애우가 아니라 인간이다.  

작성자정희경 (릿교대학 코미니티복지학부 코미니티복지학과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